[독일의 제조 분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6부 - 개인 맞춤형 제품 시장 동향 및 공급기업 대응방안

전문가 칼럼입력 :2019/10/15 14:12

이의훈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이의훈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현재 독일에서 진행 중인 인더스트리 4.0의 목표 가운데 하나로 제조 시스템 관점에서 본 종착역은 개인 맞춤형 제품 제조도 가격 상승을 유발하지 않는 개인 맞춤형 제품 제조 시스템(personalized production system), 소위 스마트 팩토리이다.

이러한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이 가지는 의문은 새로운 유형의 제조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개발하여야 하는지, 혹은 그러한 시스템이 준비가 되었을 때 개인 맞춤형 제품을 통해 기업의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을지, 즉, 경쟁사 대비 보다 강한 경쟁력을 가지게 되는지 등일 것이다. 원래 시장에 제품을 제공하는 기업은 차별화나 낮은 가격을 통해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차지하고자 한다. 개인 맞춤형 제품은 이 가운데 차별화 전략이 가장 강력하게 구현되는 형태이다. 기업이 목표로 하는 시장에서 이러한 개인 맞춤형 제품을 제공할 것인지는 먼저 소요되는 비용이나 노력 대비 성과가 날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고객의 구매 의사결정 방식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고객이 개인 맞춤형 제품을 수용할지에 대한 결정은 전적으로 경쟁기업을 포함하는 시장, 좀 더 구체적으로는 고객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최종적으로 구매를 결정하는 요인은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제품으로 인해 얻는 혜택과 제품을 가지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의 차이인 "인식된 가치"가 가장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제품 선택 의사결정의 척도로 볼 수 있다.

개인 맞춤형 제품에 대한 혜택보다 가격으로 인한 비용이 더 클 경우 고객의 인식된 가치가 줄어든다. 따라서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 가격 상승을 유발하지 않은 개인 맞춤형 제품의 공급을 인더스트리 4.0에서 목표로 하는 이유는 개인 맞춤형 제품에 대한 인식된 가치를 줄여 결과적으로 목표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할 상황을 만들면 안 되기 때문이다. 개인 맞춤형 제품으로 인한 혜택을 높이 인식하고 비용 관련 인식은 유지되는 고객군이 인더스트리 4.0에서 추구하는 스마트 팩토리의 목표 고객이 되며, 이는 산업별, 제품별로 다르다. 따라서 제품 공급기업의 스마트 팩토리 도입 여부는 목표 고객의 인식된 가치를 증대시키고 경쟁 기업보다 더 높은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

기업의 양대 축은 생산과 마케팅이다. 각 분야의 목표는 생산은 효율성, 마케팅은 차별성을 추구하므로 항상 갈등이 있는 영역이다. 제품 유형별 마케팅 전략은 다음과 같이 상이하다.

대량생산 시스템이 지배할 때 마케팅에서 제품 차별화는 최종 단계에서 옵션 제공 등으로 최소한의 노력을 했고, 그 이외에 브랜드, 서비스, 커뮤니케이션, 가격 할인, 판매 방법 및 장소 등의 개별화를 통하여 차별화를 추구하였다.

Dell이 보여 준 대량 고객 맞춤화(mass customization)를 통한 성공 이후, 마케팅에서도 제품 차별화 더욱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하였다. 그 이유는 기술 수준의 고도화, 평준화와 글로벌화 등으로 인해 경쟁이 치열해져서 높은 인식된 가치를 제공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독일의 경우 주로 고가의 제품을 취급하는데 차별성 확보가 어려우면 고가 정책이 힘들어진다. 독일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인 맞춤형 제품을 제공하고자 하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스마트 팩토리를 개발해 차별화된 제품을 통해 인식된 가치 증대를 이루고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많은 소비자 그룹은 여전히 가격에 민감하고 개인 맞춤형 제품에 대해 가치를 높이 부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개인 맞춤형 제품 공급자는 개인 맞춤형 제품에 대한 혜택을 높게 인식하는 프리미엄 시장이 일차 목표가 되어야 한다.

시장에서 차별화된 제품이 필요한 경우는 경쟁사 제품 대비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해야 하는 기업들이다. 개인 맞춤형 제품 수요의 특징은 최근 컨설팅회사인 딜로이트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소비자의 1/4 정도가 개인 맞춤형 제품의 가치를 높게 인식하고 품목에 따라서는 고객의 1/2 정도까지 개인 맞춤형 제품에 대한 가치를 높게 인식한다고 한다(The Deloitte Consumer Review, Make-to-order: The rise of mass personalization, 2015). 물론 이 고객들이 바로 개인 맞춤형 제품을 구매하지는 않겠지만, 시장에서 개인 맞춤형 제품에 대한 수요는 이미 상당히 많이 존재하고 있다. 개인 맞춤형 제품이 주는 혜택은 기능적으로는 몸에 잘 맞는다, 편하다, 등이고, 감성적 가치는 남들과 다른 제품을 가졌다, 남들과 다르다 등에서 오는 것들이다. 미래에 개인 맞춤형 제품을 손쉽고 품질이 우수하게 제공할 수 있는 스마트 팩토리가 개발된다면, 더 많은 소비자들이 높은 가치를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

대량 고객 맞춤화(mass customization)는 Dell이 선보여 컴퓨터 산업에서 글로벌 1위를 차지하였다. 대량 고객 맞춤화는 제품 선택을 소비자가 먼저 한 이후 조립에 들어간다. 즉 선 주문 후 제조방식이며 대량생산과의 결정적 차이점이다. 물론 초기에는 Dell이 경쟁회사인 IBM 등보다 이미지에서는 열세였다.

그러나 Dell은 전체 비용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던 유통 비용을 우편을 이용한 판매 방식을 통해 최소화하여 고객 맞춤 제품을 싼 가격에 제공하였다. 그 결과 최고의 인식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었다. 최근 아디다스, 나이키 등에서도 Dell과 유사한 대량 고객 맞춤화 방식으로 이미 성공을 거두고 있다.

개인 맞춤형 제품 제공의 한 가지 유형인 시장에서의 개별화로 최근 들어 소형 소매점 개별 기업이 지역 특성이나 개별화된 디자인을 활용한다. 현장에서 컵이나 옷 등에 인쇄하여 판매하거나, 온라인 소매점에서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고객이 직접 디자인하게 한다. 이처럼 개인 맞춤형 제품을 판매하는 낮은 수준에서의 개인 맞춤형 제품 전략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재까지 성공적이다. 이러한 판매방식을 아마존 등도 받아 들여 각종 액세서리, 선물 등을 개별화 디자인을 통한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에서의 개별화에서 현재까지 디자인을 제외한 제품은 대량생산하고, 최종 단계인 소매상이 자체 개별화 제조 도구를 활용하여 제공해왔다. 그러나 시장에서의 개별화는 소비자가 개별 정보를 더 많이 유통 업자에게 제공해야 하며 비용이 아직 높게 느껴진다. 또한 제조 시스템도 전체 제품을 개별화하는 것이 아니어서 인더스트리 4.0에서 제공하고자 하는 개인 맞춤형 제품 및 서비스와는 차이가 많다.

앞에서는 개인 맞춤형 제품 시장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였다. 여기에서는 마지막으로 인더스트리 4.0에서 논하는 개인 맞춤형 제품을 추구하는 기업의 대응 방안으로 다음과 같은 사항을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

첫째 시장에서 고객들이 개인 맞춤형 제품에 더 큰 가치를 느끼는지, 왜 그런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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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고객이 느끼는 가치는 개인 맞춤형 제품을 통해서도 높아지지만 그 이외에도 많은 요인들이 있으므로 경쟁사가 개인 맞춤형 제품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대해서도 파악을 해야 한다. 경쟁사가 제공하는 가치보다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만 개인 맞춤형 제품에 대한 시도가 가능해 진다.

셋째, 개인 맞춤형 제품을 제공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자원이 투입되어야 하므로 기회비용 측면에서도 따져 보고, 더 나은 비즈니스 모델이 있는지 확인하여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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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훈 기술경영학부 교수

(현) 카이스트 경영대학 기술경영학부 교수. 부품소재 최고경영자 과정, 월드클래스 300 기업 고급경영자 과정, 전략경영 CEO 아카데미 등 책임교수 역임.서울대학교 경영대학에서 학사,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조지아 주립대에서 마케팅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스타트업에서 글로벌 챔피언으로” 등의 저서와 다수의 학술논문을 집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