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달빛조각사, 아기자기함 입은 파밍 MMORPG

이용자가 특정 콘텐츠가 아닌 필드 곳곳을 누비도록 구성된 구조가 인상적

디지털경제입력 :2019/10/15 12:31

지난 10일 카카오게임즈가 신작 모바일 MMORPG 달빛조각사를 정식 출시했다. 동명의 원작소설 IP를 활용한 이 게임은 원작의 인기와 리니지와 아키에이지를 통해 MMORPG 장르에서 입지를 다진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개발을 이끌었다는 점 때문에 출시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 달빛조각사는 출시 전후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달빛조각사의 매출 순위는 구글플레이 스토어 기준 2위다. 매출이 게임의 가치를 평가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얼마나 많은 이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유의미한 지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달빛조각사를 향한 세간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최근 MMORPG가 대규모 전투와 이에 기반한 세력간의 힘싸움에 집중하는 면을 보이는 것과 달리 달빛조각사는 아이템 파밍 그 자체의 재미와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게임의 구성 측면에서 소위 말하는 레트로 감성을 강조하려는 개발진의 의도가 느껴진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이런 점은 각 스탯의 영향력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부각된다. ▲힘 ▲지능 ▲지혜 ▲민첩 ▲체질 ▲매력 등 게임 내 여섯 종류 스탯에 따라 각각의 능력이 크게 달라지는 식이다.

이는 최근 MMORPG보다는 PC MMORPG 초창기에 널리 사용되던 방식으로 어떤 스탯에 집중하냐에 따라 같은 직업군이라도 다른 형태로 운용할 수 있는 자유도를 이용자가 택하게 된다는 특징이 있다.

아이템 파밍을 강조한 게임이니만큼 각종 장비가 미치는 영향력이 기본 스탯보다 더 큰 편이지만 간소하게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가 느긋하게 게임을 즐겨도 캐릭터 육성의 재미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만하다. MMORPG 장르에서 점차 배재되고 있는 라이트 이용자도 염두에 둔 시스템을 구성했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오픈 필드 곳곳을 누비면서 찾아낼 수 있는 조각도 게임의 자유도를 강조하고 육성의 재미를 높이는 요소다. 조각품을 전시하면 스탯 수치를 높일 수 있으며 이런 조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채집을 통해 재료 수급을 하면 된다. 이용자가 자연스럽게 생활형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게임의 핵심 직업으로 꼽히는 조각사는 이런 조각품에서 더 큰 이득을 얻을 수 있어 조각 요소는 원작 소설의 분위기를 재현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이 밖에 퀘스트 NPC로 표시되지 않는 NPC임에도 상황에 따라 퀘스트를 제공하거나 일반적인 퀘스트를 수행 중에 또 다른 퀘스트를 만나게 되는 등 숨겨진 퀘스트를 찾는 재미를 강조했다는 점도 달빛조각사의 특징이다.

여러모로 달빛조각사는 이용자가 필드 곳곳을 누비도록 유도한 게임이다. 이용자는 파밍을 위해서 혹은 히든퀘스트를 찾거나 조각의 재료를 채집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성장하게 된다. 그에 맞춰 변해가는 캐릭터의 외형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게임 속 세계관에 젖어들게 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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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달빛조각사는 현재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서비스 중인 다수의 MMORPG와는 다른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게임이다. 이용자가 특정 콘텐츠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필드 곳곳을 돌아다닐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느긋하고 길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이야기다.

이런 특징 때문에 달빛조각사는 안정적인 운영과 서버 상태만 제공한다면 롱런할 가능성이 있다. 남은 과제는 이용자가 불편함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퍼블리셔와 개발사가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