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 원전설비 해체용 '레이저 절단기술' 개발

광섬유 레이저로 두꺼운 금속도 자를 수 있어

디지털경제입력 :2019/10/09 16:50    수정: 2019/10/09 16:51

국내 연구진이 광섬유 레이저를 이용해 두꺼운 금속을 효과적으로 절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지금까지 해외 선진국에서도 완성하지 못한 최첨단 기술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해외기술과 비교해 성능이 대폭 향상된 '원전 핵심설비 해체용 레이저 절단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한 레이저 절단기술은 독자 개발한 레이저 절단헤드로 레이저 빔을 강하게 집속(focusing)해 대상을 녹이고, 초음속 노즐로 가스를 분사해 녹은 용융물을 불어내 절단한다.

(사진=원자력연구원)

원자로압력용기와 원자로내부구조물과 같은 핵심설비는 두께가 보통 100밀리미터(mm) 내외에서 최고 300mm 이상에 이르는 금속으로 만들어져 절단이 쉽지 않다. 고방사능 환경에서 절단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더욱 빠르고 안전한 방법이 필요하다.

신기술을 이용하면 6킬로와트(kW)급 레이저로 공기 중에서는 최대 100mm, 물 속에서는 최대 70mm 두께의 금속을 절단할 수 있다. 또, 60mm 두께의 금속은 공기 중에서 1분당 90mm, 수중에서는 최고 1분당 60mm의 속도로 절단할 수 있다. 이는 프랑스, 일본 등에서 개발 중인 기술을 4배 이상 뛰어넘는 수준이다.

신기술은 초음속 노즐이 물 속에서 공기층을 형성해 레이저 빔이 지나가는 길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수중 절단에서도 매우 효과적인 성능을 자랑한다고 원자력연구원은 설명했다. 레이저의 출력을 높여 10kW급 레이저를 사용했을 때, 물 속에서 최대 두께 100㎜의 금속까지 절단할 수 있다.

연구원이 독자 개발한 레이저 절단헤드 역시 가볍고 작아 향후 원격해체 로봇과 같이 레이저를 사용하는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사진=원자력연구원)

이번 연구를 주도한 신재성 박사와 오승용 박사는 "레이저 절단기술은 국외 선진기술과 견줘도 매우 뛰어나다"며 "핵심요소를 독자 개발해 국내 고유의 기술을 확보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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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현재 진행 중인 원격해체기술과 함께 실용화 과정을 거쳐 실제 국내 원전 해체현장에 적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연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기술개발 사업으로 수행됐다. 관련 특허 2건은 현재 출원 완료돼 심사 중이다. 연구결과는 레이저 관련 기술 분야 저명 학술지인 'Optics and Lasers in Engineering', 'Optics and Laser Technology' 등 총 6개 저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