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EO] 3D프린팅 기술로 만드는 맞춤안경 '브리즘’

성우석 대표 “얼굴 스캔, 안경제작, 판매 직접 진행”

인터넷입력 :2019/10/09 10:56    수정: 2019/10/09 10:56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약 30개 정도 기업들이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맞춤 안경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그 중 얼굴 스캔부터 안경 제작,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진행하는 곳은 저희 밖에 없습니다."

누구나 쉽고 빠르게 입체모형을 제작할 수 있게 한 3D프린팅 기술은 수 년 전부터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기술을 이용해 완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비즈니스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브리즘'은 이런 가운데 맞춤 안경에서 기회를 봤다.

브리즘 성우석 대표

성우석 브리즘 대표㊵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공장에서 하나의 안경이 제작되려면 300~500개까지 수량이 확보돼야 한다. 그만큼 이미 만들어진 안경에 대한 재고관리도 쉽지 않다

2017년 5월 창업한 브리즘은 3D프린팅 기술과 얼굴 모양 스캔 및 분석앱 등을 활용해 이런 한계를 극복하면서도 고객들의 얼굴형에 정확히 맞는 맞춤 안경을 제작할 수 있게 했다.

성 대표에 따르면 제작방식의 특성 상 3~4주 만에 새로 구상한 제품의 샘플을 제작해 테스트 및 수정을 거쳐 출시할 수 있다. 기존 방식이 최소 6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10분1 만큼 시간을 단축시키면서도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까지 1천명 이상 고객들이 브리즘을 통해 자신만의 안경을 제작했다. 이곳에서는 완전 맞춤형과 함께 이미 사이즈별, 색깔별로 구비해 놓은 기성 안경도 판매 중이다. 완전 맞춤형과 기성품 구매 비율을 7:3 정도다.

그 중에는 만화가 허영만, 패션디자이너 예란지 등과 협업을 한 제품도 포함된다. 이밖에도 데이비드호크니 스타일 안경 등을 포함해 디자이너들과 함께 여러 실험적인 안경을 제작 중이다.

맞춤 안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얼굴 형태를 정확히 측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스마트폰과 180도 회전되는 장비를 이용해 전체적인 얼굴을 스캔한다. 다음으로 브리즘이 자체 개발한 '페이스룰러'라는 앱을 통해 얼굴을 분석한 결과를 알려준다.

이를테면 안경다리를 걸치는 양쪽 귀 끝 부분이 서로 수평인지, 왼쪽과 오른쪽 얼굴의 눈, 코, 입 등이 서로 얼마나 대칭인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의 얼굴 형태에 따라 정확한 치수로 만든 맞춤 안경을 제작한다.

"얼굴 스캐닝을 한 뒤 그 위에 3D 모델링을 통해 가상 안경을 씌워봅니다. 안경 코받침이나 귀의 높낮이, 안경에서 귀까지의 거리 등을 체크해서 착용했을 때 최적의 위치를 가진 안경을 만듭니다."

광학적으로 안경에 사용되는 렌즈는 눈동자와 거리가 12mm~13mm 떨어져 있을 때 가장 정확하게 초점이 맞도록 설계된다. 브리즘이 제작하는 맞춤 안경의 경우 이런 거리가 기본적으로 12mm 떨어지도록 한 상태에서 안경 프레임을 설계한다. 안경 프레임에 따라 렌즈의 위치가 변경되지 않도록 한 것이다.

맞춤 안경 제작은 설계도를 만드는 3D모델링 작업으로 시작한다. 이를 바탕으로 3D프린팅을 통해 안경 프레임을 만든 뒤 후가공 및 연마, 염색 및 건조 뒤 조립하는 과정을 거친다.

브리즘이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측정한 사이즈에 맞게 안경 프레임을 제작한 뒤 더 공을 들이는 것은 후가공 과정이다. 성 대표는 "3D프린팅을 통해 제작된 프레임은 거칠고 흰색, 회색"이라고 말한다. 브리즘은 여러 차례 시행착오 끝에 이런 프레임을 연마하고 염색하는 과정을 최대한 자동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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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24를 통해 사이트를 구축한 브리즘은 앞으로 고객들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를 분석해 얼굴형에 맞는 안경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만들 계획이다. "여러 개 사진을 보여주고 이 중 선호하는 디자인을 알려주는 방식이 아니라 스마트폰 화면에 자신의 얼굴만 비추면 잘 어울리는 안경을 추천해주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성 대표는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연 브리즘은 이후 매장을 늘려 나가면서 맞춤 추천 서비스를 활용한 온라인 쇼핑몰 오픈도 가능성을 검토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