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판타지14, 게임서 성별·인종 넘어 모두 자유로워야"

스퀘어에닉스 요시다 나오키 P/D, 게임 운영 이슈에 소통 강조

디지털경제입력 :2019/10/06 10:58    수정: 2019/10/07 10:59

스퀘어에닉스 요시다 나오키 프로듀서 겸 디렉터(이하P/D)가 지난 5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막을 올린 파이널판타지14 팬 페스티벌 현장을 찾아 한국 이용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는 12월 3일 예정된 칠흑의반역자 확장팩 내용과 일정을 소개하고 코스프레 콘테스트의 심사를 맡기도 하는 등 팬 페스티벌 일정을 소화한 요시다 나오키 P/D는 1일차 팬 페스티벌 일정 종료 후 한국 미디어와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이번 질의응답에서 요시다 P/D는 팬 페스티벌을 진행한 소감과 국내 이용자 사이에서 화두가 된 파이널판타지14 로컬라이징 현황과 운영 이슈에 대한 의견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요시다 나오키 P/D는 "과거의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에 얽매이는 작명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 생각한다. 게임도 문화도 진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현지화 역시 일본 오리지널 버전을 따르는 것이 무조건 옳다는 식의 생각을 하지 않는다. 각 나라와 문화에 맞는 현지화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스퀘어에닉스 요시다 나오키 PD.

그가 이런 이야기를 한 것은 파이널판타지14 V5.0 칠흑의반역자 확장팩에 새롭게 추가된 캐릭터 직업명에 대한 논란 때문이다. 파이널판타지14 국내 서비스 버전에 일본 서비스 버전의 '오도리코'(踊り子)를 무도가로 번역해 춤을 활용하는 직업이 아닌 무술을 사용하는 의미로 전달된다는 이용자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지화 작업에 대해 요시다 나오키 P/D는 "음역과 의역 중 어느 부분에 집중해서 진행할 것인지를 항상 고민하고 있다. 일본어는 히라가나, 카타카나, 한자 등 세 가지 문자를 사용하는데 이 세 가지를 사용한 문자를 어떻게 번역할지에 대해 정말 많은 고민을 한다"라며 "글로벌 버전을 먼저 즐기는 이들 중에는 카타카나로 된 명칭을 그대로 음역하지 않냐는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많은 질문이나 의견이 올라온다고 해서 그것을 무조건 따르는 게 옳다고 보지는 않는다. 당장은 단어가 와닿지 않더라도 미래를 내다봤을 때 가장 적합한 번역을 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파이널판타지 시리즈가 앞으로도 계속 출시가 될 것인데 파이널판타지14의 현지화 작업이 향후 출시되는 게임에도 사용될 것이며 그만큼 현재 현지화 사례 하나가 미칠 파급력이 크다며 현지화 작업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다소 민감할 수 있는 파이널판타지14 국내 운영을 두고 지난 8월 일어난 문제로 인한 게임 이미지 실추에 대해서는 진지하면서도 확고한 태도로 답변했다. 특히 답변 이전에 자신이 파악하고 있는 상황과 실제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국내 미디어에게 질문을 하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요시다 나오키 P/D는 "가능하다면 언젠가 한국 이용자들과 만나서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가 있었으면 한다. 한국에서 성별 관련 문제가 많이 생기고 있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비슷한 문제가 각 문화권마다 존재한다. 피부색 문제로 싸우기도 하고 트랜스젠더를 화두로 싸우는 지역도 있다. 내가 보기에 이 모든 것은 같은 문제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서 그는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로서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왜 현실의 힘든 점과 부조리를 게임으로 끌고와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 이는 내 개인적인 기조이기도 하다. 게임 내에서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누구 이야기가 옳고 틀린지를 판단하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서로의 생각이 다른 부분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하고 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한다고 요시다 나오키 P/D는 답변을 이어갔다. 요시다 P/D는 "게임 안에서 성별이나 인종 문제를 뛰어넘어 모든 이용자가 자유로웠으면 좋겠다. 이 정책은 글로벌에 동일하게 전달하고 적용 중이며 한국에도 동일하게 적용 중이라고 믿는다. 이용자 분쟁에 운영진 개입이 필요할 때는 꼭 개입이 필요할 때만 하고 전후관계를 확실히 파악해서 공평하게 벌칙을 주고 개선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내 방침이다"라고 답했다.

한번 나빠진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지속적이고 꾸준한 운영을 답안으로 내놨다. 그는 "운영을 이어가고 우리의 생각을 공유하고 설명하는 시간을 계속 갖는 것이 중요한 해결책 중 하나라 생각한다. 이는 파이널판타지14 구버전이 한 번 망하고 다시 태어날 때 똑같은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내린 결론이다"라며 "글로벌 버전에도 한국에서 이슈화가 안 됐을 뿐이지 수많은 문제가 있었다. 모쪼록 한국 이용자들도 더욱 소통하고 서로를 이해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요시다 나오키 PD는 이미지 개선을 위한 지속적이고 꾸준한 운영을 강조했다.

바쁜 일정을 쪼개가면서 글로벌 각 지역에서 팬 페스티벌 투어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소 솔직한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요시다 나오키 P/D는 "팬 페스티벌을 여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의의가 있다. 하나는 팬들에게 자부심을 주기 위함이다. 모니터 넘어 세상에 다른 이용자가 있고 이런 이들이 한 공연장에 수천 명이 모이고 그 현장에 이용자가 있을 때 얼마나 즐겁고 벅찬 느낌을 받는지를 잘 알고 있다. 이런 기분을 주고 싶다"라며 "이런 열기가 미디어나 다른 과정을 통해 세간에 전파될 때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는 홍보 효과를 노리는 측면도 있다. 우리 게임이 팬들과 함께 발전해나가지 않으면 불가능한 이야기다. 이 때문에 팬 페스티벌을 계속해서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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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후 팬 페스티벌을 어떤 식으로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팬 페스티벌 일정이 모두 끝난 후에도 팬들의 요청이 이어진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이후 결산을 통해 적자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요시다 나오키 P/D는 팬 페스티벌을 두고 글로벌 파트가 적자를 내지 말자는 철칙을 갖고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끈 바 있다.

그는 "거의 1년간 팬 페스티벌 투어를 이어왔고 한국 행사를 마지막으로 약 1년간의 일정이 마무리된다. 지금 당장 다음 페스티벌을 생각할 기력이 없다. 오늘 아침에 V5.0 업데이트를 소개한 후에 드디어 나의 V5.0이 끝났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내일은 한국 팬 페스티벌의 마지막 날이기도 하지만 전세계 팬 페스티벌 투어의 마지막 날이기도 하다. 정말 많은 이들이 즐겨줬으면 한다"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