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美서 SK이노에 특허침해 '맞소송'

"지재권보호 위해 맞대응"…SRS·양극재특허 침해여부가 관건

디지털경제입력 :2019/09/27 10:23    수정: 2019/09/27 10:24

LG화학이 자사 전기자동차 배터리 특허기술을 침해했다며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SK이노베이션이 같은 이유로 LG화학에 소송을 건 지 약 3주만이다.

LG화학은 26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사업 미국법인인 'SK배터리아메리카'를 특허침해로 제소했다.

이 회사는 ITC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과 모듈, 팩, 소재, 부품 등의 미국 내 수입 전면 금지 요청을,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에는 특허침해금지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임직원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LG화학)

LG화학은 "이번 소송은 경쟁사로부터 특허침해 소송을 당했을 때 정당한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특허로 맞대응하는 글로벌 특허소송 추세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특허소송의 쟁점은 SK이노베이션 측이 LG화학의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미국특허 3건과 양극재 미국특허 2건을 각각 침해했는지 여부다.

LG화학은 "미국에서 판매 중인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을 분석한 결과, 해당 배터리가 당사의 2차전지 핵심소재인 SRS(안전성 강화 분리막) 미국특허 3건, 양극재 미국특허 2건 등 총 5건을 심각하게 침해해 부당 이득을 챙기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LG화학이 침해당한 미국특허 5건은 모두 2차전지의 핵심소재와 관련된 '원천특허'에 해당해 사실상 회피설계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LG화학의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특허기술. (사진=LG화학)

문제가 된 SRS 미국특허 3건은 ▲SRS 원천개념 특허 ▲SRS 코팅층의 최적화된 구조를 구현한 특허 ▲SRS 코팅 분리막의 열적·기계적 안정성을 최적화한 특허 등이다.

LG화학이 지난 2004년 독자 개발한 SRS는 이 회사가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 기술은 분리막 원단에 세라믹 구조체를 형성해 열·기계적 강도를 높이고, 내부단락을 방지해 성능저하 없이도 배터리 안정성을 강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LG화학 관계자는 "SRS 특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일본 '도레이 인더스트리', '우베막셀', 중국 '시니어' 등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며 "특히, 특허를 무단 사용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한다는 방침 하에 2017년 미국 ITC에 중국 ATL사를 SRS 특허침해로 제소하고 최근 라이선스 등 합의를 이끌어낸 바 있다"고 설명했다.

2차전지의 구조. (사진=LG화학)

또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양극재의 조성과 입자 크기를 최적화하는 기술과 관련된 양극재 미국특허 2건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배터리의 용량과 출력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양극재는 배터리 재료비의 약 40%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원재료로 꼽힌다.

LG화학 관계자는 "당사는 글로벌 배터리 메이커 중 유일한 화학기반 회사로 양극재 분야의 특허수만 해도 전세계적으로 약 2천300여건에 달하는 등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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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자사 배터리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LG화학과 이 업체의 미국법인 'LG화학미시간', LG전자 등을 상대로 미국 ITC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LG전자가 자사의 특허침해를 기반으로 영업·부당이득을 챙기고 있다"며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국내외 특허침해 소송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