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가상비서 협업 주도한다

AI 간 소통 돕는 음성명령어 표준화 추진

홈&모바일입력 :2019/09/26 14:09

아마존이 여러 인공지능(AI) 비서 간 호환과 협업을 위한 새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바이두, 마이크로소프트, BMW 등의 회사가 함께 하기로 한 가운데 구글, 애플, 삼성전자 등은 동참하지 않았다.

24일 미국 지디넷에 따르면, 아마존은 AI 협업을 위한 '음성 상호호환성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30여개 기업이 이니셔티브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바이두, BMW, 보스, 세렌스, 이코비, 프리, 하만, 마이크로소프트, 오랜지, 세일즈포스, SFR, 소노스, 사운드유나이티드, 소니오디오그룹, 스포티파이, 텐센트 등이 협력사로 이름을 올렸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CEO (사진 =씨넷)

이 이니셔티브의 성과물을 통해 참여기업의 AI 들은 음성제어 기능에서 다른 AI와 원활히 소통할 수 있게 된다. 비슷한 단어로 비서를 활성화할 수 있다. 하나의 기기에서 여러 AI 비서를 호출할 수 있는 것이다.

아마존 알렉사 스피커에서 세일즈포스의 아인슈타인보이스를 호출해 CRM 기록을 확인하는 게 한 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여러개의 활성화 언어를 고객에게 최고의 옵션으로 제공한다"며 "이용자는 특정 상황에서 최적의 지원을 받는 음성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 비서 세계에서 아마존의 영향력은 거대하다. 막대한 사용자 기반을 갖춘 만큼 특정 시장에만 국한된 AI 개발기업에게 아마존 알렉사의 영역을 공유하게 된다. 사용자는 제조사마다 다른 기기를 구비하지 않아도 여러 AI 비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어 더 편리해진다.

아쉬운 건 AI 비서 시장의 또다른 거대 축들이 동참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구글, 애플, 삼성전자 등은 아마존의 이니셔티브에 참여하지 않는다.

애플은 폐쇄적인 생태계 구축에 집중한다. 애플 시리는 iOS, 아이패드OS, 맥OS, TVOS 외 플랫폼에선 활용할 수 없다.

구글은 하드웨어 파트너와만 구글어시스턴트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 또 구글어시스턴트 이용가능 기기는 10억대인 반면, 알렉사 이용기기는 1억대다. 구글이 아마존보다 10배 큰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어 동참 가능성이 낮다.

단, 빅스비가 개방형 생태계를 지향하는 만큼 삼성전자의 향후 참여 가능성은 열려있다.

스피커와 가전제품에서 강점을 갖는 아마존과 달리 애플, 구글, 삼성전자 등은 스마트폰에 집중한다. 주니퍼리서치에 따르면, 스마트폰은 현재 음성 개인비서 접속에서 가장 거대한 플랫폼이다.

하지만, 주니퍼리서치는 "향후 5년 간 음성 비서 카테고리가 가장 빠르게 성장할 시장은 스마트TV, 스마트 스피커, 웨어러블"이라며 "이 카테고리들은 알렉사가 이미 선두자리를 구축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분기 미국 스마트스피커 시장은 7천600만대 규모로 추산되며, 아마존 에코는 70%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AI 비서 분야는 초기 각 개발사의 등장으로 춘추전국시대를 이뤘지만, 적용범위의 확대와 빠른 확산, 이용자 편의성 등을 위해 협업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 여러 AI 비서의 협업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아마존이 초기 분위기를 주도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오범의 스마트리빙 담당 수석애널리스트 마리아나 자모스치키는 "아마존은 특정 음성 서비스에 종속되길 바라지 않는다"며 "더 많은 가전 기기가 여러 비서를 갖추게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마존의 '음성 상호호환성 이니셔티브'는 4가지 우선순위 하에서 구축된다.

우선 음성서비스 개발은 사생활과 안전을 보호하면서 다른 비서와 매끄럽게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음성명령 기기 제작은 다양한 활성화 단어를 통해 선택권과 유연성을 증진해야 한다. 기술과 솔루션 출시는 여러 음성 서비스를 단일 기기에 쉽게 통합할 수 있어야 한다. 음성 서비스의 폭과 품질, 상호호환성을 개선하는 머신러닝과 대화형 AI 연구를 가속한다.

아마존 '음성 상호호환성 이니셔티브' 참여기업

하나의 기기에서 여러 AI 음성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메모리 사양을 높여야 한다. 이는 개발 과 생산 비용 상승을 수반한다. 아마존은 음성 상호호환성 이니셔티브로 영세한 OEM 기업이 혜택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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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이 이니셔티브를 지원하기 위해 하드웨어 제공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암로직, 인텔, 미디어텍, NXP세미컨덕터스, 퀄컴 등이 참여한다. 이노미디어, 톤리, SGW글로벌 같은 ODM 기업도 참여했다. 컨스코프, 디스크비전, 리브레, 링크플레이, 마이박스, 세이젬컴, 스트림언리미티드 등 시스템통합(SI) 업체도 동참한다.

이 이니셔티브는 머신러닝과 AI 음성명령어 기술 연구개발 사업도 포함한다. 다수의 연구소와 대학교가 함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