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떠난 알리바바, '마윈의 숙제' 풀고 있다

[APSARA2019 참관기] AI부터 AR까지 '100대 미래비전' 선보여

인터넷입력 :2019/09/26 08:18    수정: 2019/09/26 08:19

[항저우(중국)=유효정 기자] '신(新)5에서 신(新)100으로(5 New to the 100 New)'

마윈이 없는 알리바바그룹의 첫 행사인 압사라컨퍼런스(APSARA CONFERENCE)가 25일 중국 항저우에서 막을 올렸다. 마윈의 바통을 이어받아 회장 자격으로 처음 무대에 선 장융 회장 겸 CEO는 이날 '신5에서 신100으로' 옮겨간 알리바바그룹의 미래를 설파했다.

신5는 마윈 전 회장이 3년 전 바로 이 행사에서 제시했던 '신유통', '신제조', '신금융', '신기술', '신에너지'를 의미한다. 이 다섯 영역에서 '뒤집기'를 시도하겠단 마 회장의 선포는 3년 후 마윈이 떠난 무대에서 다시 언급됐다. 숫자는 다르다. 100이다.

2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압사라컨퍼런스에서 알리바바그룹의 장융 회장 겸 CEO는 '신5에서 신100으로' 옮겨간 알리바바그룹의 미래를 설파했다. (사진=알리바바)

장 CEO는 이날 5에서 늘어난 100가지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겠다며 '신5에서 신100으로' 가겠다며 범위를 넓혔다.

알리바바그룹은 마윈 회장이 제시한 어젠다가 남긴 숙제를 풀어내듯 이날 부대행사인 전시회에서 그룹 계열사의 AI, AR 등 최신 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컨퍼런스 행사장 옆에서 열린 전시회를 통해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Iot)을 통한 신제조, 신유통, 신기술, 신에너지 전략에서 맺은 다양한 결실이 선보여졌다.

알리바바의 차세대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다모아카데미는 'X랩'에서 개발한 AI 기술을 시연했다.

전시회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기술 중 하나는 바로 '레피니티(Refinity)'라 불리는 차세대 기술이다. 인터랙티브 홀로그래픽 사이니지를 통해 쇼핑시 정보 안내를 체험형으로 바꿔준다. 예컨대 소비자가 화면으로 손을 가까이하면 화면 속 물건이 반응하고 얼굴을 가까이 하면 물건이 분해되면서 속을 보여준다. 또 물이 흐르는 수도꼭지를 화면으로 보면서 손으로 수압의 변화를 느낄 수도 있다. 눈으로 보면서 손으로 느끼는 이중 삼중의 체험으로 제품에 보다 몰입할 수 있다.

2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압사라컨퍼런스 전시회에서 '레피니티(Refinity)' 기술 시연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AI 기술은 유통에도 적용되고 있다. 이날 알리바바클라우드가 선보인 '디지털 신유통' 기술 중 하나는 매대와 연결된 사물인터넷(IoT) 기술로서, 소비자가 매대의 상품을 손으로 들어올리면 자동으로 큰 화면에 해당 상품에 대한 정보가 뜬다. 사물과 사물이 스스로 통신하면서 사람의 의도에 부합하는 셈이다. 이 기술은 실제 중국 스포츠 브랜드 유통 매장에 적용됐다.

2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압사라컨퍼런스 전시회에서 신유통 기술 시연이 이뤄졌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문자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기술도 선보여졌다. 이미 상당부분 상용화됐지만 일반적으로 '텍스트 투 스피치(Text-to-Speech)'라 불리는 이 기술은 현장에서 텍스트를 6개 버전의 음성으로 읽어주는 시연이 펼쳐졌다. 알리바바의 이 기술은 '기계언어합성(Machine Speech Synthesis)'란 명패가 붙었다. 알리바바에 따르면 이 기술은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문자를 자연스러운 음성으로 바꿔준다. 음색을 선택할 수 있으며 어감이나 음정도 조절할 수 있다. 다양한 스마트 서비스와 음성교류 등에 적용이 기대된다. 이 기술은 알리바바가 2017년 상품화됐으며 이미 수백 개의 고객을 두고 있다.

2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압사라컨퍼런스 전시회에서 문자-음성 변환 기술 시연이 이뤄졌다. 아래 레버를 돌려 6개의 음성 버전 중 원하는 음성을 고를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또 하나의 기술은 음성을 문자로 바꿔주는 것이다. 마윈 전 회장이 등장한 화면에서 말해지는 내용들이 바로 옆 화면에서 실시간으로 텍스트로 변환되는 시연이 이뤄졌다. 알리바바가 '리얼타임 스피치 트랜지션(Realtime Speech Transition)'이라고 명명한 이 기술은 중문과 영문의 변환이 가능하다.

2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압사라컨퍼런스 전시회에서 소개된 리얼타임 스피치 트랜지션 기술 (사진=지디넷코리아)

AI와 AR이 만난 쇼핑 기술도 발길을 끌었다. 알리바바의 금융 계열사 앤트파이낸셜의 알리페이에 있는 기능으로 이른바 '이미지 번역(Image Translation)' 기술이다. 외국어를 잘 못하는 중국인이 사고 싶은 제품의 설명에 대한 번역이 필요할 때, 사진기를 비추면 번역된 문장을 겹쳐서 보여주는 기술이다. 중국인 시연 결과, 스마트폰 속 카메라 사진에는 마치 원본에 써있듯 정리된 형태로 원문 자리에 중국어 해석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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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압사라컨퍼런스 전시회에서 소개된 이미지 번역 기술 (사진=지디넷코리아)

자율주행을 위한 자동차 AI 시스템도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차량탑재용 알리OS(AliOS) 기반 '반마(Banma)' 시스템이 공개됐으며 이 기술 역시 AI 기술을 적용한 사람과 차량의 인터랙티브에 초점을 맞췄다. 자동차뿐 아니라 고속도로에서의 수금뿐 아니라 교통 상황을 알아서 처리하고 분석해주는 '지능형 고속도로(Intelligent Highway)' 기술도 선보여졌다.

2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압사라컨퍼런스 전시회에서 소개된 지능형 고속도로 기술 (사진=지디넷코리아)

알리바바클라우드는 AR을 적용한 제조산업의 사례도 대거 공개했다. '디지털 팩토리(Digital Factory)' 섹션을 통해 각종 상품 투시도와 사물인터넷(IoT) 데이터 실시간 검측 등에서 AR 기술의 적용이 이뤄졌다. 알리바바는 알리바바클라우드의 산업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AR 디지털 솔루션'을 각 기업에 적용하고 있다. 이 기술로 가전, 조명, 완구, 악기 등 다양한 제품을 빠른 시간 안에 적은 원가로 생산할 수 있게 된다.

2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압사라컨퍼런스 전시회에서 공개된 디지털 팩토리 AR 기술 (사진=지디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