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 어떻게 처리?...알뜰폰 정책 방향 바뀌나

[이슈진단+] 알뜰폰 정책방향 갈림길(하)

방송/통신입력 :2019/09/24 17:35

유료방송 M&A로 알뜰폰 시장의 논쟁이 촉발됐다. 헬로모바일 거취를 두고 통신 3사간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동통신 경쟁정책의 대표 사례인 알뜰폰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정부의 M&A 심사 외에도 주파수 이용기간을 고려한 알뜰폰의 향방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LG유플러스의 중소 알뜰폰 상생 방안 발표를 두고 SK텔레콤, KT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중소 사업자 지원책이란 LG유플러스의 입장을 두고 경쟁사는 케이블TV 인수 조건을 회피하기 위한 생색내기라는 비판이다.

알뜰폰 가입자 1위 CJ 헬로모바일이 LG유플러스의 인수 대상에 포함되면서 양측으로 나뉜 싸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CJ헬로 인수를 두고 통신사 간 힘겨루기가 격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유료방송 산업 구조개편이라는 케이블TV 인수합병 논의 과정에 더불어 이동통신 경쟁정책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알뜰폰이 통신사 간 논쟁의 중심에 서면서 향후 정부의 M&A 심사와 함께 정책방향에 따른 추가적인 논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 알뜰폰 활성화 정책 향방은

CJ헬로의 알뜰폰 사업 헬로모바일은 지난 2분기 말 기준 가입자는 약 76만2천명으로 국내 알뜰폰 시장 1위를 지켜왔다. 가입자 규모가 가장 큰 알뜰폰 회사의 향방이 갈림길에 서있는 셈이다.

정부는 그간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이통사의 지배력이 알뜰폰 시장에 전이되지 않도록 보호장치를 유지해왔다.

통신당국은 지난 2014년 이통 3사의 알뜰폰 시장 진출을 허용하면서 이통사마다 알뜰폰 계열사는 한 곳만 유지할 수 있도록 행정지도를 내렸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SK텔링크, KT는 KT엠모바일(KTIS에서 사업 이관), LG유플러스는 미디어로그를 통해 알뜰폰 사업을 벌여왔다.

문제는 헬로모바일이 LG유플러스에 인수될 경우, 정부의 정책 기조에 수정이 불가피하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게 될 경우 헬로모바일이 LG유플러스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SK텔레콤과 KT는 “알뜰폰은 도매대가를 통한 저렴한 요금제로 이통사와 경쟁 관계에 놓인 정부 정책의 결과물”이라며 “알뜰폰 1위 회사가 이통사에 인수된다면 이통사를 견제할 수 있는 독행기업을 시장에서 사라지게 만드는 경쟁제한 인수행위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유지해온 알뜰폰을 통한 경쟁정책 원칙이 무너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신청에 대한 정부 심사에 이같은 주장이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다만 정부의 심사 결과에 따라 알뜰폰 시장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예컨대 LG유플러스의 헬로모바일 인수를 허용할 경우 새로운 경쟁정책 방향이 마련돼야 하고, SK텔레콤과 KT가 주장하는 분리매각이 인수조건으로 붙을 경우 알뜰폰 시장도 구조개편 움직임으로 돌입할 수 밖에 없다.

■ 5G 치이고, 3G 종료 쫓기고

인수합병에 따른 이동통신 경쟁정책 변화와 함께 전송 기술방식에 따른 알뜰폰 사업의 전략 변화도 임박했다. 5G 통신이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알뜰폰은 요금제를 출시하더라도 당분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고 가입자 상당수가 속한 3G는 주파수 이용기간 종료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3G 통신의 알뜰폰 가입자 전환이 시장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알뜰폰 가입자는 여전히 3G 통신 방식의 가입자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7월말 기준으로 3G 알뜰폰 가입자는 약 450만명, LTE 알뜰폰 가입자는 약 353만명이다.

문제는 3G 주파수 이용기간은 2021년 12월까지라는 점이다. 현재 모바일 트래픽 증가 추이와 글로벌 표준 추세를 고려하면 40MHz 폭의 3G 주파수는 회수한 뒤 5G나 LTE 용도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3G 주파수와 이용기간이 동일한 1.8GHz, 2.1GHz 대역 LTE 주파수와 재분배가 함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2G 주파수는 3G 주파수 이용기간보다 6개월 앞서 2021년 6월에 종료될 예정이다. 2G 가입자는 재난문자 수신 등의 문제로 가입자 전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3G 가입자는 이같은 논의가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다.

당장 주파수 이용 종료가 다가오는데 가입자 절반 이상이 3G에 속하는 알뜰폰은 이통사와 비교해 준비가 더욱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주파수 이용기간 종료가 내년부터 본격 논의되기 시작하면 3G 통신 가입자의 본격적인 이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통사와 비교해 알뜰폰이 3G 가입자 비중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알뜰폰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입자 규모에 치명적인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관련기사

3G 주파수 이용기간 종료에 쫓기는 가운데 5G 알뜰폰은 실제 도입이 쉽지 않다는 것이 통신업계 중론이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LTE 알뜰폰 가입자의 월 ARPU(가입자당평균매출)가 2만원을 갓 상회하는 반면 5G 가입자는 수배에 달하는 구조”라며 “망 구축 단계에서 5G는 소매 요금이나 도매대가를 인하하기에는 시기상조이고, 단말기 가격도 알뜰폰 소비자층에 아직 적합한 라인업까지 확장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