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반도체·디스플레이' 실적 부진 예고

8월 '반도체·디스플레이' 수출액도 -30.5%, -26.7% 감소해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09/23 17:57    수정: 2019/09/24 07:26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가 올해 3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반도체 사업 부문 기준)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 가량 줄어든 영업이익을,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는 주력 제품인 D램의 수요둔화와 가격하락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디스플레이는 매출 비중이 높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가격하락 영향에 발목을 잡힌 것으로 분석된다.

8월 'D램·LCD' 가격 추이.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22일 발표한 '8월 ICT(정보통신기술)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8월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은 메모리 반도체(D램, 낸드플래시)의 단가 하락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5% 감소한 80억9천만달러에 그쳤다.

디스플레이 수출액 역시 LCD 패널 가격 하락과 모바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수요 감소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7% 줄어든 21억8천만달러에 머물렀다.

반도체 수출액은 9개월 연속, 디스플레이 수출액은 12개월 연속 하락세다.

산업부는 "8월 D램 현물가격은 전월 대비 소폭상승(5%↑)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2018년 8월 3.80달러)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2019년 8월 2.0달러)을 보이고 있다"며 "디스플레이는 중국발 공급과잉에 따른 LCD 패널 가격 하락(55인치 LCD TV 패널 기준, 2019년 3월 140달러→2019년 8월 106달러) 및 모바일 OLED 패널 수요 감소 등으로 감소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 3분기 바닥 찍은 반도체..4분기부터 반등 기대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의 3분기 실적으로 매출 17조5천억원, 영업이익 3조4천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9.35%, 영업이익은 75.09% 감소한 수치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의 3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줄어들었지만,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저점을 찍고 하반기부터 반등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는 3분기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량 증가를 들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달 6일 천안사업장 내 반도체 패키징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D램 공급 비트그로스(비트 단위의 생산량 증가율)는 24%, 낸드플래시 비트그로스는 10%로 예상된다"며 "이는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제시한 가이던스를 상회한 것으로 출하가 늘어난다는 것은 결국 이를 흡수할 수요와 주문이 서서히 생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역시 3분기 실적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하반기 반등이 예상된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은 매출 5조9천450억원, 영업이익 3천330억원이 예상된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7.93%, 영업이익은 94.85% 감소한 수치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SK하이닉스의 D램 비트그로스는 모바일과 서버 중심으로 늘었고, 낸드는 모바일 수요 개선과 현물가격 반등으로 단가 하락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영업이익은 3분기가 저점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 하락폭은 3분기부터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4분기에는 상승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중국발 공급과잉에..LCD 사업, '삼성·LG' 모두 부진

DB금융투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3분기 실적으로 매출 10조6천210억원, 영업이익 9천370억원을 전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26% 늘고, 영업이익은 14.83% 줄어든 수치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신규 스마트폰 출시에 따른 성수기 진입으로 플렉서블 OLED 패널 출하가 증가하며 OLED 부분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지만, 올해 신규 아이폰 판매 증가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으로 성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또 LCD 사업 악화와 비가동에 따른 일부 비용 증가로 하반기 디 스플레이 부분의 실적 개선세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발(發) LCD 공급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패널 가격이 끝도 없이 하락했던 한 해였다. (사진=픽사베이)

DB금융투자에 따르면 3분기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패널 부문에서 3140억원의 적자를, OLED 패널 부문에서 1조2천510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에도 적자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하이투자증권은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실적으로 매출 6조760억원, 영업적자 3천130억원을 예상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0.43%(약 260억원) 감소한 수치다. 적자폭은 전분기 대비 560억원 가량 줄어든 수준이지만, 3분기 연속 적자(1분기 -1천320억원, 2분기 -3천690억원)에서 벗어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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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는 최근 LCD 업황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OLED 패널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구조조정에 나선 상황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이에 LG디스플레이가 구조조정 효과로 4분기에는 5천89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희망퇴직으로 1인당 평균 연봉 7천200만원 기준 30개월치 위로지원금 지급을 가정할 경우, 약 4~5천억원 가량의 비용 발생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하반기에 일회성 비용으로 인한 대규모 영업 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