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자체 암호화폐 개발 중…"초기 단계"

"암호화폐 만들 전문 지식 충분…성공하긴 어려울 것"

컴퓨팅입력 :2019/09/19 10:38    수정: 2019/09/19 10:39

북한이 미국이 지배하는 세계 금융 시스템을 우회하기 위해 자체 암호화폐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매체인 VICE는 북한이 자체 암호화폐를 개발 중이며, 현재는 초기 단계라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VICE는 북한이 자체 암호화폐를 구축함으로써 국제 제재를 피하고, 정권을 위한 자금을 창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VICE에 따르면 북한의 암호화폐 컨퍼런스 책임자인 알레한드로 까오 데 베노스는 북한이 개발 중인 디지털화폐에 대해 "비트코인이나 다른 암호화폐와 비슷할 것"이라며 "아직 토큰을 만드는 초기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북한 원화를 디지털화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북한이 자체 암호화폐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PIXABAY]

뉴욕 주재 북한 대사관은 까오 데 베노스의 주장에 대해 확인도 거부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VICE는 북한은 이미 자체 암호화폐를 구축하고 배포할 수 있는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런던 소재의 싱크탱크인 로얄유나이티드서비스 연구소는 VICE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으며, 채굴, 거래소 해킹, 크립토재킹 등에 전문 지식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 학부생들에게 블록체인 기술을 가르쳤던 비트코인 스타트업 체인사이드의 이탈리아 창업자인 페데리코 텐가는 "디지털 토큰을 개발하는 데 너무 많은 전문 지식이 필요하지 않으며, 북한은 이를 해결하기에 충분한 인적 자본을 보유하고 있다"며 북한이 자체 암호화폐를 구축할 능력이 있다는 의견에 힘을 더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자체 암호화폐를 구축할 수는 있어도, 해당 프로젝트가 성공하긴 어려울 것으로 바라봤다. 또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은 새로운 화폐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진지한 노력보다는 선전 운동일 가능성이 높다고 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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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북한은 지난 4월, 평양 블록체인 컨퍼런스를 개최해 외국 기업과 국내 전문가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등 암호화폐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온 바 있다.

내년 2월에도 제2회 평양블록체인컨퍼런스를 개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