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첨단 안전사양으로 새로 태어난 '모하비 더 마스터'

부분변경 모델임에도 확 달라진 인상…'사골' 오명 벗을까

카테크입력 :2019/09/06 12:52    수정: 2019/09/07 22:26

(인천=박영민 기자) 기아자동차가 5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모하비 더 마스터'는 대형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끝판왕을 자처한 모델이다.

동급 유일의 V6 3리터(ℓ) 디젤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로 최고출력 260PS, 최대토크 57.1㎏f·m의 힘을 낸다. 선 굵은 외장 디자인과 더불어 진짜 매력은 고급스럽게 탈바꿈한 내장 디자인에 숨어있었다.

이날 오후 인천 중구 영종도에 위치한 네스트호텔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를 타고 북청라IC를 찍고 돌아오는 59킬로미터(km) 빗길주행을 통해 모하비 더 마스터를 체험해봤다.

기아차가 5일 출시한 '모하비 더 마스터'. (사진=기아자동차)
5일 인천에서 모하비 더 마스터를 타고 59킬로미터(km) 빗길을 주행해봤다. (사진=지디넷코리아)

■ '주차 민폐꾼' 혹은 '고급 대형 SUV'

모하비 더 마스터의 외관은 웅장했다. 전장 4천930밀리미터(mm), 전폭 1천920mm, 그리고 루프백을 포함한 전고는 1천790mm에 이른다. 전작에 비해 가로로 더 쭉 뻗은 느낌이 든다. 현대차 펠리세이드(전장 4천980mm, 전폭 1천750mm)보다 조금 작은 크기지만, 언뜻 봤을 때 큰 차이는 없다.

모하비 더 마스터의 전면부 외관. (사진=지디넷코리아)

무지막지한 차체 크기에 '주차 민폐꾼'이라는 별명을 붙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대형 SUV를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모하비 더 마스터의 풍채에 한번쯤 눈을 고정할 법도 하다.

차 전면부에 위치한 라디에이터 그릴도 전작에 비해 가로로 더 길어졌다. 좌우 4개씩 모두 8개가 탑재된 헤드램프는 이제는 신차의 기본사양이 돼버린 풀 발광다이오드(LED)를 적용해 고급스럽다.

기아차 모하비 더 마스터 후면부. (사진=지디넷코리아)

후면부에는 전면부 모습과 통일감을 주는 버티컬 큐브 리어 램프와 듀얼 트윈팁 데코 가니쉬가 탑재됐다. 호불호가 나뉘는 기아차 엠블럼이 있어야 할 자리에 모하비만의 레터타입 로고가 들어선 점도 눈길을 끈다.

모하비 더 마스터 후면부에 위치한 트렁크. (사진=지디넷코리아)

타이어는 전작보다 2인치 커진 20인치 스퍼터링 휠이다. 6인승, 7인승 차량은 트렁크가 자칫 좁아보일 수 있지만, 한 번의 터치로 3열 시트를 완벽히 접을 수 있는 '스마트 원터치 폴딩' 기능이 있어 실제 적재 공간은 넉넉하다.

모하비 더 마스터의 내장 디자인. (사진=지디넷코리아)
모하비 더 마스터에는 12.3 대형 내비게이션이 탑재됐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모하비 더 마스터의 센터플로어 콘솔 디자인. (사진=지디넷코리아)

가장 맘에 들어왔던 것은 확 달라진 내장 디자인이었다. 이날 시승했던 차량은 갈색 계열의 가죽시트와 퀄팅 나파가죽시트를 적용한 '새들 브라운' 스타일이었는데, 마치 세단을 타고 있는 듯 고급스러운 느낌이었다.

12.3인치 클러스터와 12.3인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그리고 입체 패턴 무드램프와 센터플로어 콘솔 디자인 역시 군더더기 없었다. 1열에서 연출된 이 느낌은 2열과 3열로도 그대로 이어진다.

7인승 모하비 더 마스터의 2열과 3열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사용자의 편의를 위한 '틈새 기능'들도 돋보였다. 스마트 키를 가지고 차 뒤쪽에 3초간 서있으면 뒷문이 스스로 열렸다. '스마트 파워 테일 게이트'라는 기능이 적용된 것인데, 혼자서 장을 보거나 무거운 짐을 들어 옮길 때 유용할 듯 싶었다.

또 2열에도 온열·통풍 시트와 각도 조절식 암레스트가 탑재된 점, 버튼 하나로 고성능 필터와 이온 발생기를 통해 실내 공기질을 정화하는 공기 청정모드도 유용하게 사용했다.

■ 빗길 주행에서 빛난 '첨단 안전사양'

주행감도 괜찮은 편이었다. 이날 인천은 폭우로 시간당 40mm의 비가 쏟아졌는데, 고속 주행 중에 전방 시야 확보가 곤란했던 점 외에는 딱히 비로 인한 불편함은 없었다.

모하비 더 마스터 시승날인 5일은 비가 많이 내렸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다양한 노면 환경에서 차량 구동력을 발휘하는 '험로 주행모드(터레인 모드)'가 기본 적용돼 있어 빗길 운전도 안전했다. 스포츠 모드, 컴포트 모드는 물론, 고속주행 중 방향을 틀 때는 새롭게 도입된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스티어링이 민첩함을 더했다. 앞, 뒤, 옆 공간을 한 눈에 보여주는 어라운드 뷰를 이용해 복잡한 주차 과정도 간단했다.

모하비 더 마스터 드라이브 모드 변경 시 내비게이션에 나타나는 애니메이션 효과. (사진=지디넷코리아)
스포츠 모드로도 주행해봤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신차에 적용된 수많은 첨단 안전사양도 체험해볼 수 있었다.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SCC)에는 앞차가 떠났으니 주행을 시작하라는 정차·재출발 기능이 포함됐다. 또 내비게이션 정보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NSCC)과 고속도로 주행보조(HDA)도 이번 신차에 새롭게 도입됐다.

빗길에서 가장 효과를 본 기능은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차로유지보조(LFA),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BCA),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RCCA) 이 네 가지다.

깜빡이를 켜지 않고 실수로 옆 차선으로 넘어가려하자 '삑-삑' 소리와 함께 핸들이 무거워졌다. 옆 차선에서 빠른 속도로 차가 가까이 올라오면 백미러 뿐 아니라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에서도 경고 표시가 떴다. 차체를 사방으로 감싼 수많은 센서들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모하비 더 마스터에 내장된 클러스터. 이날 빗길주행 연비는 7.7km/L로 기록됐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앞, 뒤, 옆 공간을 한 눈에 보여주는 서라운드 뷰. (사진=지디넷코리아)

완전 변경이 아닌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라는 점은 다소 아쉽다. 이 때문에 때 아닌 '사골'이라는 오명도 붙었다. 텔루라이드를 부러워 하는 고객들, 특히 세대 변경을 거친 신작을 기다려온 '모하비 팬'이라면 더욱 아쉬울 것이다.

소비자들에 따라 플래티넘 트림 4천700만원, 마스터즈 트림 5천160만원으로 구성된 판매가격도 좀 높은 감이 있다. 플래티넘 트림 가격을 기준으로 올해 출시된 '2019 모하비 VIP(4천442만원)'보다 258만원 비싸다.

다만, 전체 트림에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안전 하차 보조(경고음)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정차·재출발 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 ▲차로 유지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기능이 기본 사양으로들어간 건 칭찬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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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현장에서는 모하비 더 마스터가 영업일 11일간 사전계약 7천대를 기록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이러다가 잘나가는 사촌 펠리세이드의 아성을 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지금 신형 SUV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이전 모델에는 없었던 첨단 안전사양들과 강인해보이는 외장, 고급스러운 내장을 한 번 체험해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