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SK보다 특허 14배 많아…본질 직시해야"

특허침해 맞소송도 시사…"사과·재발방지 약속하면 대화할 것"

디지털경제입력 :2019/08/30 14:17    수정: 2019/08/30 14:17

LG화학이 올해 초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SK이노베이션을 제소하며 시작된 배터리 소송전이 4개월만에 '영업비밀 침해' 논란을 넘어 특허소송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LG화학은 30일 자사 배터리 특허기술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SK이노베이션을 향해 "본질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구체적인 통계 자료도 제시하며 "양사의 배터리 특허 개수와 연구·개발(R&D) 투자 규모가 현저히 차이나는데, 이를 면밀히 검토하고 특허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냐"는 쓴소리도 쏟아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지디넷코리아)

■ LG화학 "당사 배터리 특허 세계 최고 수준…소송 불필요"

LG화학은 이날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정당한 권리 보호를 위해 제기한 ITC 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경쟁사에서 소송에 대한 불안감과 국면 전환을 노리고 불필요한 특허 침해 제소를 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당사는 1990년대 초반부터 이차전지 분야에서 막대한 투자와 R&D를 통해 독자적인 혁신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했다"며 "이에 세계 최고 수준의 특허를 보유한 것으로 국내외에서 평가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31일 기준으로 양사의 특허 규모는 14배 이상 격차를 보인다. 국제특허분류 H01M관련 등록·공개기준으로 LG화학의 특허건수는 1만6천685건인데 반해, SK이노베이션은 1천135건에 불과하다.

R&D 투자 규모를 살펴봐도 양사는 큰 차이를 보인다고 LG화학은 강조했다. 이 회사는 "LG화학은 지난해 전지분야에만 3천억원 이상, 총 1조원 이상을 투자했다"면서 "경쟁사는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2천300억원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면 대화로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이라는 SK 측 입장에 대해서는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사과가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LG화학은 "그동안 (SK 측으로부터) 공식적이고 직접적인 대화제의를 받아본 적이 없다"며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 보상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할 의사가 있다면 언제든지 대화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LG화학)

'영업비밀 침해'→'특허소송'으로 확대 가능성

SK 측이 이번에 처음으로 제기한 특허침해 논란에 대해서도 향후 법적 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LG화학은 "그간 여러 상황을 고려해 ITC 영업비밀 침해소송 제기 이외에 경쟁사를 대상으로 한 특허권 주장은 자제해 왔다"며 "본질을 호도하는 경쟁사의 행위가 계속된다면, 특허 침해 행위에 대해서도 더 이상 묵과하지 않고 법적 조치까지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진행 중인 ITC소송에 대해서도 "SK이노베이션은 당사 이직자들이 반출한 기술자료를 절차에 따라 당연히 제출해야 됨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거나 지연시키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며 "성실하고 정정당당한 자세로 임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LG화학은 "30여년 동안 막대한 투자와 연구를 통해 축적한 핵심기술과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이 진정한 글로벌 소재 기업 육성하는 지름길"이라며 "막대한 투자와 연구를 통해 축적한 핵심기술과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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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후발업체가 손쉽게 경쟁사의 핵심기술과 영업비밀을 활용하는 것이 용인된다면, 그 어떠한 기업도 미래를 위한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곧 산업 생태계 및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LG화학 미시간법인, LG전자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미국 연방법원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LG화학의 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배터리 모듈과 팩을 생산, 특정 자동차 회사 등에 판매하고 있다는 이유로 소송 대상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