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LG화학 이어 LG전자도 제소

'배터리 기술침해' 소송 그룹으로 확전

디지털경제입력 :2019/08/30 10:59    수정: 2019/08/30 14:01

LG화학과 전기자동차 배터리 소송을 벌이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 이번에는 LG화학과 같은 그룹계열사인 LG전자에 소송을 제기했다. LG전자가 자사 배터리 특허를 침해한 LG화학의 부품을 공급받아 완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이유다.

소식을 접한 LG화학과 LG전자는 현재 내부 입장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을 비롯해 이 업체의 미국법인 'LG화학 미시간', LG전자 등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미국 연방법원에 동시 제소했다고 30일 밝혔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CI. (사진=각 사)

■ LG화학 배터리 쓰는 LG전자도 제소

LG전자는 LG화학의 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배터리 모듈과 팩을 생산해 특정 자동차 회사 등에 판매하고 있다는 이유로 소송 대상에 포함됐다.

윤예선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는 "LG화학과 LG전자가 특허를 침해한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면서 "국내 기업간 선의의 경쟁을 통한 경제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라는 국민적인 바람과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보류해 오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제소는 LG화학이 4월말에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건과는 무관한 핵심기술·지적재산 보호를 위한 정당한 소송"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의 이번 소송은 LG화학이 지난 4월 이 회사를 제소한 후 4개월만에 이뤄진 것이다. 또 지난 6월 LG화학을 상대로 국내 법원에 제기한 명예훼손 관련 맞소송 이후 2개월 만이다.

피소 4개월만에 이렇듯 강경 대응에 나선 이유에 대해 SK이노베이션 측은 "일부의 강경대응 주장에도 국내 기업간 발전적 경쟁을 바라는 경영진의 뜻에 따라 원만한 해결 방안을 모색해 왔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연구원이 전기차용 배터리 셀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 "'아니면 말고' 식 소송과 달라…국내외 모든 수단 동원"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LG전자가 자사의 특허침해를 기반으로 영업·부당이득을 챙기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구체적인 특허 침해 내용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2개 회사의 제품 가운데 상당수가 이번 특허침해 소송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소송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특허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지만, 금명간 소송 접수가 완료되면 공개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LG화학이 제기한 소송과의 차별성도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소송은) 지난 4월 말 내용도 밝히지 않은 채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자사를 제소한 LG화학의 '아니면 말고' 식 소송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라면서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국내외 특허침해 소송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SK이노베이션은 LG측과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갈 수도 있다는 여지도 남겼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은 "LG화학과 LG전자는 소송 상대방 이전에 국민적인 바람인 국민경제와 산업 생태계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할 파트너 의미가 더 크다는 것이 SK 경영진의 생각"이라며 "지금이라도 전향적으로 대화와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라고 판단해 대화의 문은 항상 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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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ITC 소송은 내년 6~7월 예비판결을 거쳐 이르면 11월 최종판결이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법률대리인을 세계 1위 로펌이자 ITC 특허소송 경험이 풍부한 미국 '레이섬 앤드 왓킨스'로 교체하는 등 화력보강에 집중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