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반·디·소재 평균 R&D 지출액 韓의 41배

핵심 부품·소재 R&D에 대한 규제개선 시급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08/26 08:54    수정: 2019/08/26 10:18

우리나라 부품·소재 기업 대부분이 일본 기업에 비해 연구·개발 지출액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의 경제보복이 집중된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기업의 평균 연구·개발 지출액은 한국 기업에 비해 40.9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25일 한국과 일본의 부품·소재 기업 1만117개(한국 2천787개, 일본 7천330개)를 분석한 결과, 한국 핵심 부품·소재 기업의 연구·개발(R&D) 지출액이 일본 기업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일본 기업의 평균 R&D 지출액은 소재 부문 5개 품목 중 3개, 부품 부문 6개 품목 중 3개에서 한국 기업 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재 부문에서 일본 기업의 평균 R&D 지출액은 한국 기업에 비해 1.6배에 이르렀는데 세부 품목별로는 1차 금속 제품이 5.3배, 섬유가 5.1배, 화합물 및 화학제품이 3.1배순이었다.

(자료=한경연)

다만, 부품 부문에서 일본 기업의 평균 R&D 지출액은 한국 기업의 40%에 불과했다. 이는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 부품에서 한국 기업의 평균 R&D 지출액이 일본 기업에 비해 압도적으로 컸기 때문이다.

전자 부품에서도 한국 기업의 평균 R&D 지출액은 일본기업의 8.2배에 달했다. 정밀 기기 부품은 일본 기업의 평균 R&D 지출액이 한국 기업에 비해 7배, 수송기계 부품은 2.3배, 전기장비 부품은 2배 컸다.

하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부품 부문에서 일본 기업의 평균 R&D 지출이 한국 기업 보다 1.6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자 부품에서 반도체를 제외할 경우 한국 전자 부품 기업의 평균 R&D 지출이 97% 가까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도체를 포함할 경우, 일본 전자 부품 기업의 R&D 지출이 한국 기업에 비해 낮았으나 반도체 제외 시 일본의 R&D 지출이 3.7배 높은 상태로 반전했다. 한경연은 전자 부품 품목에서 반도체 착시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한경연이 최근 이슈가 됐던 반도체·디스플레이 화학소재 기업들만 분석한 결과,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화학소재 기업의 평균 R&D 지출액이 한국 기업에 비해 무려 40.9배 높게 조사됐다.

관련기사

평균 R&D 지출뿐만 아니라 평균 매출(17.9배), 평균 당기순이익(23.3배), 평균 자산(20.5배) 등 주요 재무 항목도 큰 차이를 보였다. 화합물 및 화학제품, 1차 금속제품, 정밀기기부품 등 핵심 부품·소재 부문에서도 한국 기업의 평균 R&D 지출액이 일본 기업에 비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한국의 부품·소재 산업은 반도체 쏠림이 심한 반면 화학이나 정밀부품 등 다른 핵심 소재·부품에서는 갈 길이 멀다”라며 “우리에게 부족한 핵심 부품·소재 R&D에 대한 꾸준한 지원과 화평법, 화관법 등 화학물질 관련 규제 및 노동 관련 규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