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데이터 저장방식 불투명"…미국 소비자들 제소

아이클라우드 동작방식 명시 않은 행태 문제삼아

컴퓨팅입력 :2019/08/19 10:22    수정: 2019/08/19 17:32

애플이 클라우드서비스의 불투명한 데이터 저장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원고 측이 미국에 거주 중인 모든 아이클라우드 사용자 대표 자격으로 집단소송을 신청한 상태다.

미국 지디넷은 현지에서 두 소비자가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아이클라우드(iCloud)'의 동작방식을 명시하지 않는 애플의 행태에 문제를 제기하며 소장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아이클라우드는 애플이 제공하는 온라인 데이터 저장 서비스다.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과 영상 파일 동기화, 맥 컴퓨터의 메일 앱이나 시스템 백업 데이터 보존 용도로 쓸 수 있다. 애플의 PC와 모바일 기기 사용자가 등록한 애플 계정에 무료로 5GB 저장공간을 제공하고, 다달이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50GB, 200GB, 2TB 크기 저장공간으로 확장 가능하다.

아이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에게 서드파티 클라우드 제공자의 스토리지를 사용 중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고지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삼은 미국의 두 소비자가 애플에 소송을 제기하며 법원에 집단소송을 신청했다.

사용자가 아이클라우드 서비스에 가입해야할 때 약관에 동의를 하도록 돼 있다. 그 내용에는 "아이클라우드가 작동하면 여러분의 콘텐츠는 자동으로 애플에 전달되며 애플에 의해 저장된다"는 문구가 담겨 있다. 그런데 이 내용에는 모든 사실이 언급돼 있지는 않다.

실제로 아이클라우드에 저장하는 사용자 데이터가 항상 애플의 클라우드 서비스 영역에만 보관되는 건 아니다. 아마존웹서비스 또는 구글클라우드플랫폼같은 서드파티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제공업체의 환경에 저장될 수 있다. 약관에는 없고 애플의 'iOS 보안 가이드'에서 언급되는 내용이다.

애플에 소송을 제기한 소비자들은 이 점을 문제삼았다. 애플이 약관 위반, 허위광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불공정경쟁법(Unfair Competition Law)' 위반을 저질렀다는 게 그들 주장이다. 보도에 인용된 소장에 따르면 원고 측은 "클라우드 스토리지 제공자 선택은 사용자가 저장한 데이터 모두를 위임하는 데 관여한다는 점에서 중요하고 실질적인 고려사항"이라고 지적했다.

플로리다주 거주자 안드레아 M. 윌리엄스와 캘리포니아 거주자 제임스 스튜어트가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법원에 집단소송 진행을 요청하고 있다. 집단소송을 통해 미국에 거주중이면서 2015년 8월 20일부터 현재까지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를 유료로 구독하고 있는 모든 미국 거주 애플 소비자를 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원고 측은 iOS 보안 가이드에 언급돼 있는대로 아이클라우드 사용자 데이터가 서드파티 서비스에 저장되기 전에 암호화된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암호화가 서드파티 스토리지의 동작에 관련된 프라이버시 문제를 일부 해결해줄 수 있지만, 데이터 정합성, 스토리지의 안정성, 저장된 데이터가 사용자 요청시 손상되지 않은 채로 접근 가능할 것이라는 보장 등 근본적 우려를 해소해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더불어 아이클라우드의 스토리지 서비스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동작이 애플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에 따라 애플은 이 서비스에 소위 '애플 프리미엄(Apple premium)'이라는 비용을 물게 하고 있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애플의 브랜드에 느끼는 신뢰와 가치 덕분에 지불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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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클라우드는 지난 2011년 6월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에서 소개됐다. 당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조성한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아이클라우드 운영 인프라임을 시사하는 사진도 함께 공개됐다. 당시 데이터센터는 주로 HP 서버로 구축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지만 이듬해 시스템관리자 채용공고를 통해 IBM과 오라클 서버도 함께 사용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비스 출시 후 얼마 되지 않아 아이클라우드에 서드파티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가 함께 사용된다는 추정이 제시됐다. 이후 iOS 보안 가이드를 통해 애플이 서드파티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를 사용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아마존웹서비스와 구글클라우드플랫폼을 사용 중이라는 부분은 지난해 1월 개정된 가이드에 반영됐다. 이전까지 애플은 구글이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를 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