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지연’으로 붙는다…SKT-KT, MEC 기술 경쟁

SKT, 기지국에 MEC 적용하는 신기술 개발…KT, 센터 구축완료 후 서비스 중

방송/통신입력 :2019/08/13 16:12    수정: 2019/08/13 16:40

‘초저지연’을 둘러싼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통신 사업자들은 VR·AR·자율주행·스마트팩토리 등 각종 5G 기반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지연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모바일에지컴퓨팅(MEC)’에 집중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는 초저지연을 보장하기 위해 MEC센터 구축 및 기술 개발 경쟁을 시작했다. 다만 LG유플러스는 자사 서비스 일부에만 MEC를 적용, 본격적인 경쟁에서는 한 걸음 멀어져 있는 모양새다.

MEC는 이용자와 가까운 곳에 설치한 소규모 데이터센터를 통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이다. 데이터를 전송하는 물리적 거리가 줄어드는 만큼 지연시간도 단축된다. MEC는 초저지연이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수적인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 SKT, 12개 지역에 MEC 센터 구축….'초엣지' 기술도 개발

SK텔레콤은 이날 MEC 기술에 대해 설명하는 간담회를 열고, 현재 12개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MEC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 12개 지역에 구축된 MEC 센터는 기존 4단계(스마트폰-기지국-교환국-인터넷망-데이터센터)를 거쳐 완료되는 데이터 전송 과정을 2단계(스마트폰-기지국-교환국)로 줄이는 역할을 한다. 전송 과정이 단축되면서 지연시간도 줄어든다.

특히 SK텔레콤은 이용자 최접점인 기지국 단에 MEC를 도입하는 기술 개발도 완료했다. 이는 SK텔레콤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기술로 ‘초엣지’라는 이름을 붙였다. 기존 MEC 센터가 교환국 단에 구축된 MEC를 통해 서비스가 제공됐던 반면, 초엣지는 한 단계 전인 기지국에서 데이터가 처리된다. 데이터 전송 과정이 1단계(스마트폰-기지국)로 줄면서 지연시간은 한층 단축된다.

이강원 SK텔레콤 클라우드랩스장이 '5GX MEC'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이강원 SK텔레콤 ICT기술센터 클라우드 랩장은 “기존 클라우드의 지연시간이 30ms(밀리미터세컨드) 이상인 반면, MEC를 통하면 지연시간은 10ms 이하로 줄어든다”며 “기존 엣지 클라우드 보다 한 단계 더 진화된 초엣지를 적용하며 지연시간은 더 줄어들고,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으면서 보안성도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초엣지 기술을 B2B 영역에 적용할 방침이다. 협업을 체결한 파트너사 인근에 있는 기지국에 초엣지 기술을 적용, 한층 빠르고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일반 MEC에 비해 초엣지가 적용된 경우, 수 밀리세컨드 가량 더 응답속도가 빠르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연내 초엣지 기술을 분당 5G 클러스터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연속도 단축을 통해 다양한 혁신기업이 새로운 5G 서비스를 만들도록 지원하기 위함이다.

■ KT, 한발 앞선 기술 개발…이미 MEC 기반 서비스 제공 중

KT는 SK텔레콤보다 한발 앞서 MEC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경험’을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실제로 KT는 지난 3월 전국 8곳에 MEC 센터를 구축해 놓은 상태다. 그중 서울 혜화와 서부산 등 2곳에는 ‘5G IT 에지 클라우드’도 구축했다.

‘5G IT 에지 클라우드’는 MEC 기술을 기반으로 기지국과 통신센터에 자체 캐시서버와 CDN(Contents Delivery Network) 서버 등을 내장해 지연 시간을 단축하는 서비스다.

KT는 이미 ‘5G IT 에지 클라우드’를 적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자체 보유 중인 5G 특화 미디어 서비스 e스포츠 라이브, 라그나로크:클릭 H5, 뮤지션 라이브 등에 5G IT 에지 클라우드를 우선 적용했다”며 “B2B 분야에서는 아프리카TV와 제휴를 맺고 초저지연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고 설명했다.

KT 직원들이 5G 에지센터에서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사진=KT)

KT는 향후 초지지연에 대한 니즈를 분석한 후, 기지국 단에 MEC를 적용하는 기술 적용도 검토할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자체 분석에 따르면 초저지연을 많이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은 교환국부터 MEC를 적용해 인터넷망 지연을 단축하는 것”이라며 “향후 5G 네트워크가 고도화됨에 따라 지연시간을 한층 더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기지국 단에 MEC 적용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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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LG유플러스는 경쟁사와 같이 공세를 펴진 않지만, 일부 5G 기반 서비스에 MEC를 적용하는 등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MEC 기술을) 클라우드 게임에 적용하거나 적용 예정인 곳은 있지만, MEC 자체를 위한 사업부는 없는 상태”라며 “다만 5G 기반 서비스에 지연시간 단축은 필요한 만큼, 벤더들과 논의해 MEC를 차차 적용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