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편중 구조, 교역 여건변동에 더 취약"

한국금융硏,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금융입력 :2019/08/13 17:13

한국금융연구원이 대외 여건 악화 등으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에 비해 하향 조정했다. 반도체 위주 경제 구조로 인해 다른 국가에 비해 글로벌 교역 여건 변동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할 수 있다는 게 하향 조정 이유 중 하나다.

13일 한국금융연구원은 2019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에 비해 0.3%p 낮아진 2.1%로 예측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하향 전망의 이유로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국내 수출 및 투자 회복의 지연, 상반기 민간 부문의 경제 지표 부진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구원 측은 이어 "장기화되고 있는 미·중 무역협상 및 기술 분쟁,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 규제 등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우리나라 투자 및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우리나라 수출 산업편중도가 높아 주요국들에 비해 글로벌 교역 여건 변동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세계은행에서 발표한 국가별 수출의 산업편중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7년 기준 0.14로 ▲미국(0.07) ▲중국(0.07)▲일본(0.12) ▲주요 유럽국(0.05)에 비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산업편중도 수치가 높으면 높을 수록 국가 총 수출에서 특정 산업 의존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6일 천안사업장 내 반도체 패키징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최근 일본 수출 규제 조치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부문 편중이 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교역 조건이 나아지지 않아 국내 반도체 산업이 어려워지면, 관련 설비투자와 수출도 하락해 국가 경제가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지속될 수 있는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총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10.2%에서 2018년 3분기 22.3%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실제 우리나라 총투자 중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통신기술 투자 비중은 2017년 약 34%에 달했다. 이 때문에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설비투자가 전년 대비 5.3% 하락할 것으로 점쳤다.

한국금융연구원은 반도체 수출 감소와 함께 투자도 둔화될 위험이 있어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원 측은 "우리나라 주요 생산품에 필요한 중간재가 안정적으로 조달될수 있도록 일정 부분은 국내 생산을 가능케 해주는 설비투자가 필요해 보인다"며 "주요 산업의 핵심 부품이나 주재료의 조달이 안정적일 수 있도록 체계적인 점검과 관리가 요구되며 필요한 경우 해당 분야의 설비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밖에도 한국금융연구원은 "다른 산업의 육성을 통해 대외 경기에 대한 민감도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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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한국은행 금리 인하와 정부의 추경 등 경기 부양 정책, 미국과 유로 지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 확대 가능성 등은 하반기 성장경로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내다봤다.

한국금융연구원은 "경기 둔화 국면이 지속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확장적인 통화 및 재정정책 조합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