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게임산업협회, 국내 게임사 중국 진출 길 연다

관계부처 노력에 게임업계는 기대와 회의 공존

디지털경제입력 :2019/08/07 14:24

지난 5일 중국 상하이 신국제박람회장에서 막을 내린 게임쇼 차이나조이 2019에서는 한국 게임의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 중국 시장 진출이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국내 게임사 대부분이 차이나조이 참가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게임사의 입지가 나날이 약해지고 있다. 차이나조이 현장에서 만난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유비소프트와 닌텐도, 소니 등 글로벌 게임사가 마련한 전시관에 관람객이 구름 같이 몰려드는 모습을 바라보며 중국 시장에서 한국 게임의 발자취가 완전히 지워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렇듯 사드 정국 이후 한국 게임사에 유독 굳게 닫힌 중국 게임시장 진출 길을 열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산업협회가 나선다.

박양우 장관 취임 이후 게임산업 진흥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는 판호 발급 중단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게임사를 위해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선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한중게임저작권교류협력약정을 체결했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달 말 예정된 한중일 3개국 관광 장관회의에서 판호 관련 문제를 중국 측에 건의한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지난 2일 중국 상하이에서 2019년도 국제게임상업총회에 참가해 한국과 중국의 게임산업의 협력을 위한 협약을 '한중게임저작권교류협력약정'을 체결했다.

중국게임출판업무위원회와 체결한 이번 협약을 통해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양국의 게임 관련 법률과 정책을 이해하고 게임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한다.

이번 협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한국게임산업협회가 보다 효과적인 협약을 위해 한국저작권위원회의 지원을 받았다는 점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한국저작권위원회와 함께 한-중 게임 저작권 협력 교류회를 개최하고 업계 종사자 간 문화 교류와 상품 교역 등에서도 협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 최승우 정책국장은 "이번 협약은 그 동안 협력 관계를 한 단계 강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생각한다. 양국 게임산업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게임산업협회의 이런 노력을 두고 게임업계는 기대와 회의감을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한국 게임을 찾아볼 수 없었던 차이나조이2019 넷이즈 부스

한 게임 퍼블리셔 관계자는 "관계부처가 사태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섰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가 게임업계의 숙원이었던 PC온라인게임 결재 한도 폐지와 셧다운제 개선을 결정할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판호 사태 해결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중국 내 한한령 기류가 이전보다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라인게임즈 중국지사의 웬디진 사업총괄은 "과거에는 중국 내에서 한국 연예인의 이름조차 언급이 안 되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그 정도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다른 콘텐츠 산업에서 한한령의 강도가 약해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 게임에 대한 규제도 서서히 풀릴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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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회의론을 보이는 이들은 관계부처가 중국 당국에 의견 전달을 여러 차례 했지만 지금까지 달라진 것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한 개발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문화체육관광부가 꾸준히 중국 당국에 판호 발급 문제에 대해 의견을 전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은 한국게임을 차별한 바 없다고 답하고 있다"라며 "관계부처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어차피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은 중국이다. 국내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인지 걱정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