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제한 카드 꺼낸 정부, 과거는 어땠나

2008·2011년에도 시장 불안 대응책으로 사용

금융입력 :2019/08/07 15:38

"금융위원회에서 관계기관과 여러 차례 간담회를 진행했다.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자사주 매입 제한 규제 완화·공매도 제한 등은) 언제든지 시행 가능하도록 검토를 마쳤다. 다만 구체적인 방안과 시행일 등은 말할 수 없고, 시장 상황에 따라 검토할 것이다."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긴급 거시 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정부가 가용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정책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자사주 매입 규제를 완화해 기업들이 주가를 부양할 수 있도록 돕고, 개인 투자자의 불안감을 줄일 수 있도록 일시적 공매도 제한 카드를 꺼내들 채비를 마쳤다는 것이다.

2019년 8월 2일과 8월 6일 공매도 상위 10위 업종.(자료=공매도 종합 포털)

일본 수출우대국가 명단(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와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상황이 불확실해진 지난 2일부터 국내 주식시장의 공매도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 8월 1일 4천550억원, 2일 5천545억원, 5일 6천31억원, 6일 6천60억원으로 집계됐다. 4거래일 동안의 공매도 단순 평균액은 5천696억원5천만원으로, 7월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 4천112억원 대비 1천584억5천만원(27.8%)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정부 대응책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시작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촉발된 국내 주식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적용됐다.

2008년 10월 1일부터 적용된 공매도 제한은 2009년 5월 20일 해지, 비금융주에 대해선 2009년 6월 1일 해지됐다. 232일간 공매도가 제한된 것이다. 2008년 당시 국내 주가 하락세가 이어졌으며 공매도 규모가 확대됐다. 2008년 6월 월 평균 공매도 금액은 3조1천억원을 기록, 2007년 월평균 1조7천억원 대비 82.3% 증가했다. 2008년 2분기 주가 하락세가 두드러진 이후 전체 거래금액 대비 공매도 규모는 5.3%(2008년 8월)까지 늘어났다.

레드카드 자료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2011년에는 8월 10일부터 3개월 간 한시적으로 공매도 금지 조치가 적용됐다. 2011년 11월 10일부터 비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금지 조치는 해제됐다. 다만, 금융주 공매도 금지는 2008년 10월 1일부터 2013년 11월 14일까지 이어져왔다.

관련기사

당시 국내 주식시장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 유럽 재정위기 확산이라는 국제적 이슈에 영향을 받았다.

2011년 8월 8~9일 코스피는 2거래일 연속 사이드카가 발동됐으며, 코스닥도 2일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2011년 상반기 일 평균 1천억원 수준이었던 공매도 규모가 8월 2~5일에는 일 평균 3천147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