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산업에 숙제 남긴 차이나조이2019

중국 시장 진입 더욱 어려워질 것…수집형RPG 장르 경쟁 심화

디지털경제입력 :2019/08/05 11:30

중국 상하이 신국제박람회장에서 진행 중인 차이나조이2019가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5일 폐막을 앞두고 있다.

규모 면에서 글로벌 게임쇼를 통틀어 가장 큰 규모로 펼쳐지는 차이나조이는 매년 달라지는 중국 게임시장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게임쇼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올해 차이나조이는 총 15개 전시관에서 행사가 진행됐다. 인텔과 퀄컴은 각각 전시관 하나를 통채로 사용하며 B2C 행사를 진행했으며 지난해 B2C 부스에서 진행된 코믹&애니메이션월드어메이징엑스포와 B2B 부스에서 진행된 세계모바일게임컨퍼런스는 사라졌다.

차이나조이 2019 공식 포스터.

출품된 게임의 수도 크게 줄어들었다. 차이나조이 2019 현장을 찾은 한 국내 게임사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지난해부터 판호 발행 수를 크게 줄이고 시장에 출시되는 온라인게임의 총량을 제한하겠다는 정책을 편 여파가 차이나조이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차이나조이 2019 현장에서 또 하나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대형 게임사와 중소 게임사가 완전히 다른 시장을 겨냥한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모든 게임사가 MMORPG와 수집형 RPG에 집중하던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다.

텐센트와 넷이즈 등 대형 게임사는 RPG 일변도였던 과거와 달리 다양한 장르를 선보였다. 특히텐센트가 개발 중인 콜오브듀티 모바일은 인게임 텍스처와 광원을 활용한 질감 표현이 다른 모바일게임이 아닌 전세대 콘솔 게임과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 수준이었다.

차이나조이 B2C 부스

반면 중소 게임사는 중국 내에서 2차원게임이라 부르는 수집형 RPG를 주로 선보였다. 여성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미소년을 소재로 한 게임 비중이 높았다는 점도 예년과 다른 모습이다.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차이나조이 2019에서 나타난 이런 현상이 중국 진출을 타진하거나 중국 게임과 경쟁해야 하는 한국 게임업체에게 큰 숙제가 될 것이라 전망한다.

차이나조이에 출전할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중국 게임사들조차 신작 출시에 제약을 받고 판호 발급조차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현장 분위기에서 드러났다. 한국 게임사가 중국에 진출하는 것은 더욱 어려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올해 판호 발급 건수는 300건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3천 건이 넘는 판호가 발급됐던 작년과 비교하면 1/10도 안 되는 수치다.

텐센트가 개발 중인 콜오브듀티 모바일.

중국의 중소게임사가 수집형 RPG에 집중하는 상황은 국내 중소게임사에게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중소 게임사가 비교적 적은 인력과 제작비로 만들 수 있는 수집형 RPG 장르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와중에 중국산 수집형 RPG가 국내에 물밀듯이 출시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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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모바일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수집형 RPG는 업데이트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얼마나 자주 선보이는지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장르다. 많은 개발 인력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중국 게임사와 경쟁에서 국내 게임사는 불리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간 국내 게임사가 만든 수집형 RPG가 중국산 수집형 RPG보다 우위에 있다고 평가받던 부분은 인게임 일러스트. 정확히는 색감 표현이 우수하다는 점이었다. 이는 중국 게임사들도 인정하던 부분이다”라며 “하지만 꾸준히 이어진 하청과 외주 작업으로 중국 일러스트레이터들도 이런 부분이 최근 몇 년 사이에 크게 발전했다. 수집형 RPG 장르에서는 사실상 개발력 격차가 전혀 없는 수준이다”라며 중국산 게임과 경쟁에서 국내 게임사가 고전할 것이라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