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SW업체들이 제시한 국산SW 육성 방안은

외산 보다 낮은 유지관리비 등 개선 촉구

컴퓨팅입력 :2019/08/01 18:16    수정: 2019/08/01 23:30

"외산 소프트웨어(SW)기업과의 공정한 경쟁 환경 확보가 필요합니다. 국산SW 단가 및 유지관리비는 5~7%로 22%의 외산 SW보다 너무 낮습니다."(한상욱 티맥스오에스 대표)

"상용SW를 중심으로 국산SW가 발전하면 IT한류를 만들 수 있습니다."(이강수 더존비즈온 부사장)

"SW강국 실현을 위한 토털 SW 플랫폼 육성이 시급합니다.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 주도 SW 마켓 플랫폼도 강화해야 합니다."(이해석 인프라웨어 대표)

1일 국회에서 열린 '국산SW 살리기 혁신방안 토론회'에서 티맥스오에스, 더존비즈온, 인프라웨어 등 국내 대표적 SW기업 경영자들이 내놓은 국산SW 활성화 방안이다.

이 토론회는 혁신성장협의회와 한국SWICT총연합회(총연),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등이 주최하고 SW정책연구소,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한국상용SW협회가 후원했다.

'대한민국 미래 경쟁력은 SW산업이다'를 주제로 발표를 한 한상욱 티맥스오에스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4월 22일 언급한 SW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당시 문 대통령은 "세계에서 소프트웨어를 가장 잘 하는 나라를 만들겠다." "4차산업혁명 선도국가 진입을 위한 마지막 연결고리는 소프트웨어다" "우리 미래 세대에 물려줄 가장 중요한 유산은 소프트웨어 경쟁력이다"고 말한 바 있다.

한 대표는 현대차, LG전자, 한화 등 국내 대형 제조사 3곳의 영업이익을 합쳐도(9조2000억 원)도 미국 IT기업 한 곳의 영업이익(13조 7000억 원)보다 못하다면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한국의 글로벌 SW기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상욱 티맥스오에스 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이어 그는 SW원천 기술은 새로운 국가 산업 성장 동력이라면서 "연구원이 우리 회사에 900명이나 된다 국산SW는 우수 R&D 인력 고용을 지속적으로 창출, 일자리 창출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글로벌SW기업의 국내 시장 진입 장벽이 너무 낮고 일부 정책은 현실에 맞지 않다면서 "국산 SW 육성 및 글로벌 진출을 위한 효과적 정책과 지원이 부족하다"며 아쉬워했다.

특히 그는 "독일에 가보면 SAP는 영웅"이라며 국산SW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제안으로 ▲국산SW를 활용한 ODA(공적개발원조) 추진 ▲국산 상용SW 생태계 조성 ▲정부 및 공공기관의 국산SW 베스트 프랙티스 사례 창출 등을 제시했다.

또 국산SW산업 육성을 위해 ▲외산SW기업과의 공정한 경쟁 환경 확보 ▲SW산업 정의 및 선택과 집중 지원 ▲글로벌 진출을 위한 현실적 지원 등 세가지를 제안했다. 티맥스오에스는 2015년 2월 설립됐고, 임직원은 507명이다.

이어 발제 강연을 한 이강수 더존비즈온 부사장은 국내 상용SW 기업간 상생 및 협업이 필요하다면서 "대중소 상생 협력 체계가 만들어지면 더존이 매출 1조원을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더존비즈온은 22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1991년 더존소프컴으로 출발한 회사는 2003년 ERP 전문기업 더존다스를 설립한데 이어 2006년 더존비즈온으로 상호를 변경,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강수 더존비즈온 부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국산SW가 SW개발 인재 고용률이 월등히 높다면서 "역량이 입증된 국산SW기업의 공공시장 진출 확대는 SW핵심인 연구개발을 비롯해 다방면의 인재에게 더 많은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동서발전이 전력산업 최초로 국산 ERP를 도입했다고 소개한 이 부사장은 "공공SW시장 레퍼런스 확보는 국산SW 품질강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로 이어진다"며 공공시장의 마중물 역할을 강조했다.

이해석 인프라웨어 대표는 지난해 기준 정부 주도 SW과제 지원 사업 지원금 총액이 1조 6000억 원이라면서 "시장 상용화 지원 미비 등 정부지원 사업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산발적인 정부 주도 과제 운영 및 개별 솔루션 중심 과제 치중으로 글로벌 IT기업이 보유한 토털 IT SW와 경쟁에 한계가 있다면서 "정부 차원의 토털 SW 플랫폼 과제 진행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해석 인프라웨어 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기업에 이어 발표를 한 김두현 건국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한국정보과학회 수석부회장)는 국내 SW산업이 처한 상황을 이야기하며 "시야를 보다 넓게 갖자"고 주문했다.

SW 와 AI를 비교한 김 교수는 "AI는 기술적으로 SW의 일부이지만 응용은 SW 그 이상"이라며 "SW와 AI의 분리적 정책은 시너지 동력 약화를 초래한다"고 진단했다. SW와 AI를 분리한 대표적 정책으로 대학원에 AI 학과를 별도로 설립하는 것을 들며 "이는 컴퓨터 분야 학제 체계에 분파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의 개선 방향으로 미국 NSTC 같은 강력한 컨트롤타워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국회에 계류중인 소프트웨어진흥법이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분절, 시너지를 만들기보다 규제를 통한 SW시장의 경직성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면서 "대중소기업 간의 합리적이고 건전한 상생형 계약을 유도하는 총체적 진흥에 초점을 둬야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상용SW 시장에 공개SW는 장애물이라는 시각도 문제가 있다면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상용SW와 공개SW의 상생형 시장 창출을 지원하는 대학 및 연구소 R&D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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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행사를 주최한 혁신성장협의회 공동 대표인 석제범 IITP 원장은 "SW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OECD 평균 이하"라며 "4차산업혁명의 핵심은 SW지만 연구개발 투자 확대, 규제 완화, 창의적 인재 양성 등 아직 SW산업이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산SW를 살리자는 거는 국산SW가 죽을 맛이라는 뜻 아니냐"고 반문하며 "국산 SW를 진흥하려면 정당한 보상 체계와 제 값받기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규성 혁신성장협의회 수석공동대표(앞줄 왼쪽 다섯번째) 등 참석자들이 1일 국회에서 열린 국산SW살리기 혁신방안 토론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