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김동건 PD "청소년 시기의 삶은 게임을 만드는 중요한 재료"

코딩은 자신의 삶을 표현하는 수단

디지털경제입력 :2019/07/30 17:34

"개발자는 알게 모르게 게임에 자신의 과거를 반영한다. 게임을 만들꺼리를 찾는 곳은 청소년기의 나 자신이다"

넥슨 데브켓스튜디오 김동건 프로듀서는 3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진행된 NYPC 토크콘서트에서 게임 개발자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청소년 시기의 삶을 가치있게 보내라고 조언했다.

김동건 프로듀서는 "청소년 시기의 삶이 게임을 만드는데 훌륭한 재료가 된다고 말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잘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청소년들 앞에서 부럽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한 김동건 프로듀서는 현재 시장에 출시된 게임은 모두 수십년 지난 재료로 만들어진 것이며 미래의 게임은 현재 청소년들의 삶이 재료가 되어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소년 시기의 삶의 중요함을 강조한 김동건 프로듀서

김 프로듀서는 "게임을 만들면서 많은 반성과 고민을 한다. 그럴 때마다 어릴 때 이렇게 살아서 게임도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라며 자신의 대표작인 마비노기의 개발 경험을 예시로 들었다.

그는 마비노기 곳곳에 자신의 청소년기 흔적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켈트지방 음유시인의 이야기라는 뜻을 지닌 마비노기라는 제목은 자신이 어릴 때 즐긴 PC게임 바즈테일에서 따온 것이 대표적인 경우다.

이와 함께 김동건 프로듀서는 "마비노기의 캠프파이어는 어린 시절 돌아가신 아버지와 같이 캠핑 했던 기억에서 시작된 콘텐츠다. 아버지의 얼굴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 비일상적인 체험이 강렬하게 머리에 남아 게임에 반영됐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친아버지와 새아버지 모두 돌아가셨다. 마비노기에 죽음이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이런 경험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마비노기에서 캐릭터의 체력이 모두 소진되면 행동불능이 됐다고 표기된다.

게임 개발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자신이 처음으로 즐길 게임인 로드러너 때문일 수 있다는 이야기도 이어졌다. 로드러너에 포함되어 있는 스테이지 제작 툴이 재미있어서 이를 자주 이용했는데 만약 처음 접한 게임이 로드러너가 아니었다면 게임 개발을 하게 됐을 것인지는 알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마비노기에는 김동건 프로듀서가 보낸 청소년 시절의 흔적이 담겨있다.

김 프로듀서는 "이런 식의 경험은 게임 개발자라면 누구나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기 인디게임 컵헤드 역시 개발자가 어릴 때 봤던 애니메이션을 재현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만들어졌다. 모두 이런 경험을 토대로 게임을 만들게 된다"라며 "청소년 여러분이 지금 놀고 있는 것, 즐기는 것이 미래의 재료가 된다"고 말했다.

또한 "게임을 만드는 것은 다른 이에게 공감을 얻는 행위다. 특히 게임은 자신의 체험을 다른 이에게 전달하는데 가장 뛰어난 미디어다. 개발자는 자신의 체험을 게임을 통해 재연하고 반복하고 전달할 수 있다"라고 강조하고 "게임의 중요한 특징은 스토리텔링과 상호작용이다. 청소년 시기의 삶은 스토리이며 이를 전달하는 상호작용은 코딩으로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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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말미에 김동건 프로듀서는 현장을 찾은 청소년들에게 게임을 만드는 것을 자신의 스토리를 코딩하는 것으로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코딩을 배워서 어디에 쓰냐는 질문을 받는다. 나는 자신의 삶을 표현하는데 사용하라고 답하고는 한다. 이는 게임을 만드는 데 사용하라는 제안이기도 하다"라며 "청소년 여러분의 삶은 게임을 만드는 중요한 재료다. 소중히 관찰하고 간직해야한다. 그 재료를 다른 이도 체험할 수 있게 게임으로 만들어봤으면 한다. 미래의 뛰어난 개발자가 이 자리에서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