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해외 진출" 외친 정보보안 업계

"커스터마이징에 발목 잡히는 관행 바꿔야"

컴퓨팅입력 :2019/07/30 11:22

정보보안업계가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금까지 글로벌 시장에 도전해온 경험을 토대로, 세계 최초 상용화된 5G 기반 보안 산업을 선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는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스카이뷰 섬유센터 중회의실에서 정보보호의 날 유공자를 초청, 수상을 축하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 정보보호 산업이 추구해 나갈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2019년도 정보보호 포장을 수상한 이성권 수산아이앤티 대표는 "과거 개별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해왔는데, 시장에 부딪혀본 경험이 축적된 기업들이 연합을 구성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보안 기업들이 글로벌이라는 공통의 목적을 위해 경험을 나누고 부족한 점을 채우자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개선돼야 할 점으로 대가 없이 고객사별 제품 커스터마이징을 제공하는 업계 관행을 꼬집었다. 이성권 대표는 "특정 고객사만을 위해, 대가 없이, 제안요청서를 만들고, 개발하는 것이 우리나라와 사이버 보안 강국인 이스라엘과의 차이점"이라며 "이 부분에 대한 진지한 업계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성권 수산아이앤티 대표

아시아-태평량 정보보안 리더십 공로 프로그램(ISLA) 시상식에서 정보보안 프로젝트 관리 전문가 부문 1등상을 수상한 이동범 지니언스 대표도 의견을 같이 했다.

이동범 대표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기술 수준이 낮지 않은데, 커스터마이징 문제로 발목이 잡히곤 한다"며 "보안업계 커스터마이징 문제는 기술력을 매우 다양하게 갖춘 자동차 업체를 수제 자동차 점포로 전락시키는 듯하다"고 언급했다.

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위해선 산업 규모의 성장과 우수한 인력 유입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정보보호 훈장을 수상한 박춘식 아주대학교 교수는 "연구인력들이 5G, 클라우드 등 '뜬다'는 소리가 나오는 분야로 이리저리 움직이는 상황"이라며 "꾸준한 인력 양성을 위해 정부가 지속적인 연구 지원을 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재 육성을 아무리 해도 산업이 없으면 인재들이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다"며 "정보보호 산업이 10조 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춘식 아주대학교 교수

정보보호 포장을 수상한 조영철 파이오링크 대표는 "보안 산업에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유니콘' 기업이 나와야 우수한 인재들이 유입될 수 있다"며 "과거 시스템구축(SI) 업계 소프트웨어 인력들이 '3D 업종'이라 불리는 등 어려움을 겪었는데, 산업 발전이 이뤄지지 않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4월 발표한 5G 전략의 일환으로 융합 서비스 보안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내년 RSA 컨퍼런스에서는 실증 사례들을 소개한다는 계획이다.

오용수 과기정통부 정보보호정책관은 "국내 보안 시장 및 투자 규모가 작은 편인데 5G를 계기로 삼아 새롭게 나타날 글로벌 공급망에서 국내 기업들이 전문 벤더로 활약할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5G+ 전략 내 보안 사업 관련 구체적 작업들이 진행될 예정이고, 내년 RSA에서는 대표적인 5G 기반 융합보안 실증 사례들을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