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정제마진' 악화로 2분기 영업익 41.6% 감소

시황 개선·IMO2020 효과로 하반기 전망은 밝아

디지털경제입력 :2019/07/26 17:24

SK이노베이션이 지난 2분기 정제마진 악화 등 업황 부진으로 전년 대비 41.6%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3조1천36억원, 영업이익 4천975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2.5%, 영업이익은 41.6% 감소한 것이다. 이로써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25조9천522억원, 영업이익은 8천286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익성이 악화된 가장 큰 이유는 정유업계의 실적을 좌우하는 정제마진이 역마진에 가까워지며 손익분기점 아래로 하락한 탓이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인 휘발유·경유·나프타 가격에서 원료비를 뺀 가격이다. 정제마진이 낮아질수록 정유사의 수익도 감소한다. 또 역내 화학제품 공급 증가와 글로벌 무역분쟁 등 최악의 경영 환경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 LiBS 증평 공장 전경.(사진=SK이노베이션)

다만 이번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뛰어넘는 것이라 주목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3천557억원 수준이었다.

직전 분기인 올해 1분기(매출 2천550억원·영업이익 1천664억원)와 비교해도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50.3% 증가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당사는 정유-비정유부문의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각 사업이 모두 양호한 성적을 거둔 가운데 시장의 예상을 뛰어 넘는 실적 개선을 이끌어 냈다"고 설명했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석유사업은 전 분기 대비 2천856억원 증가한 2천79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인한 유가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해 원유 수급을 최적화하고, 글로벌 시장 판매량 증대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화학사업은 파라자일렌(PX) 시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2분기 전체 영업이익의 약 37%에 해당하는 1천84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윤활유사업은 글로벌 마케팅 강화로 전 분기보다 개선된 78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두 비정유사업이 2분기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2.8%에 이른다.

석유개발사업은 운영 비용 감소에도 2분기 중 진행된 '페루56광구' 정기 보수, 가스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44억원 감소한 5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의 2019년 2분기 실적. (자료=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은 재고관련 손실 감소와 운영 비용 절감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198억원 개선된 67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소재사업은 고객사 생산 스케줄 일시 변동에 따른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판매량 감소로 전 분기 대비 32억원 감소한 27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향후 전망은 밝은 편이다. 정제마진 하락세가 점차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또 IMO2020을 앞두고 테스트용 저유황 연료유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한 정제마진 상승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IMO 2020은 국제해사기구(IMO)가 내년부터 선박연료의 황 함유량 기준을 3.5%에서 0.5% 이하로 규제하는 조치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자회사 SK에너지가 울산CLX에 건설 중인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도 내년 상반기 완공 및 상업 가동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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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김준 사장은 "2분기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선제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노력으로 각 사업이 안정적인 성과를 기록, 회사가 업계 내 차별화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배터리·소재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독하게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주당 1천600원의 현금 중간배당을 의결했다. 이번 중간배당은 지난 2017년 최초 시행한 이래 3년 연속으로 진행한 것이다. 주당 중간배당금은 지난해와 동일하며, 지난해 주당 전체배당금 8천원의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중간배당 총액은 1천411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