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부품’ 업계, 2Q도 먹구름

증권가 “전방 산업 부진 따른 수요둔화·가격하락이 원인”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07/15 16:36    수정: 2019/07/16 13:41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부품 업계가 올해 2분기에도 실적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전방 시장의 수요둔화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15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오는 23일, 삼성전기는 오는 24일, SK하이닉스는 오는 25일, 삼성전자는 오는 31일에 각각 2분기 연결기준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가는 2분기 실적 전망으로 삼성디스플레이(애플 호재)를 제외한 이들 기업 모두가 전년 동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스마트폰, TV, PC 등의 전방 시장의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 삼성·SK, 전년比 반도체 영업익 ‘반토막’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2분기 반도체 사업 실적으로 매출 14조5천710억원, 영업이익 3조4천530억원을 전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3.74%, 영업이익은 70.25%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도 부진이 예고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시장 평균치)는 매출 6조4천292억원, 영업이익 7천441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8%, 영업이익은 86.65%나 감소한 수준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의 2분기 실적에 대해 “D램 가격 하락이 출하량 증가와 원가율 개선 효과를 상쇄하며 실적 감소세가 지속됐지만, 낸드는 출하 증가율이 기대치를 크게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은 매출 6조3천억원, 영업이익 6천723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출하량은 경기 불확실성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기대치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분기말 발생한 원/달러 환율의 급락과 낸드 부분의 재고평가손실 추가 반영 등으로 인해 예상 대비 낮은 수익성을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 삼성·LG,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서 실적 ‘희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양사 모두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는데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로부터 위약금 명목으로 수익을,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불용재고 처리로 손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갤럭시S10 시리즈’. (사진=씨넷)

키움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 실적은 매출 6조3천440억원, 영업이익 7천790억원이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97%, 영업이익은 472.79% 증가한 수치다.

반면, LG디스플레이 2분기 실적은 에프앤가이드 실적 컨센서스 기준으로 매출 5조9천355억원, 영업적자 2천846억원이 예상된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5.7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작년 1천401억원 흑자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2분기 연속 적자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LCD(액정표시장치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이 감소하고, 패널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소형 OLED 사업에서 일회성 비용까지 발생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 삼성·LG, 스마트폰 성적이 부품 실적도 갈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조9천887억원, 영업이익 1천874억원이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8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9.36% 줄어든 수치다.

애플의 ‘아이폰XS’. (사진=애플)

LG이노텍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조4천980억원, 영업이익 72억원이 예측된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31%, 영업이익은 46.42% 감소한 수준이다.

증권가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2분기 주요 거래선인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의 스마트폰 사업에서 영향을 받아 엇갈린 성적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양사의 핵심 사업인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 사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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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2분기 카메라 모듈 사업에서 LG이노텍은 193억원의 적자(신한금융투자 기준)를 기록한 반면, 삼성전기는 390억원 흑자(유진투자증권 기준)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당초 미중 무역갈등 영향으로고객사(애플)의 스마트폰 판매 감소와 부품 협력사들의 실적부진이 예상됐었다”며 “스마트폰 출하량 부진 영향은 멀티카메라 채용률 상승(듀얼, 트리플)으로 만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