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반도체·디스플레이 긴급 사장단 회의’ 개최

日 수출규제 장기화 조짐, 삼성 '반도체·디스플레이' 대응책 논의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07/14 15:21    수정: 2019/07/15 11:2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디스플레이 경영진을 소집해 긴급사장단 회의를 열었다. 일본의 핵심소재 수출규제와 관련해 해법을 논의하기 위함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2일 일본에서 귀국한 후, 다음 날(13일) 곧바로 삼성전자 반도체디스플레이 경영진들과 긴급 사장단 회의를 진행했다.

긴급 사장단 회의는 삼성전자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을 총괄하는 김기남 DS부문장(부회장)과 진교영 메모리사업부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스1)

이 부회장은 지난 7일 일본 정부의 핵심소재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대응책 마련을 위해 5박6일 간의 일정으로 일본 출장길에 오른 바 있다.

이에 이 부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단기 현안 대체에만 급급하지 말고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의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한다”며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흔들리지 않고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자”고 당부했다.

국내 전자부품 업계에서는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수출규제가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시장의 수요 감소 속에서 삼성전자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차세대 반도체 사업의 차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 조치를 내린 고순도 불화수소는 삼성전자가 2030년 세계 1위 도약을 위해 제시한 ‘반도체비전 2030’의 실현을 가로막을 수 있는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반도체비전 2030의 핵심이 삼성전자의 초격차 기술인 초미세공정에 있고, 이는 일본산 고순도 불화수소에 의존한 극자외선 노광(회로새김) 기술에 있는 탓이다.

더욱이 문제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는 앞서 도쿄 경제산업성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 양국의 양자협의에서 한국을 백색국가(무역규제상의 우대조치 대상 국가)에서 추가로 제외하겠다는 방침까지 언급한 상태다.

국내외 일본 전문가들은 이에 일본의 핵심소재 수출규제가 장기화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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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일본 교역투자 기업인과 증권사 연구원, 학계 통상전문가 등 50명을 상대로 한 긴급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문가들은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한국 기업의 피해 정도가 매우 높다(응답자의 54%)고 응답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응답도 62%에 달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앞서 지난 4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핵심소재 3개 품목(불화수소, 감광액,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사전 수출심사)를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