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 "소비자 데이터로 '아마존 추천상품'과 싸워라"

소비재 업종 글로벌기업 고객경험 차별화 사례 소개

컴퓨팅입력 :2019/07/14 11:10    수정: 2019/07/14 11:19

소비재(CPG) 기업이 아마존같은 거대 온라인 유통 사업자의 영향력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고객경험관리'를 통해 소비자들이 뭘 찾고 싶어 하는지 이해해야 한다. 데이터 통합플랫폼으로 고객경험관리 전략을 실현하라는 세일즈포스닷컴의 메시지다.

수닐 라오 세일즈포스 유통·CPG 담당은 지난주 한국 마케팅 담당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비공개 세미나 자리에서 "요즘은 아마존닷컴에 방문해서 특정 브랜드의 제품을 검색하면 아마존 시스템이 자동적으로 더 저렴한 브랜드의 같은 상품을 추천한다"며 "기업들은 경쟁상황에서 어떻게 싸워나갈지 고민하고 고객들이 뭘 찾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많은 CPG 브랜드가 이런 환경에서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다년간 수집한 소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제품을 제공한다. 대량생산 브랜드가 제공할 수 없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를 확보하는 것이다.

세일즈포스는 세미나 현장에서 이처럼 데이터 기반의 개인 맞춤형 제품으로 소비자를 이끄는 방법을 제안했다. 더불어 유통과정 통합으로 소비자와 마주하는 현장 영업 직원의 의견을 반영한 전략도 소개했다. 이는 데이터를 모아 마케팅과 경험관리에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 구축을 전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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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 데이터에 기반한 고객경험 중심 솔루션 구축해야"

세일즈포스는 최근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지역의 고객 500명을 대상으로 유통과 CPG에 대한 연구조사를 실시했다. 세일즈포스는 CPG 업계 관계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과 우려하는 것, 시장 진출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변화 등에 대해 조사했다.

세일즈포스가 CPG 매출 발생 장소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은 67%의 매출이 아직도 매장 내에서 발생한다고 답했다. 이커머스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오프라인 현장에서 어떤 혁신을 일으키느냐가 주요 매출 혁신을 좌우한다는 얘기다.

라오 담당은 이런 상황에서 CPG 브랜드에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매출 혁신에 나선 사례 유형을 소개했다.

하나는 다년간 수집한 소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제품을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그는 "켈로그라는 (시리얼) 브랜드는 위스키맛, 베이컨이나 그래놀라 같은 것들을 개인 맞춤형으로 만들어 원하는 맛을 주문할 수 있게 했다"며 "대량생산브랜드에서는 제공할 수 없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제품의 전 유통 과정을 통합하는 방법도 있다. 세일즈포스는 자사 솔루션을 사용해 문제를 해결한 사례로 유니레버·AB인베브·코카콜라의 사례를 들었다. 세일즈포스는 자사의 마케팅 클라우드 플랫폼을 사용해 직원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는 영업사원과 고객을 연결하고 이들의 의견을 매출 전략에 반영하도록 지원한다.

세일즈포스가 영업, 커머스, 서비스 등의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을 지원하기 때문에, 특정 상품의 경우 주문을 받아서 매장에 있는 영업 대표와 소통한 후 매장에 물건을 배송하는 배송기사와 연락하는 과정이 하나의 플랫폼 위에서 이뤄진다. 통합된 애플리케이션 위에서 모든 유통이 이뤄지는 것이다.

라오 담당은 "채널 파트너, 유통 사업자 등 다양한 사용자에게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라며 "공급업자와 어떻게 소통해서 유통 리스크를 줄일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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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객·유통채널 변화… 기업 특성에 맞는 전략 구축 필요

세일즈포스는 유통과 CPG 업계에서 두 가지 주요한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 변화와 유통채널의 변화다. 본인이 원할 때 맞춤형으로 서비스받기를 원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소비자의 브랜드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키오스크나 온라인 서비스가 증가했다.

유통채널 또한 복잡하고 다양화됐다. 유통채널들은 더이상 기다리지 않으며,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비즈니스를 쉽고 빠르게 성장시키고자 한다. 오늘날의 유통·CPG 기업은 이러한 유통채널과 소비자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일즈포스가 강조하는 전략은 자사의 특징을 제대로 파악해서 고객과 유통채널 중 어디에 집중할지 결정하는 것이다.

코카콜라의 경우 유통채널에 집중했다. 유통채널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채널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컨설팅했다. 유통채널과 함께 수익성과 매출을 논의하고, 단순한 고객관계가 아닌 파트너십 관계를 형성한 것이 핵심이다.

반대로 아디다스는 유통채널보다는 고객에 집중했다. 세계에 수많은 매장이 있지만 아디다스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매장은 온라인몰인 아디다스닷컴이다. 웹사이트를 통해 소비자를 이해하고 직접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디다스는 이제 더 이상 TV광고를 하지 않고, 그 대신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웹사이트에 집중한다.

문준식 세일즈포스 컨설턴트는 "코카콜라와 아디다스 사례 둘 중 정답은 없다"며 "유통과 CPG 산업의 비즈니스 흐름은 제품의 특징이나 소비자의 관여도, 주요 매출 방식에 따라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각 사례에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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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부분의 소비자 정보는 유통처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브랜드는 원래 최종 소비자의 정보를 알기가 어려웠다"며 "따라서 해당 정보를 얻기 위한 연결 플랫폼이 필요해졌고, 이를 통해 고객과의 연결고리를 파악해 전략을 짜는 방식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세일즈포스는 성공하기 위해 ▲브랜드 방향성 ▲사용 사례 ▲기술 ▲데이터 ▲시스템 순으로 전략을 짤 것을 강조했다. 문 컨설턴트는 "브랜드 방향성을 먼저 정하면 목표가 명확해져서 투자수익률(ROI)을 확실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반면, 시스템부터 만들면 브랜드의 방향성이 모호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