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대기업 총수들과 만찬 "日 수출규제로 많은 대화"

150분 가량 회동...이재용 부회장과는 같은 차에서 내려

디지털경제입력 :2019/07/05 07:45    수정: 2019/07/05 07:46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4일 오후 7시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국내 주요 그룹 총수, IT 경영인과 만찬을 갖고 IT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만찬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이해진 네이버 GIO,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이 참석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오른쪽)이 4일 한국 기업인과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함께 차에서 내려 입장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재용 부회장은 손 회장과 승용차에 함께 타고 만찬장에 도착해, 함께 내렸다. 차량 안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을지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이 별도로 만날 것이란 관측이 많았는데, 시내 모처에서 만나 동승해 이동하며 30분 이상 단독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손 회장과 2016년 9월 이후 3년 만에 공식적으로 다시 만났다. 그러나 두 사람은 매년 7월 글로벌 비공개 최고경영자 모임 '선밸리 콘퍼런스'에서 정기적으로 만나고, 일본에서 만나 골프도 함께 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만찬 자리에서 손 회장과 국내 경영인들은 인공지능(AI)과 5G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모빌리티 등 다양한 IT 기술을 주제로 대화하고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시간으로 예정됐던 만찬은 예정보다 더 길게 진행돼 9시30분 정도에 마무리 됐다.

만찬장에 입장하던 손 회장은 한일관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정치에 대해 모른다"며 답을 피했다. 이재용 부회장 등 한국 참석자들도 답하지 않았다.

손 회장은 만찬 종료 후 '일본 규제와 관련한 조언을 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에 대해 많은 대화를 했다"고 답했다.

손 회장은 IT업계 화두인 AI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그는 100조원 규모의 소프트뱅크비전펀드(SVF)를 통해 세계 70개 기업에 60조 원 가량을 투자했다. 지난 5월 그룹 분기결산 설명회에서도 AI기업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ARM에 234억파운드(약 35조원)을 투자하는 등 반도체 분야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100조원 규모의 SVF는 차량공유업체 우버와 그랩, 소셜커머스업체 쿠팡에도 투자하는 등 인터넷 서비스 분야도 그의 집중 분야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반도체와 AI 등에서, 현대자동차는 자율주행차와 수소전기차 등에서 손 회장과 접점을 갖고 있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는 지난 2001년 일본법인 엔씨재팬을 소프트뱅크와 합작회사로 설립하면서 손 회장과 인연을 이어왔다.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와 야후재팬의 간편결제서비스 페이페이와 경쟁관계다.

한편, 오후 2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손정의 회장은 AI 분야에 집중하라고 제안했다.

손정의 회장은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라며 "교육, 정책, 투자, 예산 등 인공지능 분야를 전폭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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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손 회장은 “한국이 인공지능 후발국이나 한발 한발 따라잡는 전략보다는 한번에 따라잡는 과감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인공지능 활용 중심전략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세계가 한국의 인공지능에 투자하도록 돕겠다”며 “한국도 세계 1등 기업에 투자해라. 이것이 한국이 인공지능 1등 국가가 되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