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다 가진 스펙은 스팸"…IBK 채용 꿀팁 대방출

채용박람회 인산인해...유튜버 고몽, 면접 노하우 강연

금융입력 :2019/07/03 17:14    수정: 2019/07/04 09:57

“자기소개서를 쓰거나 면접을 볼 때 ‘유튭각’ 잡을 때처럼 하시면 돼요. 구독자의 시선을 사로잡을만한 간명하고 최신 트렌드가 담긴 영상을 준비할 때 마음가짐처럼 시의성, 의외성, 덕후력 등을 고려하면 됩니다.”

IBK기업은행이 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한 'IBK내일채용박람회'에서 영화전문 유튜버 ‘고몽’은 면접 노하우에 대해 강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오전 10시30분 채용박람회 개막식 이후 바로 열린 강연임에도 박람회를 찾은 취업준비생들 다수가 연단 앞에 모여들었다.

※유튭각: '유튜브'와 '각(各)'을 합친 말로, 유튜브 영상으로 찍어 올릴만한 소재를 뜻하는 신조어다. 가령 일상생활에서 구독자들에게 반응이 좋을만한 소재나 상황이 펼쳐진다면 “유튭각이다”라는 활용체로 쓸 수 있다.

※덕후력: 어떤 한 분야에 몰두해 전문가 이상의 열정이 있는 일본어 ‘오타쿠’에서 비롯된 말로, 전문성 및 몰입력으로 풀이할 수 있다.

IBK기업은행이 개최한 내일채용박람회에서 영화 전문 유튜버 고몽이 강연하고 있다.

고몽은 면접 준비 시 고려해야 할 시의성, 의외성, 전문성, 창의성, 진정성 등 7가지 요소를 유튭각에 비유해 소개했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내용을 자신의 과거 회사생활이나 유튜버 사례를 재밌게 버무려 발표했다. 그는 입사 3년차 때부터 유튜브를 시작해 3년 만에 40만 구독자를 달성하고서 회사를 관뒀다. 현재 구독자 88만명을 넘겼다.

고몽은 “구독자 186만 대도서관, 331만 보겸, 어린이 유튜버 띠예도 구독자 91만명인데 이들을 제치고 기업은행이 고몽을 강연자로 선택한 이유는 강연료가 싸기도 하지만 내가 5년 동안 회사를 다녔기 때문이다”며 “기업은행도 공공기관인데, 내가 유튜버를 병행하며 다니던 회사도 공공기관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었다”고 말했다.

면접 중요 포인트 중 진정성에 대해 그는 “공단에서 독촉 고지서를 보내고 압류당한 사람을 상담해주는 험악한 일을 하는 징수팀에 속했는데, 상담 요청자들은 화가 나서오더라도 10분정도 진정시키며 응대해주면 대부분 긴장이 풀렸다”면서 “고객에게 맞는 제도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면, 원래 소개해주려 했던 제도를 말하는데도 요청자는 그 진정성을 보고 더 쉽게 납득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IBK내일채용박람회장

또한 고몽은 회사들이 요구하는 ‘창의적 인재’란 문구를 보고 막막해 하는 취업준비생들을 위해 명쾌한 해석을 내놨다.

그는 “회사들이 창의적인 인재를 요구하는데 문제는 그들도 어떤 게 창의적인지 모른다"며 "면접자들을 앞에 두고 객관식처럼 주어지면 고를 수 있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고몽은 “그래서 면접관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선 남들이 다 가진 스펙은 필요 없다. 그건 스펙이 아니라 스팸”이라며 “1년 동안 매일 점심마다 여행하듯이 은행을 다녀와 스마트폰으로 3분간 은행 리뷰를 하고, 은행 직원들을 인터뷰하면 사람들은 그를 은행 전문가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이처럼 뚜렷한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면접지원금 등 동인 마련…참관객들, 부스마다 열띤 참여

IBK내일채용박람회

기업은행 채용박람회에선 이날 현장 면접자들을 대상으로 면접지원금을 2만원씩 지급했다. 박람회장 입장시 바로 면접지원금 지급 부스가 있어 참가자들이 적극적으로 채용 부스를 참관할 수 있는 유인이 됐다.

IBK내일채용박람회 내 우아한형제들 채용부스

실제로 방문자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오전 시간임에도 참가자들은 대부분 채용 부스에서 면접이나 채용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이었다. 인공지능(AI) 자기소개서 분석 컨설팅, 직업심리검사관 등 부설 코너도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

IBK 채용박람회는 기업은행과 서울 동북권 대학이 협력해 개최됐으며, 박람회에 참가한 51개 우수 중소기업들은 현장에서 300명 이상 채용하기로 했다. 대학생뿐 아니라 지역주민들도 채용 면접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참가 기업에는 우아한형제들·바로고·센트비·이스트소프트·같다 등 신산업 업종 회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우아한형제들 채용 부스 앞을 지나며 “오늘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서비스)은 몇 명이나 채용하나?”라고 물었으나, 채용담당자들이 한창 상담을 진행 중이어서 답하지 못할 정도로 열띤 모습이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날 현장 채용은 진행하지 않지만 홈페이지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등 직군에서 입사지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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