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균 원이멀스 대표 "5G 시대 VR 시장의 방점은 게임"

B2B 위주로 성장에서 B2C 시장을 준비해야 될 때

디지털경제입력 :2019/07/03 11:09    수정: 2019/07/03 11:25

VR게임 시장에 대한 지난 몇 년간 평가는 매우 복합적이었다. 시장이 형성되던 당시에는 콘솔, PC온라인, 모바일의 뒤를 이을 새로운 가능성을 지닌 시장으로 기대받았고 이렇다 할 성공 사례가 나오지 않자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평가가 내려지기도 했다.

현재 VR게임 시장은 또 다른 가능성을 마주하고 있다. 스탠드얼론 형태의 HMD(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가 개발되면서 VR기기의 고질적 단점이었던 공간 제약이 크게 개선됐으며 5G 네트워크 보급이 시작되며 언제 어디서나 VR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 시작한 덕이다.

지난 2016년부터 VR게임을 개발한 원이멀스는 VR게임 시장의 상황이 격변하는 와중에 자리를 지키며 개발력을 키운 개발사다.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VR게임 시장이 어떤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지, 어떤 형태로 발전할 것인지에 대한 식견을 갖췄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임종균 원이멀스 대표는 국내 VR게임 시장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 말했다. 초창기 VR게임 산업이 VR방으로 대표되는 B2B 시장 위주로 성장했다면 이제는 개발사가 이용자에게 직접 콘텐츠를 선보이는 B2C 시장을 준비해야 될 때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임종균 대표는 “오큘러스퀘스트 등 스탠드얼론 HMD이 출시되고 5G 네트워크 인프라가 구축되기 시작하면서 이제야 제대로 된 VR게임 시장이 시작되는 느낌이다.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시기가 언제인지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선제 대응을 하기 위해서 기업의 방향도 B2B가 아닌 B2C로 변경했다”라고 말했다.

임종균 원이멀스 대표

임 대표는 VR방에 공급하기 위한 게임을 8개 정도 만들고 나서 B2B 사업에만 매진해서는 VR게임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한판에 7~8분 정도 진행되는 VR방 전용 게임으로는 콘텐츠의 코어 요소를 보여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VR게임을 꾸준히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호기심을 넘어선 재미요소를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5G가 보급이 VR게임 시장을 이끌 것이냐는 질문에는 상상이 현실이 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적어도 2년에서 3년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임 대표는 “5G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성능이 발휘되기 시작해야 그에 맞춘 스마트폰과 VR HMD가 출시 될 것이며, 이렇게 하드웨어가 보급된 후에야 이를 활용할 각종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이제야 2핸드 컨트롤러와 6자유ㅂ를 지원하는 스탠드얼론 HMD가 나왔다. 더 경량화되고 가격도 낮아져야 대중이 VR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임종균 대표는 이런 환경이 만들어지면 사람들이 VR을 활용해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것에 흥미를 지닐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대중은 VR이 주는 시각과 청각, 동작이 주는 자극에 의존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런 신체적인 자극보다는 심리적인 몰입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 내다봤다.

임 대표는 “원이멀스는 편안하게 오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한다. 그리고 게임 내에서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만들어가는 요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원이멀스는 좀비가 있는 감옥에서 사람들과 협력해 탈출하는 서바이벌 장르 게임을 개발 중이다. 8명이 동시에 접속해 대화를 나누고 협력과 배신을 하는 상황극을 만드는 것이 이 게임의 지향점이다.

개발 중인 게임의 지향점에서 알 수 있듯이 임종균 대표는 VR게임이 새로운 콘텐츠나 아이템,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에도 중점을 둬야 성장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VR게임은 VR 시장의 일부다. VR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에 더 적합하고 침투할 것이라 생각한다. VR을 통한 가상세계의 접속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라며 “현실이 아닌 또 하나의 현실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만들어가는 재미를 추구해야 한다. 때문에 우리는 게임의 3분의2 이상은 편안하고 스트레스 없이 즐길 수 있는 요소로 구성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VR 게임이 VR 시장을 여는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VR 시장의 방점을 찍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이는 친숙한 콘텐츠인 게임을 즐기며 VR에 대한 기대를 높일 수 있다는 기존 견해와는 상반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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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균 대표는 “초기에는 영상 위주의 콘텐츠가 VR 시장을 견인할 것이다. 그 이후에 양방형 커뮤니티 서비스가 시작되고 이후에 VR게임 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할 것으로 본다”라며 “PC온라인도 그랬고 모바일도 그랬던 것처럼 하드웨어와 인프라가 구축되면 플랫폼에 커뮤니티가 생기고 사람들이 모여든다. 이렇게 사람이 모여야 그제서야 정보 검색을 위한 검색 서비스나 다 같이 즐거움을 누리는 엔터테인먼트가 활성화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게임은 이 모든 요소를 지닌 콘텐츠다. 때문에 VR 플랫폼이 성숙단계에 이르러야 이 모든 것을 갖춘 VR게임이 나올 수 있다. 게임이 VR 시장의 방점을 찍을 것이라 생각한다. VR 세상의 문을 여는 역할은 게임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