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잠자던 AR게임 시장 깨울까

'해리포터: 마법사연합' 국내 출시로 관심 집중

디지털경제입력 :2019/07/01 13:30    수정: 2019/07/01 13:32

해리포터의 마법이 포켓몬고 이후 잠자고 있던 증강현실(AR) 게임 시장을 깨울 수 있을까?

나이언틱의 신작 AR게임 해리포터: 마법사연합(이하 해리포터)이 지난 달 28일 국내에 정식 출시됐다. 이에 따라 해리포터 게임이 포켓몬고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리포터: 마법사연합'은 AR 기능을 바탕으로 해리포터 원작의 주요 인물이나 적들과 현실 속에서 조우하는 내용을 그린 게임이다. 포켓몬고와 비슷한 형태로 진행되지만 더 강화된 AR 기술과 PvP·팀 전투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아내며 게임성 측면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인다.

포켓몬고 출시 당시 반짝했던 AR 게임시장은 이후 주춤한 상태다. 별다른 히트작이 나오지 않은 때문이다.

'해리포터: 마법사연합' 출시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는 건 이런 사정과도 관련이 있다. 포켓몬고로 AT 게임 바람을 주도했던 나이언틱이 개발한 게임이기 때문이다.

해리포터에 대한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은 긍정적인 시선과 부정적인 시선이 공존한다. 게임 자체의 흥행은 물론 AR게임 시장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다시금 드높일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이가 있는 반면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이들도 있다.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이들은 해리포터가 포켓몬고보다 진일보한 AR게임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몬스터 발견과 포획 위주로 단조롭게 구성됐던 포켓몬고에 비해 다양한 시스템과 콘텐츠를 갖춰 게임의 볼륨이 크게 늘어났다는 이야기다.

해리포터는 스마트폰 화면을 비추는 각도에 따라 몬스터의 전후좌우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실제 낮과 밤, 날씨가 게임 내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구현됐다.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게임 내에 늑대인간이 나타나는 식이다. 인게임 그래픽 역시 포켓몬고에 비해 자연스럽게 개선되어 지난 3년 사이에 AR 기술이 어느 수준까지 발전했는지 알 수 있다.

한 퍼블리셔 관계자는 “포켓몬고는 AR 기능에 대한 세간의 호기심이 흥행에 큰 영향을 준 게임이다. 포켓몬보다 더 발전한 AR 기능을 통해 AR에 대한 호기심을 지닌 이들을 게임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포켓몬고가 그랬던 것처럼 해리포터는 AR 게임의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척도다. AR게임을 개발하는 후발주자가 레퍼런스로 삼을 여지가 크다”라고 전망했다.

반대 입장을 지닌 이들은 해리포터의 초반 기세가 포켓몬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해리포터는 출시 첫날에 북미와 유럽에서 매출 30만 달러(약 3억 4천600만 원), 다운로드 40만 건을 기록했다.

준수한 성적이지만 포켓몬고가 출시 첫날에 북미에서만 매출 200만 달러(약 23억 원), 다운로드 750만 건을 기록했던 것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나이언틱 존 비피안 프로젝트 총괄

게임시장에서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은 포켓몬 IP에 비해 해리포터 IP를 다룬 게임들의 성적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다는 점도 지적된다.

실제로 포켓몬고가 처음 출시됐을 당시 게임의 흥행을 두고 포켓몬 IP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해외 게임매체를 중심으로 이어진 바 있다. AR 기술과 게임성이 향상됐지만 IP 파급력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해리포터가 포켓몬고 이상의 성적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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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의 초반 흥행 기세가 포켓몬고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가 AR게임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모바일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포켓몬고 출시 이후 다양한 AR게임이 시장에 등장했지만 이렇다 할만한 성공을 거둔 게임은 찾기 어렵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며 AR게임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낮아진 감이 있다”라며 “해리포터 출시 초반 성적이 포켓몬고에 비해 낮은 이유도 이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지간한 흥행작 한두개로 이런 분위기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