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세자 방한, 4대그룹 총수와 오찬

ICT-수소경제 등 사우디 '비전2030' 협력 방안 논의

디지털경제입력 :2019/06/26 16:52    수정: 2019/06/26 17:08

사우디아라비아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이 방한해 국내 4대그룹 총수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26일 오전 한국에 도착한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낮 12시 청와대에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는 한-사우디 회담을 가졌다.

이어 열린 비공개 공식 오찬에는 한-사우디 양측 각 50명씩 참석했다. 한국 쪽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등 재계 주요 인물이 참석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왼쪽)와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공식 환영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아라비아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을 맡고 있다. 왕위 계승 서열 1위로 사실상의 실권자다.

그는 2016년 사우디아라비아가 발표한 '비전2030'의 경제 개혁을 주도하고 있다. 사우디의 비전2030은 석유 산업 의존도를 줄이고 최첨단 산업으로 경제구조를 재편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특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내부와 국제 경제에서 큰 손으로 통한다. 삼성, LG, 현대자동차, SK 등 재계 4대그룹이 그와 오찬에 특별히 신경쓰는 이유다.

이재용 부회장은 빈 살만 왕세자와 5G 통신, 인공지능(AI)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에서 사우디와 협력도 모색하고 있다.

사우디는 비전2030의 일환으로 565조원을 투입해 ‘미래형 신도시’ 건설을 계획 중이다. 삼성은 AI, IoT, 5G 등 ICT 부문과 건설 등에서 큰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수소에너지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정 부회장은 전날 아람코의 아민 알 나세르 사장을 만나 수소에너지 분야 협력에 합의했다.

최태원 회장은 석유화학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광모 회장은 사우디 현지 ICT 사업 확대 방안을 두고 빈 살만 왕세자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한-사우디 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사우디의 ‘비전 2030’ 성공을 위한 전략적 협력을 발전시켜 나감으로써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양국은 기존의 건설·에너지 분야를 넘어서 정보통신기술, 스마트 인프라 등 신산업 분야, 그리고 국방·방산 등 전략적 분야, 보건·의료·교육 등 민생과 직결된 분야 등으로 협력의 지평을 확대시켜 나가고 있다"며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혁신적 포용국가 정책과 사우디 정부가 추진 중인 ‘비전 2030’은 공통점이 많아서 서로 협력할 여지가 매우 많다"고 강조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대한민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너무나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며 "이번에 체결될 여러 건의 MOU를 통해 통상과 투자를 더욱 강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후 10개 분야 협력을 담은 MOU에 서명했다. MOU는 ▲ICT ▲전자정부 ▲자동차산업 ▲수소경제 ▲건강보험 ▲문화 ▲국가지식재산 전략 프로그램 ▲금융감독 ▲국방 및 산업 연구개발 및 기술 ▲한국개발연구원과 전략개발센터 간 연구 등 10개 분야의 양국 간 협력 계획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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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날 사우디아라비아투자청(SAGIA)은 한국 기업 10곳과 경제협력확대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칼리드 알팔리 산업에너지·광물부 장관과 자동차 및 수소경제 분야에 관한 10조원 규모의 협력 MOU를 체결했다.

또 정부간 협력외에 에쓰오일, 현대중공업, 현대오일뱅크, SK, 현대차, 한국석유공사, 로봇산업진흥원 등 국내 기업 및 유관기관들도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 등과 83억달러 규모의 MOU 및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