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랩스 "자율주행기술 뒤지면 데이터까지 뺏긴다"

석상옥 대표 "글로벌기업과 맞장 뜰 기술 보유…사명감 갖고 개발"

인터넷입력 :2019/06/25 16:07    수정: 2019/06/25 16:18

"국내 많은 정보를 지키고 있다는 사명감을 갖고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 (도로자율주행)기술을 빼앗기게 된다는 것은 우리의 수많은 데이터를 빼앗기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자율주행을 위한 공간정보에 집중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그는 또 "세계 어떤 나라에 가서도 맞장 뜰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석 대표는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퀄컴 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과 협업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네이버랩스가 글로벌 기술 플랫폼으로 인정 받고 싶어 하는 욕심도 나타냈다.

네이버랩스는 25일 서울 드래곤시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연한 현재를 기술혁신을 통해 불편한 과거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나타냈다. 도심의 모든 공간들을 지능형 자율주행 머신을 통해 촘촘하게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사진=지디넷코리아)

■ 다양한 인프라들이 자동화된 도심 환경 A-CITY

먼저 석상옥 대표는 'Connect Naver to Physical World(커넥트 네이버 투 피지컬 월드)'라는 슬로건을 공개하며 네이버의 서비스를 우리 일상생활에 확장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네이버 서비스가 PC와 모바일을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이제는 고성능 센서나 AI, 로봇, 자율주행 등으로 물리공간과 가상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져가고 있다"며 "정보와 서비스를 연결한다는 네이버의 핵심이 계속 유지되더라도, 그 양태와 채널, 방식은 빠르게 재정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랩스는 이를 위한 핵심기술들과 차별화된 플랫폼을 앞서 개발하고, 확보하는 것을 선과제로 삼고 있다.

석 대표는 'A-CITY(에이시티)'라고 명명하는 미래 도시상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A는 오토노머스란 뜻을 포함하고 있다"며 "에이시티는 동산과 부동산이 합쳐져 정보와 서비스를 담고 자동산이 스스로 이동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시티가 구체적인 형태로 자리잡을 지에 대해선 정해진 것이 없다. 석 대표는 에이시티를 "다양한 형태의 머신들이 도심 각 공간을 스스로 이동하며 새로운 방식의 ‘연결’을 만들고, AI와 로봇이 공간의 데이터를 수집·분석·예측해, 최종적으로 다양한 인프라들이 자동화된 도심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 "네이버랩스 자율주행기술, 레벨4 수준 근접"

백종윤 자율주행그룹 리더는 마곡과 상암, 여의도,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고정밀지도를 만드는 작업(매핑)을 하고 있고, 연내 서울 시내 왕복 4차선 이상의 주요 도로 2,000km의 레이아웃 지도를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 리더는 "자율주행 기술은 자동차 제조업체와는 다르게 개발하고 있다"며 "차량 제조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자율주행차량을 양산하는데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니고, 저희 기술을 사용하는 다양한 회사들이 나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차량을 상용화하는데 기술 개발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백 리더는 "도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매핑하는 작업을 통해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며 "지도서비스처럼 자율주행하는 업체들이 네이버랩스 지도를 API형태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이버랩스가 자신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HD매핑 기술은 자율주행머신을 위한 고정밀 지도를 만드는 이 회사의 독자적인 솔루션이다. 도심 단위 대규모 지역에서 촬영한 항공사진 이미지에서 도로 면의 레이아웃 정보를 추출하고, 자체 개발된 MMS(mobile mapping system)인 R1이 수집한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방식으로 광대한 영역의 HD맵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작하는데 효과적이다.

백 리더는 "대다수 기업들은 다른 회사의 솔루션을 활용하지만, 네이버랩스는 자체 데이터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뽑아낼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석상옥 대표, 백종윤 리더

■ "VL 기술, 세계 정상 수준…GPS 한계 극복"

네이버랩스는 올해 말까지 도로 환경에서 자율주행머신이 자신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정하는 기술인 로컬라이제이션 기술을 오차범위 10cm이내 정밀도로 갖게할 계획이다.

또한 실내 측위 기술인 비주얼 로컬라이제이션(VL) 기술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VL은 GPS 신호가 잡히지 않는 실내에서 정확한 위치를 인식하는 기술이다. 현재 네이버랩스의 VL 기술은 세계 정상 수준으로, GPS와 비교해 오차는 훨씬 작고 바라보는 방향까지 측정이 가능하다.

석 대표는 "자동차가 지하로 들어갔을 때 GPS 신호가 끊기는데, VL과 같은 기술이 접목되면 위치파악에 용이하다"며 "공항이나 쇼핑몰 등 복잡한 건물에 들어갈 때에도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석 대표는 로봇 팔인 앰비덱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앰비덱스는 올해 초 열린 CES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 로봇은 사람의 팔과 같은 7개의 자유도를 보유하여 정밀한 힘 제어가 가능하며, 가볍고 유연하기 때문에 사람과 닿아도 안전하다. 현재 앰비덱스는 팔 만으로 할 수 있는 반경을 크게 확장하여,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허리부를 추가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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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랩스는 이 로봇 기술은 발달장애인을 위한 사회적기업인 '베어베터’도 적용할 계획이다.

석 대표는 "발달장애인과 로봇이 잘 협업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단순한 일이라도 잘 협업될 수 있도록 도와야 겠다는 계획이다. 로봇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일하는 범주를 넓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