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F 2위 팍스잇 "한국 통해 어도비 추격 가속하겠다"

[인터뷰] 유진 숑 팍스잇 대표

컴퓨팅입력 :2019/06/17 17:50

"많은 사람들 생각과 달리 PDF 문서파일 기술은 어도비의 전유물이 아니다. 팍스잇이 PDF 기술을 꾸준히 연구해 왔고, 현재 글로벌 PDF 솔루션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시장 진출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겠다."

유진 숑 팍스잇(Foxit) 대표는 최근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PDF 문서 솔루션 시장에서 공고한 어도비의 아성을 점차 허물겠다는 포부다. 그는 지난 11일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페이퍼리스 2.0 컨퍼런스' 참석차 방한했다.

PDF는 미국 어도비에서 개발한 문서파일 유형이다. 2008년 PDF가 국제표준화기구(ISO)의 문서표준으로 지정되면서 현재는 어도비가 아닌 ISO와 PDF협회에서 PDF 표준을 관리하고 있다.

팍스잇은 2001년 유진 숑 대표가 창립한 글로벌 PDF 솔루션 전문업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운영 본사, 중국에 개발 본사를 두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5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PDF 솔루션 시장 규모는 10억달러(약 1조1천억원) 규모로, 어도비가 95%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팍스잇은 현재 5%인 점유율을 점차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유진 숑(Eugene Xiong) 팍스잇 창업자 겸 대표.

팍스잇의 주요 사업은 ▲전자문서 솔루션 '팬텀PDF' ▲서버용 문서변환·문서관리·광학문자판독(OCR) 솔루션 ▲개발자용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이 중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PDF 생성, 편집, 코멘트, 협력 및 공유, 보안, 정리 등의 기능을 갖춘 팬텀PDF 솔루션이다. 유진 숑 대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문서변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팍스잇은 팬텀PDF를 1.0부터 개발해와 현재 9.5버전까지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했다"고 말했다.

팍스잇은 미국과 유럽에 주요 고객사를 두고 있다. 한국에 지난 2016년 총판사를 두면서 현재까지 20여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이제 국내에 연락사무소를 두고 영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개발자 출신인 숑 대표의 고객 밀착형 기술지원을 강점으로 내세울 전망이다.

숑 대표는 "그동안 어도비를 계속 써왔던 고객들이 점차 팍스잇을 사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도비 대비 저렴한 제품 가격과 적극적인 요구사항 지원을 팍스잇 제품의 강점으로 내세웠다.

어도비는 PDF 작성 프로그램인 '아크로뱃'을 유료로, 뷰어 프로그램인 '아크로뱃 리더'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팍스잇 또한 PDF 편집과 보안 솔루션인 팬텀PDF를 세 가지 버전(기본, 비즈니스용, 교육용)으로 유료로 판매하며, 리더는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어도비는 현재 제품을 서브스크립션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어, 영구 라이선스 방식인 팍스잇 제품과의 가격을 맞비교할 수는 없다. 팍스잇도 교육용 제품을 서브스크립션으로 제공하고 있고, 향후 전체 사업 무게를 이 쪽으로 옮길 계획이다.

숑 대표는 "중국에 있는 개발 본사에서 일하는 개발자만 300명"이라며 "팍스잇은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이 원하는 요구사항을 지원해주는 방식을 통해 고객사를 늘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팍스잇은 지금까지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술기업과 여러 협력을 진행했다. 크롬 브라우저에서 다운받은 PDF 파일을 열면 크롬 탭으로 파일이 열리는 기술은 팍스잇이 구글과 협력해서 개발한 기술이다.

숑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크롬 브라우저에서 PDF 파일을 열 때 불만이 많아 구글에서 새로 기술을 개발하려 했는데 이때 손을 잡은 것이 팍스잇"이라며 "해당 프로젝트는 PDFium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됐고 오픈소스로 공개됐다"고 말했다.

팍스잇은 PDF 리더를 넘어 산업현장에 필요한 편집 기능, 문서 통계나 정보권한관리(IRM) 기반 보안 시스템같은 업무환경 지원 기술을 제공해 고객을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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숑 대표는 "예를 들어 건설현장에서 청사진을 출력해서 공사하는 경우, 오토캐드를 PDF로 변환해 주석을 달면 다른 직원이 이를 보고 작업하면서 사진이나 파일을 추가할 수 있다"며 "이런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발전된 에디터를 필요로 하는 파워유저를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팍스잇은 직급에 따라 문서 인쇄 권한을 구별하거나 특정 시기 이후 파일이 사라지게 만드는 보안 시스템 구축을 지원할 수 있다. 이런 기업용 PDF 솔루션을 볼보자동차, 아마존 킨들, 캐나다 정부, 중국 차이나생명보험 등에 공급해 왔다. 한국에서도 기업용 솔루션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