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배터리 시장 양극화…"CATL·BYD 천하"

두 회사 1~4월 점유율 70% 육박…LG·삼성 등 기타업체 입지는 줄어

글로벌 최대 전기자동차 수요국인 중국에서 상위권 배터리 제조사와 하위 업체간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중국 시장만의 차별화된 판매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 시장의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19.0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기 대비 2.4배 성장했다.

이 기간동안 중국 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차(EV·PHEV·HEV)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을 업체별로 집계한 결과, 상위 10위권 업체들의 점유율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CATL. (사진=CATL)

■ 中 전기차 10대 중 7대에 CATL·BYD 배터리 탑재

중국 CATL과 BYD를 비롯한 상위 10개 업체들의 사용량은 17기가와트시(GWh)로 무려 147.7%나 증가했다. 이들 10개 업체의 점유율 비중도 89.6%로 약 90%에 육박하는 수준을 보였다.

특히, CATL과 BYD의 사용량 합계는 전체의 70%에 달해 상위권 중에서도 두 업체에 대한 쏠림 현상이 커지는 양상이라고 SNE리서치는 강조했다.

이는 사용량이나 비중 모두 전년 같은 기간보다 늘어난 것은 물론, 2017년 이래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국내 배터리 3사(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를 포함한 기타 업체들의 비중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SNE리서치는 "중국 업계의 양극화 문제는 주로 중국 당국의 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라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정책으로 비상위권 업체들이 어려움에 처해 도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전기차배터리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한 '옵티멈 나노'는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한 지난해 50위로 급락, 올해 들어서는 60위로 순위가 낮아졌다.

(자료=SNE리서치)

■ 보조금 폐지되는 2021년까지 현상 유지될 듯

일부 배터리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중국 업계가 대대적으로 구조 개편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비상위권 업체들 상당수가 문을 닫거나 흡수 합병되는 한편, 상위권 업체들은 해외 공급 물량까지 대거 확대하면서 결국엔 특정 소수 업체들만 살아남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1위인 CATL은 폭스바겐·다임러·BMW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 거래를 확대하고 있다. 또 2위 BYD는 북미·유럽·아시아 등 해외 지역에서 전기버스와 전기트럭에 대한 배터리 공급 물량을 대거 늘리는 중이다.

SNE리서치는 "양사 배터리 사용량이 향후 더욱 급증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라며 "비상위권 업체들의 구조 개편이 적어도 보조금이 완전히 폐지되는 2021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상위권과 비상위권간의 격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국내 배터리 3사는 이러한 중국 업계의 판도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중국을 포함한 세계 시장 대응 전략을 적절히 수립하고 시행해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기술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다양한 해외 공급선을 확보해나가는 것이 주요 과제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