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중국 백색가전 업체, '스마트홈 굴기' 꿈꾼다

[상하이(중국)=손예술 기자] "집에 TV가 있어도 잘 보지 않죠. 모바일이나 패드로 영상을 볼 수 있으니까요. TV를 사는 사람들이 줄어들긴 했죠. 하지만 중국 사람들은 TV를 인테리어 소품처럼 생각해 사긴 하고, 시청하진 않죠."

중국 상하이에서 만난 시민들은 중국 가전제품 업체의 변신에는 이 같은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인테리어 소품으로 전락해 제 기능을 못하는 TV, 언젠가는 아예 사지 않아 판매량이 급격히 추락하는 때도 도래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 가전제품 제조업체는 모든 기기를 연결하고 조정할 수 있는 '스마트 홈(Smart home)' 기업으로 탈바꿈 중이다.

중국의 유명 가전 제조사인 '하이얼(Haier)' '스카이워쓰(Skyworth)' '하이센스(HiSense)' 등은 '씨이에스 아시아(CES ASIA) 2019'에 참가해 자신을 스마트 홈 기업으로 지칭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가전·센서·플랫폼 3박자를 모두 갖춘 스마트 홈 굴기로 비상을 꿈꾸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상하이국제박람회센터의 N1과 N2 홀에는 중국 백색가전 업체들이 전시장 부스를 방과 거실처럼 꾸며놓고 스마트 홈 기술을 시연했다. N1에는 하이센스와 스카이워쓰가 자리잡고 있다. 하이센스는 스마트 홈의 독자적인 브랜드 '훼이샹자(惠亭家)'로 중국인에게 어필하고 있다. 하이센스는 조명과 냉·난방, 잠금 장치를 제어할 수 있는 센서는 물론이고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스피커와 스크린으로 스마트 홈 환경을 구현해놨다. 기존 TV가 아닌 프로젝트와 모니터로 짝을 이뤘다는 점이 하이센스의 특징이다.

12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상하이국제박람회장에서 열린 'CES ASIA 2019'에 전시된 '하이센스(Hisense)'의 스마트 홈 전시관 내부 전경. 프로젝트와 대형 스크린이 눈에 띈다.(사진=지디넷코리아)

하이센스 맞은 편에는 스카이워쓰가 있다. 이 곳 역시 TV세트업체다. 부스를 방문해보니 TV의 기술력보다는 스마트 홈과 동시에 가상현실(VR) 게임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더 눈길을 잡아끈다.

12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상하이국제박람회장에서 열린 'CES ASIA 2019'에 전시된 '쑤닝(Sunning)'의 스마트라이프 전시관 내부 모습.(사진=지디넷코리아)

N2 홀에는 우리나라 전자·가전제품 양판점과 비슷한 역할을 했던 '쑤닝(Sunning)'도 스마트 홈을 무기로 내세웠다. 쑤닝은 자체 개발한 브랜드 'Biu' 가전제품은 물론이고, 소비자가 선택한 다른 브랜드 가전제품을 스마트하게 연결하도록 한다는 게 주 전략이다. 만약 신혼부부라면 자체 브랜드나 원하는 가전 브랜드를 선택한 후 쑤닝의 스마트 홈 플랫폼 'Biu 운영시스템'을 통해 기기를 연결하는 것이다.

12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상하이국제박람회장에서 열린 'CES ASIA 2019'에 전시된 '하이어(Haier)'의 스마트홈 전시 부스 전경.(사진=지디넷코리아)

같은 홀에 자리잡은 하이얼 부스는 규모가 다른 업체에 비해 두 배 가량 컸다. 거실은 물론이고 주방, 공기정화, 보일러 시설 등을 모두 시연해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이얼은 자체 브랜드 중 상위 브랜드 ‘카사티(Casarte)’로 스마트 홈을 구축할 수 있게 만들었다. 마치 LG전자의 디자인과 모양새를 연상케 하는 세련된 가전제품이 자리잡고 있었다. 하이얼 가전은 유플러스 플랫폼을 통해 연결할 수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