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MS, 블록체인으로 한판붙자"...KT의 자신감

"기가체인 BaaS 차별화된 기술력 있다"

컴퓨팅입력 :2019/06/11 09:46    수정: 2019/06/11 14:06

KT가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 시장에 본격 참전했다. 글로벌 클라우드 1, 2위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도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아직 초기 시장인 만큼 겨뤄 볼 만 하다는 입장이다. KT는 4년 전부터 블록체인 연구개발에 투자면서 획득한 특허 기술과 노하우를 내세워 경쟁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만난 KT 블록체인비즈센터 김종철 BaaS사업팀장은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BaaS 사업을 하기 유리하지만 KT는 그들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승부할 것"이라며 경쟁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클라우드 기반 BaaS는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비즈니스에 접목하고자 할 때 필요한 노드(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컴퓨터), 개발도구, 운영·관제 도구 등을 클라우드 위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다.

KT는 지난 3월 '기가체인 BaaS'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공식 출시했다. 기본적으로 자체 커스터마이징한 '하이퍼레저 패브릭'과 이더리움 기반 '쿼럼'을 블록체인 엔진으로 지원하고, 간편하게 개발할 수 있는 개발도구와 관리·관제가 가능한 매니지드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올해 들어 글로벌 클라우드 공룡들이 모두 BaaS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글로벌 클라우드 1.2위 업체인 AWS와 MS까지 클릭 몇 번으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만들고 운영할 수 있는 점을 강조하며 관련 서비스를 선보였다.기업용 오픈소스 블록체인 엔진 '하이퍼레저 패브릭'의 주요 기여 업체인 IBM은 이미 2017년부터 클라우드 기반 BaaS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중이다.

김 팀장은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들의 강점에 대해 "BaaS가 클라우드 관점에서 보면 결국 서비스형인프라(IaaS), 서비스형플랫폼(PaaS),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로 구성돼 있는 제품이라 클라우드 메이저 업체들이 기반 인프라 측면이나 고객 접점 차원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BaaS 시장은 여전히 초기 단계라 아직 시장을 주도하는 사업자가 등장하지 않았다. 차별화된 기능을 가지고 빠르게 시장에 다가가는 업체에게 기회가 있는 상황이다.

KT 블록체인비즈센터 BaaS사업팀 김종철 팀장

"KT BaaS 경쟁력 차별화된 기술력에서 있다"

김 팀장은 KT BaaS가 '고신뢰·고성능 네트워크'라는 점과 '신뢰할 수 있는 스마트컨트랙트'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강조했다.

KT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KT 통신 국사 네트워크 단을 활용했다.

기업에서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허가 받은 노드만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형태)은 노드 수가 적기 때문에 트랜잭션 처리 속도는 비교적 빠르지만, 퍼블릭 블록체인에 비해 네트워크 신뢰는 떨어진다. 보통 신뢰를 높이기 위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이 신뢰가 큰 퍼블릭 블록체인 연결하는 '앵커링'이라는 기술을 활용한다. 하지만, 이렇게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앵커링할 경우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김 팀장에 따르면 KT는 전국의 여러 통신 국사 네트워크 장비를 노드로 하는 '기가 블록체인'을 구축하고, 클라우드에서 구성한 BaaS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이 기가 블록체인에 앵커링할 수 있게 했다.

그는 "KT 국사 네트워크 단은 한번도 뚫린 적이 없는 난공불락"이라며 "여기에 앵커링 하는 방식을 택해 고신뢰 네트워크를 구현했다"고 말했다.

성능에 대해선 고객이 원하는 만큼의 초당트랜잭션(TPS)을 제공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다.

김 팀장은 "기가체인 노드를 늘리면 TPS가 같이 늘어나는 특허 기술을 가지고 있다"며 "지난해 1만 TPS를 검증해 BaaS에서 이미 상품으로 제공하고 있고 올해 말 10만 TPS까지 성능 향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KT 기가체인 특장점을 보여주는 구성도(이미지=KT)

그는 KT BaaS가 '검증된 스마트컨트랙트'를 제공한다는 점도 다른 클라우드 업체와 차별화되는 핵심 경쟁력으로 꼽았다. KT가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하면서 상용화한 블록체인 스마트컨트랙트를 BaaS 고객들이 가져다 쓸 수 있게 한 것이다.

예컨대 KT BaaS에서 지역화폐를 발행하는 경우 토큰 발행, 거래(구매-판매), 결제, 정산 등 필수로 구현해야 하는 4가지 기능에 대한 검증된 스마트컨트랙트를 가져다 쓸 수 있다. KT가 이미 김포페이 등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만든 최적화된 스마트컨트랙트라 믿고 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스마트컨트랙트를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성능에 차이가 크다"며 "에러가 없는 것은 물론 가볍고 효율적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KT는 이미 금융, 인증, 물류, 헬스 분야에서 상용화돼 쓰이고 있는 검증된 스마트컨트랙트를 제공한다"며 "여기에 KT의 노하우와 기술이 집적돼 있다고 보면된다"고 강조했다.

"공공클라우드 강점 활용해 공공분야 BaaS 확산도 자신"

KT는 클라우드 사업으로 이미 기반을 닦은 공공 분야에서 BaaS 확산도 자신하고 있는 분위기다. KT 공공 클라우드인 'G클라우드'는 200개 공공 기관에서 사용 중이다.

김 팀장은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가 못 들어오는 데 KT는 공공클라우드와 BaaS 플랫폼을 모두 가지고 있으니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공공분야에서 BaaS 확산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KT 지역화폐 플랫폼이 G클라우드 기반 BaaS로 구현됐다. 김포시에서 내놓은 김포페이도 KT 지역화폐 플랫폼을 통해 구현됐다. 올해 전국에서 발행되는 지역화폐가 2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데, KT는 모든 지역화폐를 하나의 앱에 담을 수 있는 자사 지역화폐 플랫폼을 통해 이 유통량을 소화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웠다.

지난 4월 16일 서울 광화문 스퀘어에서 열린 KT 블록체인 사업 설명회에서 서영일 서영일 블록체인비즈센터장이 기가체인 BaaS를 설명하는 모습.

KT는 이 밖에도 올해 추진되는 다양한 공공 시범사업에 참여해 공공클라우드 기반 블록체인 기술을 지원할 계획이다.

KT BaaS는 KT 퍼블릭 클라우드인 유클라우드, 공공 클라우드인 G클라우드뿐 아니라 고객 기업이 원하는 형태의 인프라를 모두 지원한다. 경쟁사인 AWS나 MS 애저 위에서도 라이선스 형태로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고, 기업 내부 서버에 구축형을 제공도 가능하다.

김 팀장은 "공공은 물론 금융권 등 다양한 산업에서 요구하는 형태로 BaaS를 제공하는 것도 확산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KT BaaS 플랫폼이 성공하려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잘 작동하는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보고 향후 생태계 지원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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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aS 서비스가 아직 초기 시장인 만큼 고객이 곧 파트너이기도 하다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고객 요구 사항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기술 개발에 나설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고 수익을 나누는 전략적인 비즈니스 파트너로 발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BaaS 사업이 트랜잭션 수수료를 수익으로 하는 만큼 고객의 애플리케이션이 활성화되야 KT에도 이득이다.

김 팀장은 "우리 BaaS를 잘 활용해서 사업을 잘하는 업체가 늘어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며 "현재 고객 겸 파트너인 KT블록체인 에코얼라이언스가 50여 곳 되는데 꾸준히 늘려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