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안면인식 연구용 인물사진 1천만건 삭제

"10만명 규모 안면정보 인식DB 'MS 셀럽' 구축당시 일반인 당사자 동의 없어"

컴퓨팅입력 :2019/06/10 13:36    수정: 2019/06/10 15:49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약 10만명의 안면인식 정보가 담긴 1천만개 이상의 이미지 데이터베이스를 조용히 삭제했다.

영국 경제전문매체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6일 해당 데이터베이스의 이름이 'MS 셀럽(Celeb)'이며, 각종 검색엔진에서 스크랩한 인물 사진을 포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MS는 지난 2016년 MS 셀럽 데이터베이스를 공개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안면인식 데이터이며, 지금까지 여러 글로벌 기술 기업과 군 연구원에서 안면인식 기술을 연구하는 데 쓰였다.

마이크로소프트 로고. 미국 워싱턴주 레드몬드 본사 캠퍼스 중 방문자 센터 건물 진입로 옆에 있는 조형물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MS 셀럽에 포함된 인물 사진 중 당사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사진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MS 셀럽이라는 이름은 데이터가 유명 인사들의 얼굴 위주로 구성돼서 붙은 이름이지만, 파이낸셜타임스는 조사 결과 해당 데이터에 일반 시민과 보안 기자들의 얼굴이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MS가 사진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았음에도 MS 셀럽이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로 배포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는 이미지의 저작권 소유자가 일정한 조건 하에 모든 이의 자유로운 이용을 허락하는 라이선스다.

지금까지 IBM, 파나소닉, 알리바바, 엔비디아, 히타치 등 여러 회사가 MS 셀럽 데이터를 사용했다. 이외에도 중국 기업인 센스타임(SenseTime), 메그비(Megvii)에서도 MS 셀럽을 사용했다. 두 회사는 중국 정부의 납품업체로, 중국 정부는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을 감시하기 위해 CCTV와 인공지능(AI)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 4월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센스타임과 메그비 모두 자사의 소프트웨어가 중국의 소수민족을 감시하는 데 사용됐다는 것을 부정했다.

MS 관계자는 "해당 사이트는 학문적인 목적을 위한 것이었다"며 "더 이상 MS에서 근무하지 않는 직원이 만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MS는 그동안 정부가 안면인식 등의 기술을 통해 국민을 감시하는 것에 대해 반대해왔다. MS는 지난해 12월 블로그를 통해 기업들이 안전장치를 만들고 정부가 안면인식 기술을 규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가 안면인식을 남용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앞서 MS는 지난 4월 캘리포니아 법 집행관이 경찰관들의 자동차와 카메라에 안면인식 소프트웨어를 설치해달라는 요청을 거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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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는 MS 셀럽이 현재 삭제됐지만, 이전에 다운로드한 모든 기관과 회사에서는 여전히 사용 가능하며 깃허브, 드롭박스, 바이두 클라우드 등에서 여전히 공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를린에 본부를 둔 연구원인 아담 하비는 "MS 셀럽이 삭제됐다고 해도 여전히 웹에서는 해당 콘텐츠가 공유되고 있다"며 "일단 한번 인터넷에 올리고 사람들이 다운로드를 하게 되면 전세계 하드 드라이브에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