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전송속도·병목 해소...PCI 익스프레스 4.0 온다

대역폭·속도 최대 두 배 향상.. 5.0 규격도 조기 발표

홈&모바일입력 :2019/06/03 17:06

PC 프로세서와 저장장치, 그래픽카드 등 주변기기를 직접 연결하는 업계 표준 규격인 PCI 익스프레스가 4.0 적용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해당 규격은 이전 버전인 3.0 대비 대역폭과 전송 속도를 최대 두 배로 증가시켰다.

AMD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에 PCI 익스프레스 4.0 규격이 탑재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PCI 익스프레스 4.0 규격은 오는 7월 AMD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와 AM4 소켓 장착 X570 칩셋 메인보드를 통해 가장 먼저 지원될 예정이다. 에이데이타와 파이슨 등 대만 소재 제조사도 이를 활용하는 SSD와 컨트롤러 생산에 들어간 상태다.

한편 PCI 익스프레스 규격을 주관하는 업계 단체인 PCI-SIG는 이미 5월 말 새로운 규격인 5.0을 공개한 상태다. 단 이 규격이 실제로 제품에 적용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 전송 속도의 한계에 다다른 PCI 익스프레스 3.1

PCI 익스프레스 규격은 1992년 인텔이 만든 PC 내부 데이터 전송 규격인 PCI의 속도나 대역폭 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맨 처음 만들어졌다.

그래픽카드와 NVMe SSD가 PCI 익스프레스로 데이터를 전송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기존 PCI 규격의 최대 속도는 133MB/s로 그래픽카드에서 처리한 데이터를 제대로 전송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PCI 익스프레스는 별도 칩셋을 거치지 않고 레인(lane)이라 불리는 통로를 이용해 프로세서로 바로 데이터를 전송한다.

2003년 첫 버전이 나온 뒤 2007년 2.0 버전이, 2010년 말에 3.0 버전이 출시됐다. 현재 가장 보편화된 버전은 3.1이며 레인 하나당 초당 1GB에 가까운 데이터를 전송 가능하다. 인텔 9세대 코어 i5-9500 프로세서는 최대 16개 레인을 이용할 수 있다.

■ PCI 익스프레스 4.0 "대역폭·전송 속도 두 배"

PCI 익스프레스 슬롯을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것은 실시간으로 많은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그래픽카드다. 그러나 그래픽카드는 물론 NVMe SSD 등 PCI 익스프레스 방식을 이용하는 장치들이 늘어나면서 데이터 전송 속도의 한계가 지적되는 상황이다.

특히, 노트북에 널리 쓰이는 NVMe M.2 SSD는 설계 면적의 제약상 레인을 최대 4개만 쓸 수 있다. 문제는 최근 SSD의 성능 향상이 이어지며 이론상 최대 속도인 4GB/s에 근접하는 성능을 내는 제품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코어 i9-9900K·엔비디아 RTX 2080 Ti와 라이젠 7 3800X·라데온 RX 5700 시리즈의 대역폭 비교. (사진=지디넷코리아)

반면 올 하반기부터 등장할 PCI 익스프레스 4.0의 대역폭은 최대 64GB/s로 PCI 익스프레스 3.0의 두 배로 늘어나며 동작 클럭도 16GHz로 상승한다. 한 레인 당 전송 가능한 최대 데이터도 두 배인 2GB/s로 늘어난다. 차선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제한 속도를 두 배로 높여 통행량을 늘렸다.

■ 본격 보급은 올 하반기 이후 예상

PCI 익스프레스 4.0의 이점을 활용하려면 PC 프로세서와 메인보드, 그리고 그래픽카드나 저장장치가 모두 PCI 익스프레스 4.0을 지원해야 한다. 오는 7월 출시될 AMD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와 X570 칩셋을 장착한 메인보드가 이를 지원한다.

에이데이타가 공개한 PCI 익스프레스 4.0 지원 NVMe SSD. (사진=지디넷코리아)

대만 저장장치 제조사인 에이데이타(ADATA)가 컴퓨텍스 2019에 시제품을 전시했고 컨트롤러 제조사인 파이슨 역시 컨트롤러 칩을 개발한 상태다. 그러나 이를 지원할 그래픽카드와 저장장치의 출시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단 PCI 익스프레스 각 규격은 하위 호환성을 갖추고 있다. PCI 익스프레스 3.0 규격으로 만들어진 기존 장치를 4.0 기반 메인보드에 꽂아 쓰는 것도 가능하지만 속도는 3.0 수준으로 제한된다.

■ 속도 다시 두 배로 높인 5.0 규격도 정식 공개

PCI 익스프레스 규격 개발을 주관하는 단체는 인텔을 포함해 AMD, 엔비디아 등 주요 업체가 모두 참여한 PCI-SIG(스페셜 인터레스트 그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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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I-SIG는 PCI 익스프레스 4.0이 상용화를 앞둔 지난 5월 말 버전 5.0을 공개했다. 버전 5.0 역시 4.0에 비해 데이터 전송 속도를 최대 두 배로 끌어 올리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PCI 익스프레스 4.0 규격은 2017년 정식 공개 후 약 2년이 지난 올해 7월에야 실제 제품이 등장한 상태다. 5.0 규격을 적용한 제품 역시 일러야 1년 뒤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