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융위,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 중단

4월 카카오·김범수 동일인 여부 법령해석 법제처 의뢰 이후

금융입력 :2019/05/31 08:49    수정: 2019/05/31 08:49

금융위원회가 지난 4월 중순부터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사실상 중단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4월 중순 법제처에 카카오와 김범수 의장이 '동일인'인지 법령해석을 의뢰한 상태다.

법제처는 현재 이를 검토하는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와 관련 "4월 중순 께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부탁했으며,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멈춰져 있다"고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법제처에 아무리 늦어도 6월 내 결과를 회신해달라고 했지만 (이보다 더)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 마감일인 6월3일을 지킬 수 없게 됐으며 마감일 연장이 불가피해졌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결과는 60일내에 통보해야 하고, 카카오가 심사를 신청한 날은 4월3일이어서, 마감일은 6월3일이었다. 하지만 통상 법제처 등 금융위가 아닌 외부 평가를 받는 시간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일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4월중순부터 법제처 법령해석이 끝날때까지는 60일에 계산되지 않는다.

금융위가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의뢰한 것은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의 개념과 은행법상 동일인의 개념을 같이 봐야 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만약 법제처가 김범수 의장과 카카오를 동일인으로 판단할 경우 은행 인가 사상 처음으로 개인 대주주의 자격을 심사하게 되는 셈이다. 금융위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법제처 법령해석심의위원회의 도움을 요청한 상태다.

현재 법제처는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법령해석심의위원회를 꾸려 이를 논의하고 있으며 결과는 올해 하반기를 넘어야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22일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법제처 법령해석이 나오는대로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이 달 21일 김범수 의장이 5개 계열사(엔플루토·플러스투퍼센트·골프와친구·모두다·디엠티씨) 신고를 누락한 혐의와 관련해 1심에 무죄 판결을 받은 것과 관련 불복하고 항소한 바 있다.

검찰은 공시를 고의로 누락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상당히 늦춰질 수 있게 됐다. 일단 법제처 판단이 먼저 나와야 하고 특히 법제처가 카카오와 김범수 의장을 동일인으로 해석할 경우에는 이 재판이 마무리되야 심사가 속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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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 따르면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인 카카오는 은행 지분을 34%까지 가질 수 있지만 대주주 자격 승인을 받아야 한다.

자격 승인 요건에는 대주주가 최근 5년 간 ▲금융관련법령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