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사회적 가치' 9.5兆 어떻게 창출했나

경제 간접기여 가치 커..."올해는 환경 분야도 강화 계획"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05/27 16:16    수정: 2019/05/27 16:17

“9조5천197억원.”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사회적 가치로 창출한 금액이다. 이는 지난해 SK하이닉스가 창출한 경제적 가치(연간 당기순이익)인 15조5천400억원의 60%에 달한다. SK그룹 내에서 가장 많은 성과이기도 하다.

사회적 가치는 최태원 SK그룹이 회장이 추구하는 공유경영철학인 ‘딥체인지’에 담겨있는 가치 평가 척도 중 하나다. SK그룹 내부에서는 SK하이닉스가 최태원 회장이 추구하는 딥체인지 경영철학을 실천하는 선봉장을 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딥체인지 가속화를 위해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경영성과의 척도로 평가하는 ‘더블바텀라인(Double Bottom Line·DBL)’ 전략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이를 수행할 전담 조직인 ‘지속경영추진담당’을 신설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다른 SK그룹 계열사보다 반도체 사업(투자)으로 창출할 수 있는 부가가치가 많고, 생태계를 키우는 측면도 있어 다양한 사회적 가치 창출을 할 수 있다”며 “(올해는) 환경 개선, 고용 창출 등의 측면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SK하이닉스, ‘사회적 가치를 지속가능한 성장의 발판으로’

“사회적 가치는 경제적 가치 못지않게 중요하다. SK그룹은 사회적 가치 측정체계와 인센티브 시스템에 대한 여러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실험들이 조기에 성공을 거둔다면 혁신을 이루거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모멘텀이 될 것이며, 더 많은 가치 창출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태원 회장은 올해 전사적으로 딥체인지 실현을 위해 DBL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기업의 목표달성을 위한 핵심성과지표인 ‘KPI(Key Performance Indicator)’에 사회적 가치 비중을 5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SK그룹은 지난 21일 열린 ‘SK 사회적 가치 측정 설명회’에서 앞으로 매년 사회적 가치 측정결과를 재무제표처럼 공개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SK그룹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는 기업 활동을 통해 경제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경제간접 기여성과’, 지역사회 공동체에 대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창출하는 ‘사회공헌 사회성과’, 제품·서비스 개발·생산·판매를 통해 발생하는 ‘비즈니스 사회성과’로 구분돼 측정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환경·사회·거버넌스 등을 포함한 비즈니스 사회성과에서는 생산 공정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등 오염물질 배출량 탓에 4천563억원의 손실을 냈지만, 고용·배당·납세 등을 포함한 경제간접 기여성과로 9조9천억원, 사회공헌(CSR)·기부·자원봉사 등을 포함한 사회공헌 사회성과로 760억원에 달하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올해는 환경 부문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활동에 전념해 더 큰 사회적 가치 창출에 나선다는 계획으로 최근 이천과 청주 지역에 1조6천800억원을 투자해 ‘스마트 에너지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향후 신규공장 건설 등으로 늘어나는 전력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SK하이닉스는 앞서 자사가 직접 개발해 성과를 낸 ‘친환경 무폐수 방출시스템(Water Free Scrubber)’처럼 다양한 환경 부문 개선 활동도 지속 펼쳐나갈 예정이다. 친환경 무폐수 방출시스템은 반도체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순물을 처리하는 장치로 SK하이닉스는 이를 통해 하루 물 사용량 가운데 7만9000톤을 줄이고, 유지 보수 비용은 14.2%까지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사회적 가치로 540억6천만원, 경제적 가치로는 242억원에 달한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조성 계획을 발표한 ‘용인 반도체 특화 산업단지’도 중·장기적인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용인 반도체 특화 산업단지에 국내외 50개여 개 기업들을 입주시켜 연구·개발부터 제조협력 등을 추진하는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할 예정이다.

특히,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는 2만5천명에 달하는 일자리를 만드는 고용효과를 창출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우선 반도체 공장 4개 운영에 1만2천명(공장 1개당 3천명), 지원부서 인력 3천명 등 1만5천명을 채용하기로 결정했다. 반도체 장비소재부품 협력업체에서도 약 8천여 명의 인력을 고용해 사회적 가치 창출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 SK그룹의 DBL 1등 공신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SK그룹 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DBL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계열사로 평가 받는다. 2017년 SK그룹 내 사회공헌위원회와 외부 전문가 및 교수 등과 함께 사회적 가치 측정 체계를 구축한데 이어 지난해 핵심 경영방침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정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을 전담하는 임원급 조직인 ‘지속경영추진담당’을 신설한 바 있다.

SK하이닉스의 지속경영추진담당 조직은 현재 반도체 사업을 기반으로 새롭게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하고, 추진하는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제조 공정에서 수질대기 등 환경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주도하고, 저전력 신제품 개발 및 생산을 주도하는 에너지 절감에 앞장서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가치 평가 체계 ‘DBL’. (사진=SK하이닉스)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사장)의 행보도 매우 적극적이다. 이석희 사장은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 매월 1회 협력사 임직원을 직접 만나는 자리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사장)는 이에 대해 “SK하이닉스와 협력사는 기술혁신을 위한 동반자”라며 “협력사들이 더 우수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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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K하이닉스는 올해 기존 상생협력 프로그램도 일부 강화해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협력사 CEO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반도체 상생 CEO 세미나’를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개최하기로 했다. 또 SK하이닉스가 운영하고 있는 상생협력체 동반성장협의회 회원사 수도 기존 61개 사에서 79개 사로 늘려 협력 회사의 범위를 늘리기로 했다.

SK하이닉스 한 관계자는 “DBL의 경영이념이 혁신과 성장의 중요한 키워드임을 확신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는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SK하이닉스의 혁신과 성장의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의 균형 있는 성장을 추구해 사회와 함께 동반성장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