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부진했던 ‘반·디’ 업계, 하반기엔 회복

2분기부터 모바일 수요회복 전망…하반기엔 애플효과도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05/17 19:17    수정: 2019/05/17 19:24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들이 올해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올해 투자확대에 나서지 않을 계획이기 때문이다.

17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경기는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들이 2분기부터 프리미엄 폰 출시를 시작하고, 3분기부터는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 출시효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수요 회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2분기에도 (평균판매단가가 높은) 서버 D램의 수요회복은 부진하지만, 모바일 중심의 수요회복은 지속될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는 데이터센터보다 모바일 수요가 견조하게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폰 산업의 회복이 하반기 메모리 수급 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

이어 “계절성이 뚜렷한 북미 고객사(애플) 서플라이 체인 업체들은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 하반기 매출액이 증가할 것”이라며 “올해 북미 고객사의 스마트폰 신모델 디스플레이 구성은 OLED 2개, LCD 1개로, 내년부터는 OLED 3개(5G 모델 출시 시 4개)가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줄어드는 실적 부진을 기록했다. 이는 계절적 비수기로 인한 수요둔화와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작용한 탓으로 분석된다.

이에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원익IPS는 1분기 실적으로 전년동기 대비 71.03% 감소한 6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부진에 빠졌다. 이는 주요 거래선의 투자위축으로 인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어규진 이베스트 연구원은 “올해 원익IPS의 실적은 매출 7천352억원, 영업이익 892억원으로 부진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2019년 삼성전자는 D램 및 낸드플래시 신규 투자를 최소화 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인 실리콘웍스도 1분기 실적으로 전년동기 대비 45% 감소한 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의 물량공세로 인해 액정표시장치디스플레이(LCD)의 가격 인하 영향을 받은 탓이다.

다만, 증권가는 2분기부터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에 따른 LCD 수요 강세와 애플의 차세대 애플워치 출시로 인해 실리콘웍스가 수익성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실리콘웍스의 실적으로 매출 1천974억원, 영업이익 117억원을 예상했다.

유종우 연구원은 “중국 고객사의 10~11세대 제품 수율 안정과 중국 정부의 보조금으로 중국 대형 LCD 패널 드라이버 IC 제품 수요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애플워치향 물량증가(연간 2천500만~3천만대 예상)와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공장 가동 효과로 POLED향 제품 수요 증대도 예상된다”고 전했다.

디스플레이도 반도체와 상황은 비슷하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1분기 실적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등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인 AP시스템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52% 감소한 32억원을 기록하는 등 부진에 빠졌다.

AP시스템은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OLED 투자가 확대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중화권 시장 공략을 통해 실적 반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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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중국의 디스플레이 업체 비전옥스(Visionox)와 티안마(Tianma)가 각각 월 4만5천장, 월 1만5천장 규모의 전공정 투자를 시작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 상위 4개 디스플레이 업체인 비오이(BOE), 차이나스타(CSOT), 비전옥스, 티안마의 6세대 OLED 신규 비딩 건수는 1월 24건, 2월 29건, 3월 65건, 4월 59건으로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 보조금 재개로 인해 작년 하반기 중단되었던 플렉시블 OLED 투자가 재개되고 있다. AP시스템은 중국 OLED 노출도가 높은 업체로 19년 중국 향 전공정 신규 발주는 9만~10만5천장(월)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후공정 역시 신규 발주가 기대되는 주요 장비는 디스펜서와 라미네이터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