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1인 창작자를 위한 공간…‘KT 크리에이터 팩토리’ 방문해보니

콘텐츠 기획부터 촬영·편집까지 무료로 교육…일자리 늘리고 중소기업 지원 추진

방송/통신입력 :2019/05/16 07:48    수정: 2019/05/16 18:15

# 살짝 열린 문틈으로 노랫소리가 새어 나온다. 소리를 따라가면 카메라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크리에이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이제 막 1인 미디어를 시작하는 신입 크리에이터에게 카메라와 마이크, 녹음시설이 완비된 환경은 꿈만 같은 일이다. 각종 장비와 스튜디오 임대료는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전적 부담 없이 열정만으로도 나만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KT가 1인 창작자를 위해 만든 ‘크리에이터 팩토리’가 그 주인공이다.

KT가 만든 ‘크리에이터 팩토리’는 최근 신종 직업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1인 창작자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공간이다.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크리에이터 팩토리’에서 콘텐츠 제작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크리에이터 팩토리는 서울 목동 소재 KT목동타워 11층 총 600평의 공간에 꾸려졌다. 1인 창작자와 지망생을 위한 공간인 만큼 전체적으로 밝은 색상과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자리마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가 놓인 것도 눈에 띄었다.

인기곡을 커버하는 내용의 콘텐츠를 제작 중인 크리에이터의 모습.

현장에서는 콘텐츠 촬영부터 편집까지 한 번에 가능하다. 콘텐츠 촬영에 이용할 수 있는 방음 스튜디오 3개와 다수의 크리에이터가 함께 출연하거나 댄스나 요가 콘텐츠를 촬영할 수 있는 대형 스튜디오 1곳, 먹방(먹는 방송)을 촬영할 수 있는 주방 콘셉트의 스튜디오, ASMR을 녹음할 수 있는 음향 스튜디오 등 시설을 갖췄다. 콘텐츠를 편집하거나 영상 편집을 배울 수 있는 공간과 콘셉트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회의실도 보유했다.

KT 김덕수 뉴미디어사업단 고객&미디어(Customer&Media)부문 과장은 “현재 SNS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인플루언서들과 손잡고 1인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며 “완성된 콘텐츠는 크리에이터 팩토리가 오픈한 전용 채널과 KT의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가 보유한 채널인 ‘스카이 TV’를 통해 송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KT의 크리에이터 팩토리 로비

■ 올해 1인 창작자 총 4200명 배출이 목표

크리에이터 팩토리가 1인 창작자 지망생을 모집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우선 지속적으로 공모전을 진행, 1인 창작자를 꿈꾸는 이들을 모집할 계획이다. 1인 창작자 지망생이 콘텐츠를 제작해 응모하면, KT가 선발한 뒤 지속적인 과제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대학교와 연계해 1인 콘텐츠에 관심 있는 학생들의 참여도 받는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와 상명대학교 등 7개 학교와 협력하고 있으며, 틀에 박힌 교육이 아닌 현장에서 콘텐츠 기획부터 촬영, 편집 등 전과정에 대한 교육을 제공할 방침이다.

미디어 콘텐츠 제작에 서툰 SNS 인플루언서를 모집해 1인 크리에이터로 육성하기 위한 움직임도 병행할 계획이다. 현재 SNS에서 뷰티 먹방 등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인플루언서 8명이 크리에이터 팩토리와 함께하고 있다.

1인 창작자로 거듭나기 위한 모든 교육 과정은 전부 무료로 진행된다. 김덕수 과장은 “크리에이터 팩토리는 KT가 사회공헌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모든 실무 교육이 전부 무료로 진행된다”며 “올해 총 4200명의 1인 창작자 및 콘텐츠 제작자를 배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KT 크리에이터 팩토리에 구비된 대형 스튜디오.

■ 중소기업 상품 홍보, 1인 창작자가 앞장

크리에이터 팩토리는 콘텐츠를 제작과정에서 중소기업과도 협력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이 제작한 상품과 서비스를 1인 창작자들이 콘텐츠로 제작, 홍보를 돕는 형태다.

예를 들어 뷰티 전문 1인 창작자는 중소기업이 제작한 화장품을 리뷰하는 내용의 콘텐츠를 만들고, 채널을 통해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레 중소기업의 제품과 이름을 알릴 수 있다.

정부도 크리에이터와 중소기업 간 협업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을 담당하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관심이 높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 중인 ‘동반성장몰’이 크리에이터 팩토리가 추진하는 협업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뜻이 맞았기 때문이다.

이동렬 뉴미디어사업단 고객&미디어(Customer&Media) 부문 차장은 "중기부와 그 산하기관인 중소기업유통센터와 협업을 논의 중“이라며 ”1인 미디어를 통해 중소 상인들 제품이 더 잘 팔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컨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덕수 과장은 “일반적으로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이 홍보 영상을 제작하고자 할 때, 편당 4천만원에서 5천만원 가량의 비용이 발생한다”며 “정부와 협업해 중소기업 소상공인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콘텐츠 제작을 지원, 비용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1인 크리에이터가 중소기업의 제품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촬영 중인 모습

■ KT는 왜 크리에이터를 키울까

KT는 뉴미디어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1인 미디어 콘텐츠’를 선택했다. 경쟁사업자들이 외국계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와 손잡고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따라가는 대신, 사회공헌의 의미를 담은 1인 창작자 지원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KT는 올해 크리에이터 팩토리를 사회공헌 활동으로 추진한다.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하는 대신 장기적인 안목으로 1인 미디어 시장에 도전하고, 향후 성과를 감안해 사업화를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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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수 과장은 “국내 미디어 시장에 빅뱅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1인 미디어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올해 배출되는 1인 창작자나 콘텐츠 등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사업 방향과 전략을 새롭게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T 크리에이터 팩토리는 오는 30일 개관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다. KT와 협업한 인플루언서나 배출한 1인 창작자의 콘텐츠는 크리에이터 팩토리가 개설한 전용 채널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