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으로 미술품 경매 수수료를 10분의 1로"

아르테이아 공동창업자 필리프 게먼 CEO

컴퓨팅입력 :2019/05/15 17:02

"예술품 시장에서의 판매와 경매는 여전히 불투명하고 비효율적으로 운영됩니다. 저희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예술 시장에 더 많은 신뢰와 유동성을 제공하려 합니다. 30%에 달하는 수수료를 3%로 낮춰 유동성을 높이고, 위조할 수 없는 전자 인증서를 통해 미술품 소장 관리 문제를 해결할 겁니다."

블록체인 스타트업 아르테이아의 공동 창업자인 필리프 게먼은 아르테이아의 프로젝트를 이같이 설명했다.

한국 나이로 올해 쉰살이라며 자신을 소개한 그는 20대 때부터 예술작품을 수집해 온 30년 경력의 수집가다. 지금은 주로 현대 미술에 관심이 있으며, 특히 미니멀리즘의 큰 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가 한국을 찾은 이유도 한국의 미니멀리즘을 대표하는 한 작가의 예술 작품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의 예술작품에 대한 열정은 취미를 넘어 하나의 프로젝트, 사업으로 발전했다. 그는 '아르테이아'가 그의 예술에 대한 열정, 기업가 정신, 금융 쪽에서의 경력을 아우를 수 있는 완벽한 프로젝트였다고 단언했다. 그는 그동안 크레딧 리요내, 소시에떼 제네랄 등 주요 프랑스 은행에서 근무했었다.

아르테이아 공동창업자 필리프 게먼 CEO

아르테이아는 2016년에 브뤼셀에서 시작해, 지난해 10월 첫 상품인 아르테이아 컬렉트를 선보였다. 아르테이아는 ▲클라우드 기반 수집관리 시스템 ▲블록체인 기반 작품 소장 이력 서비스 ▲스마트계약 기반 P2P 거래·대여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중개자 없이도 신뢰할 수 있고, 유동성 높은 플랫폼을 만들어 미술품 시장에서의 모든 참가자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

아르테이아 플랫폼에는 현재 100여 명의 수집가가 등록돼 있으며, 6만여 개의 작품이 올라와 있다. 아르테이아 플랫폼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모델로 운영돼 예술 작품 규모 등 사용 조건에 따라 월별로 이용료가 과금된다.

아르테이아가 공략하는 시장은 주로 1만 달러(약 1190만원) 이하의 작품이다. 필리프 게먼 CEO는 "미술 시장 통계를 보면 경매회사 거래의 80%는 만 달러 이하의 거래"라며 "만 달러 미만의 작품만 하더라도 미술 시장에 더 많은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술작품 수집가들이 직면하는 가장 큰 문제로 '2차 시장에서의 유동성, 효율성 부족'을 꼽았다. 처음 작품을 팔 때는 높은 가치가 형성됐다 하더라도, 그 작품을 다시 사고팔 때는 작품 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판매 자체도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아무리 훌륭한 미술가라 하더라도 2차 시장에서는 작품을 정상가로 팔기 어렵고, 판매 자체도 어렵다"며 "또 경매 시장에서 중개 수수료도 많게는 40%까지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매를 진행하게 되면 돈을 받는 데만 하더라도 4~6개월이 소요되며, 중국에서는 작품이 팔렸지만 돈을 지불하지 않은 경우도 40%에 달하기도 한다"며 셀러 쪽에서 모든 위험 요소를 감수해야 하는 현재의 경매 시장 상황을 언급했다.

아르테이아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게 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탈중앙화된 거래를 가능하게 하고, 중개자의 몫을 줄여 낮은 수수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기존 경매 시장에서는 수수료를 보통 30% 정도 지불하게 되는데, 아르테이아에서는 3% 수수료만 지불하면 된다"며 "향후에는 수수료를 이보다도 더 낮추려 한다"고 설명했다.

미술 시장에서 또 하나의 문제는 작품 소장 관리 문제다. 게먼 CEO는 "어떤 미술가는 미술품의 50%가 위조라고 말할 정도로 인증서 위조 문제가 심각하다"며 "블록체인을 통해 위조할 수 없는 전자 인증서를 개발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 "작품 소장 이력 서비스를 통해 전시회나 기관에서도 작품 대여를 더 용이하게 하고, 수집가와 직접 교류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르테이아는 고객정보확인(KYC), 자금세탁방지(AML) 솔루션을 적용해 플랫폼 상에서 이용자들의 신원을 관리한다. 그는 "시작단계부터 플랫폼의 백엔드단계까지 보안과 프라이버시에 각별히 신경썼다"며 "멀티팩터 시스템을 구축해 예술 작품이 어디에 보관돼 있는지, 누가 어떤 작품을 수집하고 있는지 등의 기밀 정보는 수집가가 권한을 부여한 사람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아르테이아는 플랫폼 내에서 사용 가능한 유틸리티 토큰인 ATK토큰도 발행한다. 아르테이아 컬렉트 이용자가 아르테이아에 법정 화폐로 월별 또는 연간 구독 금액을 보내면, 아르테이아는 이용자의 계정과 소장품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해당 이용자에게 ATK토큰을 보내준다.

이용자들은 ATK 토큰으로 아르테이아 플랫폼에서 수수료를 지불할 수 있고, 프라이빗한 작품을 볼 때 토큰으로 지불하고 감상하는 등 플랫폼 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ATK 토큰은 현재 프라이빗 세일 중이며, 하반기에 상위 10대 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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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먼 CEO는 "2~3년 후에는 아르테이아 플랫폼에서 만 명 정도가 거래하길 바란다"며 "미술품 시장에서 5%의 점유율을 확보하면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술 작품이 점점 금융, 자산 등급처럼 자리 잡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이걸 고려하고 지원하는 플랫폼은 많지 않다"며 "아르테이아에서는 예술가들이 본인의 작품 가치를 볼 수 있고, 이와 관련된 여러 가지 재무·보험 관련 정보도 볼 수 있는 파이낸셜 대시보드도 제공해 예술가를 위한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