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슈어테크' 시대 성큼…보험사 경쟁력 AI가 가른다

중국 중안보험 및 DB손해보험 성공사례 주목

금융입력 :2019/05/14 16:17

'기계학습'이라고 불리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보험사가 극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중국 온라인 손해보험사인 '중안보험'과 국내 'DB손해보험'은 머신러닝 솔루션으로 개인맞춤형 보험 상품 개발, 자동차 보험료 손해율 감소 등의 성과 사례를 소개해 이목을 끌었다.

머신러닝 솔루션 기업 솔리드웨어는 14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보험, 지능을 만나다'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행사에 참석한 연사들은 인공지능·빅데이터·머신러닝으로 묶이는 이 기술들이 보험사의 면면을 바꾸고 있다고 발표했다.

중국 중안보험의 사례를 소개한 성균관대학교 안유화 중국대학원 금융교수는 중안보험이 인공지능 기술로 직원 당 보험 체결 건수가 매우 높고, 5천원(28위안) 짜리 보험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안보험은 2013년 10월 설립된 온라인 손해보험사로 ▲알리바바(19.9%) ▲텐센트(15%) ▲핑안보험(15%) ▲씨크립(5%) 등이 합자해 설립한 회사다.

안 교수는 "중안보험은 세계 대표 온라인 플랫홈인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며 "텐센트는 온라인 손해보험 서비스를 제공한 경험이 많은 곳 중 하나며, 또 중국인이 자주쓰는 메신저 'QQ' 등을 통해 보험을 판다"고 판매채널 효과를 설명했다.

14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머신러닝 솔루션 기업 '솔리드웨어' 주최로 열린 '보험, 지능을 만나다' 컨퍼런스에서 성균관대학교 안유화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판매채널 외에도 인공지능·블록체인·클라우드·빅데이터(일명 'ABCD') 등 기술을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안 교수는 평가했다. 실제 중안보험에서 일하고 있는 엔지니어 및 기술 관련 직원은 2018년 기준으로 1천618명이며 ABCD 관련 기술 종사자는 전체 고용인 중 52%에 달한다. 그러다 보니 머신러닝을 활용해 개별적인 개인 맞춤형 보험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는 부연이다. 중안보험은 게임아이템이나 인터넷 결제 안전보험 등을 판매하고 있다.

또 인공지능으로 보험료 산출과 인수 심사, 보험금 지급 등 대부분 업무를 자동화해 사업비도 절감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보험의 여러 프로세스에 적용해 인건비의 64%를 절감했다는 게 안 교수의 설명이다. 중안보험 직원 1인당 보험 체결 건수는 89만건으로 한국 보험사 직원이 1인당 2천700건을 체결하는 것에 비해 329배다.

안유화 교수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보험상품 고객 맞춤화, 고객에 맞는 가격 책정이 가능해졌고 고객 맞춤형 보험 상품 중 소액보험은 1인당 보험료가 28위안(4천800원)짜리도 내놨다"고 말했다.

DB손해보험도 머신러닝 예측 모델로 다양한 보험상품의 손해율 등을 줄이고 있다. DB손해보험 정성원 디지털혁신파트 차장은 머신러닝 솔루션을 적용한 이후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물건(계약)을 기존보다 2배 가량 더 많이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DB손해보험은 2017년 9월부터 머신러닝 솔루션 도입 계획을 세운 뒤 모델링 과정을 거쳐 2019년 1월 17일부터 운영시스템에 적용 중이다. 이 회사에서는 개인 대상 자동차보험 영업채널에 대해 각 11개의 예측 모델을 생성했다. ▲사고발생률 ▲건(件) 당 손해액 ▲대(臺) 당 손해액 등을 기반으로 모델을 만들었다. 그러나 머신러닝만을 이용하기보다는 이미 DB손해보험에서 보유하고 있는 손해율 예측 모델을 이용 후에 순차적으로 머신러닝 기반 손해율 예측으로 보험료를 산출하도록 했다.

정성원 차장은 "인수를 거부해야 하는 자동차 보험 계약 건들에 대해 기존 시스템이 탐지하는 것보다 2배 정도 많은 건들을 머신러닝 예측 모델이 탐지를 했다"며 "특히 손해율이 180~200%라고 보이는 물건을 찾아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내부 시스템과 함께 쓰는 이유는 손해율은 6개월~1년 이상 봐야 하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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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DB손해보험은 추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정성원 차장은 "현재 회사가 갖고 있는 데이터는 트랜젝션에 관한 것인데, 언더라이팅(인수)를 하기 위한 외부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보험 가입 시 기입하는 주소를 기반으로 소득을 추정해보자, 차량 정보를 상세히 입력해 담보를 세분화 하자는 등의 아이디어가 나왔다. 올해 하반기 2차 고도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