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거진 아이폰 USB-C 고속충전기 제공 루머

제조사 관계자들 "호환성·보안 때문에 라이트닝 못 버릴 것"

홈&모바일입력 :2019/05/08 15:34    수정: 2019/05/08 15:39

애플이 올 하반기 출시할 아이폰에 USB-PD 방식 어댑터를 동봉할 것이라는 소문이 중국과 대만 공급망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아이패드 에어 11형에 기본 제공되는 18W급 고속충전기.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는 아이폰 최초 출시부터 현재까지 동봉되었던 5W급 어댑터를 대체하는 것으로 충전 속도를 크게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애플이 아이폰 충전 단자까지 USB-C 방식으로 변경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가장 큰 문제로는 기존 판매된 기기와 호환성이 꼽힌다.

■ 아이패드 프로에만 USB-C 충전기 제공

아이폰 고속충전기 기본 제공설은 USB-C 규격이 비교적 널리 보급된 2016년경부터 꾸준히 나오고 있는 루머다. 지난해 5월에도 차저랩이 중국 공급망을 통해 입수한 도면을 바탕으로 아이폰에 USB-PD 방식 고속 충전기가 기본 제공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이 고속충전기는 USB-C 단자를 탑재한 아이패드 프로에 기본 제공되었다. 아이폰XS·XR에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5W(5V, 1A) 충전기가 탑재되었다.

아이폰XS는 5W급 충전기를 기본 제공한다. (사진=애플)

하지만 정식 공개를 4개월 여 앞둔 지난 주부터 아이폰용 고속충전기 탑재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출처는 일본 애플 전문 블로그인 맥오타카라다.

맥오타카라는 지난 주 중국 공급망을 인용해 "올해 출시될 아이폰에 USB-PD 방식 18W 고속충전기와 USB-C to 라이트닝 케이블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애플이 아이폰 출시부터 지금까지 제공했던 5W급 충전기의 3배 이상 용량이며 기존 아이폰 충전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 충전 시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고속충전 기능

애플 기술 문서에 따르면 2017년 출시된 아이폰8·아이폰X 이후 모든 아이폰에는 고속충전 기능이 탑재됐다. 18W 이상 전력 공급이 가능한 USB-PD 방식 어댑터와 USB-C to 라이트닝 케이블을 연결하면 아이폰이 30분만에 최대 50%까지 충전된다.

애플 기본 충전기로 아이폰XR을 완전충전하는데는 약 3시간 20분이 걸리며 5W 무선충전패드를 이용하면 약 3시간 40분이 걸린다. 아이폰이 세대를 거듭하면서 내장 배터리 용량은 크게 늘렸지만 정작 충전기 성능은 이를 따라잡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고속충전 기능을 활용하면 아이폰XR 기준 완전 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절반 수준인 약 1시간 50분으로 줄어든다. 10W(5V, 2A) 충전이 가능한 아이패드용 충전기나 외부 어댑터를 연결해도 30분에서 40분 가량 충전 시간이 줄어든다.

■ "호환성·보안 때문에 USB-C 단자 탑재는 어려울 듯"

물론 아이폰 이용자들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지난해 출시된 아이패드 프로처럼 아이폰에도 라이트닝 단자 대신 USB-C 단자를 장착하는 것이다. 굳이 비싼 케이블을 따로 사지 않아도 일반적인 USB-C 케이블로 고속 충전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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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프로 11형. USB 저장장치와 카메라, 오디오 기기와 호환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실제로 애플은 2015년 출시한 12인치 맥북과 2016년 말 출시한 맥북프로를 기점으로 거의 모든 컴퓨터 제품에서 USB-A 단자를 들어냈다. 애플워치용 충전 단자도 USB-C 단자로 연결되며 최근에는 USB-C to 라이트닝 충전 케이블 제조 라이선스도 외부 업체에 개방했다.그러나 케이블, 어댑터 등을 제조하는 국내 업체 관계자들은 아이폰 USB-C 단자 탑재에 회의적이다. 이미 라이트닝 단자를 쓰는 케이블과 충전 독, 어댑터와 케이블 호환성을 버려야 한다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보안 문제도 걸림돌로 꼽힌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아이패드 프로는 카메라나 저장장치 등 외부 기기 접속을 우선시했지만 아이폰은 충전기와 유선 이어폰을 제외하고는 확장성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며 "지난 해 아이폰 비밀번호를 자동으로 해제해 주는 장비가 등장해 문제를 일으킨 만큼 애플은 아이폰의 호환성을 필요 이상으로 확대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