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는 고난도 문제...성공모델 만들어내야"

[스마트시티 전문가를 찾아서⑭] 배성호 국토부 도시경제과장

컴퓨팅입력 :2019/05/02 13:44

'소감이요? 진짜 복잡하고 넓습니다."

배성호 국토교통부(국토부) 도시경제과장은 스마트시티 단상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2월 국토부 인사에서 스마트시티를 관할하는 도시경제과장을 맡았다. 지난 26일 서울 광화문 인근 식당에서 기자와 만나 지난 2개월간의 소회를 밝혔다.

코딩 공무원...에너지 절감 책도 발간

배 과장의 이력은 독특하다. 서울대 전기공학부(당시 전전제)에 입학했지만 졸업은 건축학과에서 했다. 건축으로 석사 유학을 가려다 여의치 않아 고시를 봐 공무원이 됐다. 행시 49회다.

건축이 전공이라 건축 관련 부서에서 주로 일했고, 몇년전 장관 비서를 마치고 미국 유학길에 올라 스탠퍼드대 토목환경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다.

건축 뿐 아니라 배 과장은 소프트웨어(SW) 개발에도 일가견이 있다. 코딩을 할 수 있는 '코딩 공무원'이다. 지자체 포함해 100만이 넘는 공무원 중 코딩을 할 줄 아는 공무원은 몇 안된다.

배성호 국토부 도시경제과장. SW를 개발할 줄 알고, 에너지 절감에 관한 책도 냈다.

배 과장은 스탠퍼드 유학 2년차인 2015년에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SW)를 직접 개발, 보급했다. 현재 패시브건축협회에서 이 SW를 사용하고 있다.

"병역특례로 SW업체서 3년간 개발 팀장으로 일한 덕분에 SW를 개발할 수 있다"면서 "당시 밤낮으로 일하면서 SW개발은 물론 오라클, SAP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며 SI업무까지 익혔다"고 들려줬다.

에너지 절감에 대해서도 책을 냈을만큼 전문성을 갖고 있다. 스탠퍼드 유학시절 '패시브 하우스 콘서트'라는 에너지 절감에 관한 책을 출간, 3쇄까지 찍었다.

청사진 마련에 이어 구현 단계로 들어간 스마트시티 전담 과장으로 국토부가 배 과장을 낙점한 이유다.

도시경제과장을 맡기 전 그는 국토부 미래전략담당관실에서 일했다. 국토부의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곳이다.

"지속성 문제로 고민...해외 사례도 없어 더 힘들어"

배 과장은 "스마트시티는 모든 걸 담을 수 있는 그릇"이라면서 "부서 R&D를 기획하고 집행한 경험도 스마트시티 정책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그가 현재 가장 고민하는 것은 스마트시티의 '지속성' 문제다. 스마트시티에 들어가는 서비스와 시설을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유지하는냐는 것이다. 배 과장은 "해외에도 유사 사례가 없다 보니 더 힘들다"며 "어떻게든 답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시티는 정보기술(IT)과 도시, 건축이 융합된 종합 예술이다. 첨단 기술이 총 동원될 뿐 아니라 행정과 문화는 물론 행복과 시민 참여 같은 철학도 요구된다. 스마트시티가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다.

배 과장은 "스마트시티는 정말 고난도 과제"라며 "하지만 과거 유시티 교훈도 있으니 이번에는 긴 안목으로 성공모델을 만들어 내야 하고, 이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의 올해 스마트시티 예산은 1000억 원 안팎이다. 이중 약 700 억원을 도시경제과에서 집행한다.

지난해 140여 억원에서 크게 늘었다. 배 과장은 "국토부가 시행하는 스마트시티 사업 중 하나가 통합플랫폼(통플) 확산"이라며 "현재 대전시를 비롯해 30여 지자체에 보급돼 있는데 지자체 호응이 좋아 계속 늘려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시티는 줄고 있는 해외 건설 돌파구 될 수 있어"

국토부는 스마트시티 인력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 6개 대학(연세대, 성균관대, KAIST, 서울대, 시립대, 부산대)이 선정돼 석박사 과정을 지원받고 있다. 배 과장은 "6개 대학중 서울대, 시립대, 부산대 등 3곳은 올해 새로 선정됐다"면서 "스마트시티 표준화와 인증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연구용역중인 스마트시티 인증은 서비스 인증과 도시 인증 두 분야로 나눠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국토부는 오는 9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일산 킨텍스에서 스마트시티 국제 행사를 개최한다. 배 과장은 "올해는 행사명을 '위크'에서 '엑스포'로 바꿨다"면서 "주요 연사 초청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스마트시티 수출도 국토부가 힘을 기울이는 분야다. 현재 말레이시아 휴양지 코타키나발루를 유력한 후보지로 보고 타당성 검토를 준비중이다. 배 과장은 "스마트시티가 수출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서 "해외 건설이 줄고 있는데 스마트시티가 이를 해결하는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