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19] 슈퍼셀 "브롤스타즈 위기 극복은 기업의 제도적 안전망 덕분"

서구 기업 문화 받아들이기 전 적절한 현지화는 필수

디지털경제입력 :2019/04/25 17:30

"브롤스타즈가 실패할 위기 앞에서도 떳떳할 수 있던 것은 슈퍼셀의 제도적 안전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슈퍼셀 김우현 아트디렉터가 25일 성남시 판교 넥슨 사옥에서 진행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브롤스타즈: 도전과 극복의 슈퍼셀 문화' 강연을 진행했다.

김우현 아트디렉터는 슈퍼셀의 모든 아이디어가 개발자로부터 나오고 이를 기반으로 팀이 구성되어 게임이 개발되는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의 게임이 소규모 팀 단위로 만들어진다고 이야기해 눈길을 끌었다.

김 아트디렉터는 팀에 독립성을 부여하는 것이 슈퍼셀의 가장 큰 특징이라 설명했다.

그는 "슈퍼셀에서는 한두명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이를 기획안으로 만들어 CEO에게 선보인다. 이 단계를 지나게 되면 회사에서는 아무런 제약 없이 팀에게 게임 개발을 전적으로 맡긴다"며 "개념이 정립되면 30개국 이상의 다양한 국적을 지닌 직원들에게 테스트를 받는다. 글로벌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테스트를 미리 경험하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면이 자유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성공작을 출시한 후 내부 기준도 높아졌으며 평등, 선정성과 사행성 여부, 청소년의 가치관 형성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해야 할 정도로 까다로운 내부 기준을 갖추고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브롤스타즈 개발 중에 위기도 있었지만 실패의 위기 앞에서도 떳떳하게 개발을 진행할 수 있는 배경으로는 슈퍼셀 특유의 제도적 안전망을 꼽았다.

김 아트디렉터는 "슈퍼셀은 최고의 팀이 최고의 게임을 만들고 최고의 팀원이 최고의 팀을 만든다는 가치관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채용 프로세스가 길고 고통스럽다"며 "하지만 이 과정을 통과한 구성원에 대해서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만약 새로운 직원이 소속팀과 어울리지 못하고 방향성에 대한 방황을 하게 되면 이 직원이 자신과 맞는 팀을 찾을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해서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모든 조직이 동일한 비율의 성과급을 받는 문화도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출이 잘 나오는 팀이 모든 보상을 독점한다면 사내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 특히 비개발 조직은 수동적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다"라며 "슈퍼셀은 모든 팀이 똑같은 비율의 성과급을 받는다. 슈퍼셀의 전 직원은 매출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한다. 구성원 사이의 협동과 지식공유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우현 아트디렉터는 슈퍼셀 특유의 문화를 국내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적절한 현지화가 반드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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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아트디렉터는 "예전에 다녔던 국내 기업 중 실리콘 밸리 문화를 받아들여 갑자기 다른 팀과 관계가 서먹해지고 거리감이 생겨 협업이 이뤄지지 않았던 적도 있다. 막연하게 서구권 기업문화가 더 합리적이라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도 노력해야 한다. 직원을 관리해야 할 아랫사람이 아닌 동등한 어른으로 대하고 도구가 아닌 동료로 대하고 존중해야 직원의 창의성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