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투자왕 손정의, 비트코인 투자는 '꽝'

WSJ "1천500억원 이상 손실"…암호화폐 투자금지령

컴퓨팅입력 :2019/04/24 14:53    수정: 2019/04/25 10:14

IT업계 '미다스의 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봤다는 보도가 나왔다. 우버, 위워크 등 투자하는 기업마다 엄청난 수익을 올렸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WSJ)은 23일(현지시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2017년 12월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가 지난해 초 팔았다고 보도(☞링크)했다.

2017년 12월은 비트코인 가격이 2만 달러(약 2천400만원)에 육박하던 시기다. 이후 전체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했다. 현재 비트코인은 5천달러 내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WSJ는 "손 회장이 비트코인을 얼마나 구매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정통한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손실을 본 금액은 1억3천만 달러(약 1천500억원) 이상"이라고 전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보도에 따르면 손 회장은 2017년 초 투자 '포트리스 인베스트먼트 그룹'이란 미국 자산 관리 회사를 인수하면서 비트코인 투자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포트리스 임원인 피터 브리거가 손 회장에게 비트코인 투자를 추전했다고 한다. 피터 브리거는 "비트코인 전도사(에반젤리스트)"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비트코인 열성 지지자다.

이번 투자 손실이 알려지면서, 손 회장의 투자 명성에도 금이 갔다.

손 회장은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업체 엔비디아,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공유오피스 위워크 등 IT분야 기업에 주로 투자해 큰 이익을 내왔다. 그의 이름앞에 IT업계 큰손' '미다스의 손'이라는 수식이 따라다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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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인사이더는 월스트리트저널을 인용 보도하면서 "손 회장이 소프트뱅크가 아닌 개인 돈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하긴 했지만 그 동안의 명성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고 꼬집었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손정의 회장은 비트코인 투자 손실 이후, 그가 운용하고 있는 1천억 달러 규모의 비전펀드는 암호화폐 쪽에 투자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알려진다. 비전펀드가 출범한 이후 암호화폐와 관련된 투자 집행은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